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략이 멈춘 순간
회사나 조직의 리더에게 “당신의 전략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단호하게 그리고 일관되게 대답할 수 있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어떤 경우엔 10장의 슬라이드로, 어떤 경우엔 장문의 선언문으로 설명되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다음의 질문이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실제로 가지고 있는 전략은 무엇인가?"
슬로건처럼 그럴싸한 말이 아닌, 지금 우리가 무엇을 왜 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설명해 줄 수 있는 전략 말이다. 전략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작동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팀이 실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마케팅, 영업, 제품 로드맵 등 모든 활동이 전략의 결과물이자 반영이다. 그렇다면, 그 실행의 바탕이 되는 전략은 현재도 유효하고, 살아 있는가?
많은 조직이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대개 6개월 전에 작성된 OKR 문서, 투자자를 위한 사업계획서, 혹은 조직 슬로건에 머무른다. 구성원들에게 '우리의 전략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각기 다른 이야기를 하거나 '모르겠다'고 답하는 경우가 있다면, 그것은 전략이 '존재는 하지만 살아 있지는 않은' 상태라는 뜻이다.
전략은 실시간으로 작동해야 한다. 고객의 반응, 시장의 변화, 경쟁사의 움직임, 기술의 전환 속에서 계속해서 점검되고, 조정되어야 한다. 정적인 전략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무용지물이 되기 쉽다. 전략은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기능해야 하며, 실행과 호흡해야 한다.
우리는 종종 이런 질문을 해볼 수 있다:
우리 팀원들은 지금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는지’ 공통된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가?
현재 우리가 수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은 어떤 전략적 가설 혹은 목표로부터 나왔는가?
마지막으로 전략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 나눈 시점은 언제였는가?
전략의 방향은 최근의 데이터, 고객 피드백, 시장 변화와 연결되어 있는가?
이 질문들에 선뜻 '그렇다'고 말할 수 없다면, 우리는 지금 전략을 가지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 혹은 오래전에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방치된 전략 문서를 간직하고 있을 뿐이다.
전략이 실종된 조직에는 몇 가지 공통된 현상이 나타난다:
프로젝트 간 우선순위의 기준이 모호하다
모든 활동이 ‘해야 하니까 하는 것’처럼 보인다
리더는 수시로 방향을 바꾸지만,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팀원들은 “그건 그냥 시켜서 한 거예요”라는 태도를 보인다
결과는 있지만, 그것이 어떤 전략적 맥락에서 의미 있는지 분석되지 않는다
이런 조직은 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정처 없이 떠다니고 있다. 이는 실행력 부족보다 더 큰 문제다. 방향 없는 실행은, 조직 전체를 잘못된 길로 오래 달리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전략을 가진다는 것은 단지 방향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가능성 중에서 '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하는 일이기도 하다. 고객, 시장, 제품, 기능, 채널, 수익모델 등 모든 영역에서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를 명확히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전략이 없으면 모든 것을 해보려 하게 되고, 결국 아무것도 확실하게 만들 수 없다.
Lean Strategy의 첫 걸음은 ‘우리가 지금 전략을 가지고 있는가’를 묻는 것이다. 이 질문은 리더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조직 전체가 이 질문에 정기적으로, 집요하게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전략은 고정된 문장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재정의되고 재점검되어야 하는 살아 있는 구조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의 팀은, 지금 이 순간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는가?
그 전략은 여러분의 실행과 연결되어 살아 숨 쉬고 있는가?
혹은, 과거의 문서 속에 잠들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