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태완 May 18. 2021

마켓 5.0

필립 코틀러/ 더퀘스트

마케팅에 대한 많은 정의들이 있지만 필자는 마케팅을 대중들이 원하는 것을 탐구하고 이를 정형화해서 대중들이 이것을 인지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련의 행위로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마케팅 기법들이 가장 핵심으로 중요시하는 부분은 “인지”이다. 대중들이 “인지”해야 기업에게 실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의 변화와 대중들의 변화, 그리고 기술의 변화는 “인지”에 ‘무엇을 가지고’ ‘누구에게’ ‘무엇을 통해서’라는 3가지의 근본적인 질문에 의해 진화되어 왔다. 이 책의 저자인 마케팅 분야의 세계적인 학자인 필립 코틀러는 이에 대해서 마케팅 1.0에서부터 금번 마케팅 5.0에 이르는 단계별 구분을 통해 마케팅 진화에 대한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의견을 제시해 오고 있다. 제품 중심이자 베이비부머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마켓 1.0(1990년대 이전), 고객중심이자 X세대를 주된 대상으로 진행된 마켓 2.0(1990년~2000년대), 그리고 소위 밀레니얼 세대로 불리는 Y세대 또는 M세대를 주된 대상으로 전개되는 인간존중 중심의 마켓 3.0(2000년 대 중반~2010년대), 그리고 본격적인 디지털 네이티브인 Z세대를 대상으로 디지털에 기반한 마케팅이 본격화되는 마켓 4.0(2010년~현재)으로 구분해 왔다. 그리고 인간 중심적 사고와 디지털이 결합되어 MZ세대를 포함한 2010년 이후 출생한 알파 세대를 아우르는 휴머니티를 향한 기술, 소위 마 테크(Marketing + Technology)가 기반이 되는 마켓 5.0(2020년대 이후)에 대한 개념을 필립 코틀러 교수는 제시하고 있다. 마켓 5.0에 대한 그의 개념을 정리해 본다.


마켓 5.0이란 무엇인가?…

 

마켓 5.0은 시대의 변화와 흐름 속에서 발생되고 있는 세 가지의 주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배경으로 한다. 세대 간의 의식과 행동의 차이, 심화되는 부의 양극화 그리고 디지털 격차가 그것이다. 현재의 시대는 베이비부머 세대부터 알파 세대까지 5세대가 함께 살아가고 있다. 가정에서 기업, 나아가 국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은 경제력, 구매력, 시장 영향력 등 특정 영역 별로 두드러진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부의 양극화는 저소득층을 시장 내 힘을 가진 세력으로 형성하기 시작했으며, 기업들은 이 시장을 절대 간과할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 그리고 디지털로 모든 것들이 소통되고 인지하는 시대적 환경에서 이에 소외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막연한 디지털 반감을 해소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사회적 현안이다. 마켓 5.0은 이러한 세 가지 문제에 대한 마케팅의 역할을 제시한다. 필립 코틀러 교수는 그동안 마켓 시리즈에서 고객 여정을 강조해 왔다. 그리고 마케팅은 고객 여정에 전 과정을 개입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 대한 채널 구축 및 개입 방법에 대한 개념을 사회적, 기술적 환경에 준하여 제시했다. 마켓 5.0도 동일한 맥락에서 그의 주장이 이어진다. 마켓 5.0은 ‘고객 여정 내내 각 단계 별로 가치를 창출, 전달, 강화하기 위해 인간을 모방한 기술을 적용하는 것’으로 필립 코틀러 교수는 정의하고 있다. 즉 인간 마케터의 능력의 모방을 목표로 하여 차세대 기술을 조합함으로 고객 여정 전반에 걸쳐 물리적 한계를 넘어선 개입을 추구하는 것이 바로 마켓 5.0이 지향하는 바이다. 간략한 실례를 들어보면 AI는 학습을 통해 예측과 맞춤 알고리즘을 통해 측정 계층의 고객들의 행동 패턴과 경로에 맞추어 신제품에 대한 판로 및 성공 여부를 도출함으로 마케터들이 수행해야 할 상당 부분의 단계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그리고 AI는 신제품의 특성 및 대상 고객들에 대한 데이터와 그동안 유사품들의 시장 내 동향 및 광고 형태를 분석해서 최적화된 광고 시나리오와 문구를 만들어 낸다. 그동안 마케터들이 담당해 왔던 영역을 이젠 첨단 기술의 조합을 통해 대체되거나, 강화되고 있다. 마케터를 기술의 조합이 모방한다는 것은 이러한 현상을 의미하는 것이다. 마켓 5.0은 마케터들에게는 위협적으로 비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마케터들의 한계를 극복함으로 사람, 즉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 주고 고객들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휴머니티가 중심이 되어야 함을 그리고 이러한 모든 것을 전략화하고 실행할 수 있는 것이 향후 마케터의 핵심역량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마켓 5.0의 2대 원칙과 3대 적용 방법

