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밥은 이제 눈감고도 한다
[영국워킹홀리데이: 런던]
자취요리_
냄비밥 하기
프롤로그_
한국에서는 항상 부모님과 함께 살았기 때문에 음식을 할 때 걱정을 해본 적이 없었다. 각종 식기도구며 기본 요리 재료는 다 집에 있으니 걱정 없이 냉장고만 열면 되고, 걱정 없이 부엌에서 지지고 볶을 수 있었다. 또 요리를 못한 들 무엇이 걱정이랴~ 요리계의 척척박사 우리 집 여사님이 계시니 하다가 막히거나 실패하면 바로 바통터치 ㅋㅋㅋㅋㅋ 나몰라라~ 맛있으면 내 탓, 맛없으면 엄마 탓~이라는 말도 안 되는 우슷개소리를 하며 요리를 하고 놀았는데... 역시 혼자 살기는 힘들어..
내 집에는 밥솥이 없다. 살까 생각도 했지만, 내 방이 너무 작아서 자리 차지할까 봐 싫다. 친구가 사다준 전자레인지용 밥통이 있지만 무엇이 문제인지 항상 실패한다. 윗부분은 먹을 만 한데 아랫 부분은 그냥 쌀로 남아있다.
그래서... 예전에 스코틀랜드에서 써먹었던 냄비 밥하는 방법을 잊지 않기 위해 포스팅한다.
01. 쌀을 적당량 준비.
쌀을 얼마큼 사용할지는 중요하지 않으나, 나중에 물량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쌀양을 잴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나에게 계량컵 따위?! 있을 리 없다 ㅋㅋㅋㅋ 그래서 그냥 물컵 사용
02. 쌀을 씻는다.
뭐, 이 단계 귀찮으면 넘어가도 되지만, 나는 항상 씻었다.
보통 3번 정도? 쌀을 씻고 물 버리고 쌀 씻고 물 버리고.. 세 번
03. 드디어 다 씻은 물에 적정량의 물을 투입! 비율은 쌀양의 1.5배.
나는 유리잔 한 컵 양의 쌀을 넣었기 때문에 유리잔으로 한 컵 반의 물을 투입했다.
04. 센 불에 올리고 보글보글 끓인다.
처음에 물이 보글보글 끓을 때까지는 신경안 쓰고 그냥 두면 된다.
05. 물이 보글보글 끓으면서 화악 올라올 때 약불로 줄이고 저어준다.
쌀의 전분(맞나??)때문에 물이 한번 화악 올라올 때부터, 약불로 줄이고 서서히 끓어야 한다. 그리고 바닥에 눌어붙지 않게 아래까지 잘 저어준다. 이때부터는 신경 써줘야 함! 그냥 두면 밑에 다 눌어붙으니까유
06. 물이 졸아드는 것을 감상하며 저어준다.
계속해서 쉬지 않고 저어줄 필요는 없으나, 30초에 한 번꼴??로 한 번씩 저어줬다.
아래 사진처럼 물량이 얼마 안 남았을 때부터는 어느 정도 익었는지 조금씩 맛을 봐줘도 된다.
07. 마치 죽인마냥 물이 졸았을 시점에 불을 꺼준다.
물이 아예 없을 때가 아니다!
아래 사진처럼, '어랏.. 이거 죽 아닌가.' 싶을 정도의 질펀한 상태일 때 불을 꺼야 한다.
08. 뚜껑을 덮고 기다린다. 최소 15분.
나에게 냄비 뚜껑 따위 없다 ㅋㅋㅋㅋ 프라이팬 투입!!!
사실 위의 과정도... 뚜껑이 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전에는 뚜껑이 있는 냄비에 해먹었었다.)
09. 기다림의 미학
그냥.. 프라이팬에 방울방울 맺혀있는 거 찍은 사진 올리고 싶었음...
잘 됐는지 모르겠으면, 살짝 뚜껑을 열고 맛을 봐도 좋다. 위에만 살짝 열기! 내부 열로 익히는 중이니 뚜껑을 너무 자주 열거나 너무 금방 열면 좋지 않다. 아직 쌀 딱딱한 상태의 밥이라면 뚜껑을 덮고 더 기다린다.
10. 짜잔. 끄읕!!
물이 살짝 있는 상태에서 뚜껑을 덮었지만, 기다림의 미학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밥 완성!
뿌듯한 나의 사랑스러운 냄비밥!!
지금까지 총 세 번의 냄비밥 해봤는데 세 번 다 완전 대 성공이었다! 랄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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