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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연꽃

강진 남미륵사에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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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군동면에 있는 남미륵사는 남편이 꼭 가보고 싶다고 찜한 사찰이었다. 그냥 대수롭지 않게 방문했다가 깜짝 놀랐다. 법흥스님이 1980년에 창건했고 동양에서 가장 높은 36m 아미타좌불상이 있는 사찰이었다. 500나한상이 있고,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있는 사찰, 내 눈엔 마냥 신기방기한 사찰. 42년쯤 된 사찰인데 법흥스님의 시비를 읽으며 사찰을 산책하다보니 강진을 사랑하는 애향심도 느껴지고 괜스레 정이 갔다.

KakaoTalk_20220802_221416120_05.jpg 강진 남미륵사, 와상 위로 보이는 거대한 불상

남미륵사는 특별했다. 주지스님인 법흥스님의 자작시비가 많고, 식물이 많은데 곳곳에 나한상이 있고, 다양한 꽃들과 연꽃이 많은 절이었다. 철쭉꽃이 만개한 봄에 오면 더 아름다울 듯 싶었다. 마치 엄청나게 큰 정원같은 느낌도 들었다. 철쭉나무 샛길을 이리저리 걷다가 불두화 핀 길도 걸었다. 비가 내리고 있어서인지 걷는 내내 정말 운치 있었다. 나름 걸으며 참선한 건 아닌지...^^


KakaoTalk_20220802_221416120_03.jpg 이 아미타좌불상의 높이는 36m나 된다고 한다. 가까이 가서 보면 너무나 거대해서 한참을 고개를 들고 올려다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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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입구에서 봤던 안내 자료에 법흥스님이 빅토리아 연잎사귀에 앉아 있는 모습이 으아했는데 실제 그 연잎을 보고 깜짝 놀랐다. 엄청나게 큰 잎이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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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법흥스님이 나오셔서 그 잎사귀를 잘라주시기에 이것저것 여쭈었다. 연꽃이 처음 필 땐 흰색이고, 다음 날 핑크빛 보라색이 된다고 했다. 부력이 강해서 잎에 앉을 수 있다고 하셨는데 그제야 입구에서 봤던 사진의 진실을 이해했다. 다 자란 연잎의 지름이 2m 가까이 된다는데 김장할 때 쓰는 김장매트가 떠올랐다. 스님이 연잎을 잘라 내려놓으며 잎의 뒷면을 보여줬다. 다가가 자세히 보니 부력이 커 보였고, 잎사귀 겉면에 크고 작은 가시가 촘촘히 막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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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 시간이 낮이라 아쉽게도 빅토리아연꽃은 입을 오므리고 있었다.

저녁부터 이른 아침까지 피어 있다는데 내년엔 꼭 활짝 핀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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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륵사에는 연꽃 방죽이 5곳이나 있다.

비가 오고, 남편과 동생 희야네가 가자고 보채는 바람에 오래 머물지 못해서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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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두 사진은 '강진군청'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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