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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민 Aug 08. 2023

허둥지둥 직원과 거리두기

자기 일은 자기가 찾아서 합시다

최근 일주일 동안 허둥지둥 일하는 샘 때문에

한동안 난처했다.


나와 입사시기가 비슷한 간호조무사샘이 있다.

50대의 연배가 있으신 분이다.

엄마생각에 잘 대하고 잘 지내보려고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거리 두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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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차례 설명을 해줘도 자기 생각대로 일했다.


한 선배가 허둥지둥샘께 창고정리할 때

물품의 유통기한도 있고, 물품이 손상될까 봐

반씩만 채우라고 설명해 줬는데도 계속 꽉꽉 채웠다.


그러다 한 날은 그 설명을 해줬던 선배에게 또 물었다.

창고 꽉꽉 채우면 되겠냐고 말이다. 그 선배가 그 일에 대해 앞전에 이미 수차례 설명해 줬음에도 말이다.


그 허둥지둥샘의 다른 특징 하나는 실수한 걸 알려주면, 듣기보다는 자기변명과 잡담을 늘어놓으며 삼천포로 빠진다는 것이다.


허둥지둥샘이 내가 잡일을 할 때마다 따라오거나, 자기 혼자서 해도 되는 일에 막내샘을 불렀. 그 모습을 보고 선배가 잡일을 나눠서 각자 하라고 했는데 그 말을 또 안 들었다....


내가 오죽했으면 "선생님 이거는 저 혼자서 해도 돼요. 다른 거 하세요."라고 말도 했건만 기어코 붙어서 일하다가 또 혼났다.


(혼난다는 의미가 고함을 치는 게 아니라,

잘못한 일을 알려준다는 의미이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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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이 왜 그럴까 나름 고민하고 생각한 끝에 일의 흐름을 몰라서 그러는가 싶어 업무매뉴얼을 주고 1부터 10까지 읽고 설명해 줬다.


듣지도 않고 또 잡담을 나누듯 말을 꺼내길래

"선생님 일단 들어요."라고 말하며 설명했다.


듣든지 아니 듣든지 그냥 쭉 설명했다.

그 사람 붙잡고 설명할 만큼 시간이 넉넉한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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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일 손이 부족해 바쁜 날에다가 날이 너무 더워서 지쳐있던 날이었다. 자꾸 불러다가 이 일 저 일 늘 해오던 일에 대해 묻길래 내가 스트레스받아 뻥 터져버렸다.

"매뉴얼 좀 보고 하세요. 제발."이라고 말했다.


제. 발.

그때부터 거리 두기를 시작했다.


같이 잘해보자고 내가 줬던 가이드가

그 사람에게는 독이 된 것 같았다.


스스로 일해야 하는데

자꾸 의지하는 느낌이 들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며 배우는 건데,

허둥지둥샘이 실수하지 않도록 내가 간섭하며

과잉보호했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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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이라는 말을 한 다음날,

나는 그 사람이 매뉴얼을 보고 일해주기를 바랐다.

그런데 또 잡담하듯이 다가오기에 피해버렸다.


"(키득키득) 샘, 내가 어제 제발이라는 말 계속 생각났는데"

못 들은 척 내 할 일을 하러 갔다.


저렇게 말의 포문을 여는 거 보니 사태파악이 안 된 것 같았다. 말을 못 알아들으면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거리를 두며 내 일을 했고, 또 다가와서 같이 일하려고 하면 매뉴얼 보고 찾아서 하시라며 돌려보냈다. 평소에 살짝 쉬며 나누던 잡담도 하지 않았다.


오늘이 거리두기 이틀째였다. 거리 두기를 하니 뭔가 잘못된 걸 느꼈는지 스스로 일을 찾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오늘 또 내가 신규샘 트레이닝 하며 일하고 있는데

또 옆에 와서 있기에 "선생님 이거 하나에 이렇게 다 붙어있으면 혼나요."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약간 욱하듯이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데!?" 하기에 "일을 찾아 하시던지 쉬세요."라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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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직장에 그 매뉴얼이 있는 이유가 있다.

매뉴얼 좀 보고 일하자....


선배가 그렇게 말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일일이 설명해 줄 수 없는 상황도 많다.

그 이유를 알려면 묻는 건 나중에 묻더라도

일단 시키는 대로 해보고 얘기하자.


자기 생각대로 일하는 사람은 고집이 세다.

상대하기 피곤한 스타일이다.


말이 안 통하면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직장은 직장이다. 친구를 사귀는 곳이 아니다.

스몰토크야 갑갑한 직장생활에 약간의 환기가 될 수 있지만,

긴긴 잡담을 진득이 나누는 곳이 아니다.


허둥지둥샘이 일에 적응하는 동안

당분간은 거리 두기가 계속될 것 같다.


나도 신규 때 허둥지둥했듯이 그 샘도 그 시기를 겪고 있는 거라는 생각에 마음은 쓰이지만, 거리 두기가 정신 차리고 업무에 집중하기에는 효과적인 것 같다.


서로 손이 무르익어 그때는 지금보다 더

호흡이 맞고 잡담도 맘 편히 나눌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기를 바래본다.



#직장생활 #업무매뉴얼 #허둥지둥 #거리두기 #간호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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