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계 육백산 아래 두리봉과 핏대봉 사이에는 신비로운 계곡이 있다 하였다. 국시재를 넘어 거의 10리 산길을 걸어가야 그 비경을 만날 수 있다. 흐느적 유유자적 또는 숨차게 걷다보면 까마득한 아래 계곡이 나타난다. 예서 376계단을 더 내려가야 하니 올라올 일이 걱정이긴 하다.
무건(武巾)이라는 지명이 심상치가 않다. 가히 육백마지기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육백산 인근이다. 국란마다 봉기했던 우리 의병 조상님들의 본거지가 아니었을까?
이끼가 빼곡 덮여 있는 바위 사이로 맑고 힘찬 폭포수가 바위덩이를 때린다. 저 위에 앉아 폭포수를 맞으면 나 또한 저 바위처럼 도인이 될 듯도 하겠다.
함께 오른 아내가 허락만 한다면 예서 살고 싶다.
절대 그럴리 없겠다만…
가히 심산유곡(深山幽谷)이다.
深 깊을 심
山 뫼 산
幽 검을 유
谷 골 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