마켓 5.0은 첨단 디지털 기술 하에 데이터 중심, 애자일의 2대 원칙을 기반으로 예측 마케팅, 맥락 마케팅, 증강 마케팅의 3대 적용 방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데이터 중심이란 것은 마케팅 전반에 걸친 의사결정을 위한 데이터 생태계를 구축하여 빅데이터를 생산하는 것을 의미하며, 애자일은 시장의 변동성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의 민첩성을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 분산된 소규모 조직을 통해 마케팅 이슈를 신속하게 개념화, 설계, 개발, 검증의 사이클을 신속하게 운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두 가지 원칙 하에 첨단 기술을 연계하여 마케팅의 결과를 사전에 예측하여 시장에 능동적인 대응이 가능하게 만드는 예측 마케팅, 실제 공간과 센서 등을 통한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활용하여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고객과 1:1 실시간 맞춤형 마케팅이 가능한 맥락 마케팅, 그리고 디지털 기술을 통한 고객과 대면이 이루어짐으로 마케터의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고객들에게 아날로그적 감성을 전달하게 끔 만드는 증강 마케팅 등의 세 가지 형태의 마케팅 방법을 수립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적용 방법은 상호 연결될 때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예측 모델의 설계를 통해 모델의 실행을 고객과 인터페이스를 통해 그 성과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과 소통할 때 비로소 마케팅 본연의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디지털 세상에서 마케터가 직면한 도전들…

앞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현재의 시대는 5세대가 공존하는 시대이다. 그렇다면 마케터가 가장 비중을 두어야 할 세대는 어디인지에 대한 명확한 인지가 필요하다. 현시대적 인프라는 디지털이 대세이다. 그렇다면 가장 비중을 두어야 할 대상은 가장 디지털과 친화적인 세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바로 2000년 대 이후 태어난 Z세대와 알파 세대가 그 대상이다. 극단적인 양극화는 기업의 활동 범위를 제한한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는 성장이 기회가 줄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마케팅은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 이를 비즈니스화 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며, 포용적 시각을 갖추어야 한다. 이울러 ESG와 연계된 지속 가능한 마케팅 방안에 대한 현실적 노력이 필요하다. 디지털 격차는 마켓 5.0 시대에 가장 큰 리스크이다. 디지털에 대한 친화성이 낮은 계층은 디지털에 대한 막연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격차와 시각을 없애는 것이 필요하다. 올바른 기술의 적용이 인간에게 유익하고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고객에게 입증해 주어야 한다. 받아들이는 사람이 준비가 되어 있어야 우리가 주기 위한 노력이 성과로 이어짐을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래의 마케팅을 위한 전략…

앞으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제품 자체가 아니라 고객이 제품을 어떻게 인지하고, 평가하고, 구매하고, 사용하며, 추천하느냐 즉, 고객 여정에 대한 경험에 달려 있다. 필립 코틀러 교수는 마켓 4.0에서 앞에서 언급한 내용을 5A로 구분했다. 고객이 특정 욕구나 필요가 발생되면 채널이나 경험, 추천 등에 의한 브랜드 인지(Aware), 인지된 브랜드 중에서 일부 브랜드에 끌리는 호감(Appeal), 그리고 해당 브랜드에 대한 다양한 정보 취합인 질문(Ask), 브랜드를 결정하고 구매 행동을 시행하는 행동(Action), 그리고 해당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이 드러나는 옹호(Advocate)… 이러한 과정을 고객 여정이라고 하며, 이를 5A라고 정의한다. 이러한 고객 여정에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개입할 것인지가 바로 마케팅 전략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 단계별로 어떤 채널을 구축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 어떤 기술들이 필요한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필요하다. 특히 고객들이 온라인 상에서 주고받는 정보의 교류와 이를 통한 단체 행동은 기업 입장에서는 큰 리스크 요소이기도하다. 따라서 이러한 고객 여정에 대한 올바른 대응전략 수립은 향후 미래 마케팅 영역에서 가장 핵심적인 고려사항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고객 여정 속에서 고객이 각 단계별로 어떤 경험을 갖도록 만들어 줄 것인가? 이것이 치열한 시장에서 승리하게 만드는 새로운 방법이고 이를 위한 디지털 기술의 접목은 피할 수 없다. 마케터들이 생존하기 위해 디지털 역량을 확보하는 것. 이것이 마켓 5.0 시대 마케터들이 인지해야 할 핵심이다. 


첨단 기술이 마케팅의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는 되어야 함과 고객 여정 속에 이를 활용한 개입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의견에는 100% 공감한다. 그러나 사람에게는 논리와 감성의 다소 상반된 속성이 있다. 논리적 차원에서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에게 아날로그적 감성을 제공하는 영역 또한 절대 간과해서는 안된다. 고객 경험은 디지털이라는 수단을 이용하더라도 받아들이는 것은 사람의 아날로그적 감성이기 때문이다. 첨단 기술이 마케터의 역할을 대체할 수도 있겠지만 아날로그적 감성에 기반한 고객 경험은 사람과의 소통 속에서 그 가치가 더 크게 보일 것이란 생각이다. 이것이 마켓 5.0 시대의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해관계자 중심 자본주의 대전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