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가 2024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뽑혔다.
하지만 주변 아랍국가들의 잦은 전쟁과 테러 때문인지 UAE가 안전한 도시라는 걸 아는 외국인들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다.
랭킹을 보면 1위 아부다비를 비롯해서 3위 카타르 도하 그리고 4위에서 6위를 다시 UAE가 차지했다. 7위는 UAE 바로 옆에 있는 오만의 수도 무스캇이다. 한국은 안타깝게도 도쿄보다 낮은 30위를 차지했다.
UAE는 정말 안전한가?
3년간 아이를 키우며 UAE에 살아본 나의 뇌피셜로 말해보자면, 그렇다. 매우 안전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이렇게 느끼는 데는 강한 경찰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곳은 범죄 처벌 수위 및 범칙금 수준이 높다.
스크롤을 다시 올려 첫 번째 사진의 왼쪽 상단을 보자. 최근 고속도로 상위 차선에 도입한 최소 속도 제한 벌금이 400 디람 (약 15만 원선)이란다.
한국이라면 기겁할 노릇이지만 이곳에서 범칙금 400 디람 이면 그저 감사하게 생각하고 낸다.
최근에 깜빡이 안 켰다고 날아온 범칙금이 400 디람이었다. 이 정도면 싸네 하면서 웃으면서 (덜덜덜) 냈다. 지인은 얼마 전 신호위반으로 백만 원이 넘는 벌금을 냈던 적이 있다.
'작은 지구'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출신 국가의 사람들이 모여사는 이 나라가 안전하게 유지될 수 있는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UAE 정부는 시민들에게 늘 ‘강한' 경찰의 이미지를 각인시킨다. 사람들 사이에 도는 범죄자 처벌에 대한 소문들도 있는데 처음 그 이야기를 듣고 난 이후에는 경찰 앞을 지나갈 때 괜스레 쫄고 그랬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들은 일반 시민들에게는 세상 스위트한 사람들이었다.)
이곳의 시민의식이 높은 것은 결코 아니지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들 쓸데없는 일에 연루되지 말자는 의식이 있다.
물건을 흘리고 가도 되돌아가면 그 자리에 있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심지어 남편은 택시에 핸드폰을 두고 내렸는데 택시기사에 의해 되돌려 받은 적도 있다. (정말 못 찾을 줄 알았다.)
가방이 열려 있어도 무엇하나 없어지지 않는다. 지난날 스페인에서 백팩 털릴까 봐 옷핀으로 꾸깃꾸깃 잠가 놓던 과거를 떠올리면 여긴 진짜 천국 급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렇게 된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도시에 경비원(시큐리티)이 많다.
UAE는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으로부터 온 노동력으로 운영되는 나라이다. 이들 나라에서 오는 이들의 인건비가 저렴하다 보니 웬만한 건 사람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고 도시 곳곳에서 조금만 눈을 돌리면 도움을 청할 경비 인력이 있다.
아이가 넘어져 크게 다치거나 사고를 당했을 때 구급상자를 들고 달려와 도와주는 사람들이 어디에나 있으니 엄마로서는 이보다 감사할 수가 없다. 마트에서 장 보다가 손을 놓쳐 사라진 아이도 어느 틈엔가 경비원에 의해 나를 찾아오기도 했다. 이렇게 늘 보는 눈이 많으니 웬만한 소매치기는 시도도 못해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스웨덴 도심에 활개를 치는 갱단이라던가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발생하는 각종 도난사고 그리고 조직화되어가는 유럽의 소매치기들에 대한 이야기에 여자로서 그리고 엄마로서 불안한 마음이 커지는 것을 막을 도리가 없었다.
매일을 그저 평범하고 안락하게 보내고 싶은 우리 일반 시민들은 범죄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강한 경찰에 대해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