결혼식보다 더 중요한 결혼준비
인터넷 검색창에 "결혼 준비"라는 키워드를 치면 혼수 장만, 웨딩드레스, 예물, 웨딩촬영, 신혼여행, 웨딩 플래너 등등의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진다. 그러나 이미 결혼을 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위의 결혼 준비가 정작 우리의 결혼생활에 엄청난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별로 없다. 아니 이 결혼식을 준비하다 헤어지는 커플들도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많은 예비부부들은 몇 개월에 걸쳐서 이 “결혼식 준비”를 한다. 이렇게 결혼식에 대한 준비와 신혼살림에 대한 준비는 철저하게 하면서, 정작 “ 결혼생활”에 대한 준비를 하는 사람들은 많이 보지 못했다. 어쩌면 이런 결혼식 준비보다 진짜 결혼생활 준비가 더 중요한 데도 불구하고.
그럼 진짜 결혼생활 준비는 무엇일까?
첫 번째로 성경에 나와 있는 대로 “부모를 떠나 둘이 합하여” 가되어야 한다. 한마디로 독립된 어른이 되어야 한다. 어른은 단순히 키가 자라고 직업을 가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어른은 독립적은 생각과 가치관을 가진 인격체가 되는 것이 먼저이다. 그러기 위해선 부모로부터 경제적 정서적 독립이 필요하다. 결혼은 내 삶의 우선순위가 부모에서 배우자로 바뀐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고 부모로부터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선택한 배우자와 경제적으로 법적으로 성적으로 또한 심리적으로 하나가 될 준비를 해야 한다. 한국의 많은 부부들은 이 독립이 되지 않아서 고부갈등, 장서갈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정들이 정말 많다. 결혼은 가족을 확장하는 제도가 아니다. 결혼의 제일 첫 번째 시작은 건강한 분리이며 독립이다.
두 번째는 자기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 20-30년 넘게 다른 환경과 가치관으로 살아온 두 인격체는 어찌 보면 전혀 다른 행성에서 살다온 사람과 같다. 결혼한 많은 부부들이 배우자와 이렇게 안 맞을 줄 몰랐다고 말한다. 눈, 코, 입이 있는 것 말고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맞지 않는다고 까지 했다. 이렇게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일상생활을 공유하는 것은 당연히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자기를 포기하고 자신의 틀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의 틀 안에 맞지 않는 배우자를 끼워 맞추려 하거나 뜯어고치려고만 한다.그래서 부부간에 싸움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자신의 고집과 생각을 버리거나 바꾸지 못하는 사람은 절대로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없다. 그래서 부부생활이야 말로 인간으로서 이해력과 포용력이 넓어지는 가장 좋은 훈련의 장소이기도 한 것이다.
세 번째는 나의 열등감과 상처와 마주해야 할 준비를 해야 한다. 많은 부부들이 싸우는 중에 가장 많이 하는 말이 “ 네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어!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야! 네가 나를 이렇게 나쁜 사람 만들고 있다고!”라고 소리치지만, 사실은 배우자가 나를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그 죄성과 열등감이 숨어 있는 것이다. 결혼은 철저히 자신의 실체가 드러나는 장소가 된다. 내가 사회적 기능을 하는 역할에선 그런 숨어있는 내면이 잘 드러나지 않지만, 가족보다 더 친밀한 사이가 되는 부부관계에서 이 내면의 쓴 뿌리, 상처, 열등감들이 드러날 수 밖에 없다. 그것이 드러나지 않고는 부부가 친밀해 지지도 하나되지도 못한다. 따라서 나의 상처와 쓴 뿌리를 숨기지 않고 드러낼 용기와 배우자의 상처와 쓴 뿌리를 받아줄 포용력이 필요한 것이다.
네 번째는 대화하고 소통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부부생활에서 가장 큰 착각은 결혼만 하면 배우자와 “이심전심” 이 될 수 있을 겄다고 믿는 것이다. 말하지 않아도 배우자는 내 맘을 다 알 것이다 착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모두 “ 동상이몽”이다. 같은 것을 보아도 각자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 부부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각기 다른 기질을 가지고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부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내 생각과 마음을 배우자에게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 나아가 서로의 사랑의 언어를 배워야 한다. 각자가 느끼는 사랑의 정의는 개인마다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상대가 느낄 수 있는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이 언어도 서로 소통하고 배우려고 노력해야 알 수 있는 것이다.
사랑의 언어도 마치 악기나 춤을 새로 배우는 것과 같아서 처음엔 어색하고 힘들다. 그러나 이 사랑의 언어야 말로 부부생활의 전부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대화의 질이 부부관계를 튼튼히 세우기도 하고 끝장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의 솔직한 마음을 예쁜 말 그릇에 담아 전달하는 대화의 기술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상대 배우자가 느끼는 사랑의 언어를 익히는 것이 소통의 시작이다. 소통이 잘 되지 않으면, 비록 싸우지 않고 살지는 몰라도 절대 배우자와 마음을 나눌 수 없다. 배우자와 마음을 나누지 못하는 관계는 때론 남보다 못할 때가 더 많게 된다.
결혼식은 길어야 몇 시간이면 끝난다. 그리고 결혼식은 절대로 결혼생활의 모형이 아니다. 결혼생활은 앞으로 배우자와 수십 년 일상을 공유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수십 년의 시간은 절대로 평탄한 꽃길이 아니다. 때론 험난한 오르막 길을 가야 하고 때로는 사막같이 막막한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때 서로를 의지하고 함께 묵묵히 가는 것이 결혼생활이다. 남들 눈에 멋있어 보이고 화려한 결혼식보다 배우자와 함께 할 수십 년의 시간을 사랑과 신뢰로 만들어 갈 수 있는 결혼생활 준비가 필요하다. 배우자와 함께 험난한 인생길을 어떻게 동행하며 살아갈지 고민하고 대화하는 "진짜 결혼"준비를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