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는 땅속에서 헤엄을 시작한다.”
사실 이 책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건 책의 제목 때문이었다. 현재의 내가 인생을 잘 헤쳐 나가고 있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으로 가득했던 날, 헤매고 있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왠지 모르게 위로의 말로 다가왔다.
책 속에는 시시콜콜한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사랑에 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소재의 글들이 하나의 책으로 묶여있었다. 그 글 속의 인생에 대한 비판과 여러 생각들이 담겨있었다. 기억은 어린 시절에 머물러있는데 몸만 어느새 커버린 것 같은 느낌을 저자도 나와 똑같이 느껴왔던 것 같아 신기하였다. 지금 느끼는 감정들이 나 혼자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만큼 개인적으로 공감이 가는 문구가 많았다. 책의 페이지는 꽤 많았으나 생각보다 술술 읽혔다.
또 하나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느낀 점은 문체가 참 매력적이라는 것이었다. 이해하기에 어렵지 않은 쉬운 말로 표현하면서도, 뭔가 흔하지 않은 표현들이어서 문장이 냉철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무기력함이나 권태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해 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출판사 서평의 문구가 이 책을 잘 표현하는 것 같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에는 불온, 불완전, 미완, 무명과 같이 위태롭게 삶을 지탱하는 것들이 마구잡이로 담겨 있고, 심지어 나는 그것을 불완전한 청춘이 발휘하는 미덕이라 말한다.”
우리는 살면서 이런 순간을 꽤나 여러 번 경험했으리라 여겨진다. 나는 이것이 내가 열렬히 사랑하던 것과 아무 이유 없이 멀어지게 되는 성숙의 첫걸음마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기억은 유기체처럼 살아 꿈틀거리는데, 그 시절의 사랑했던 모든 것들의 실물은 증발해 버렸다.
당신의 삶의 권태로움을 느끼는 이유가 비교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머지않아 당신은 자기 자신에게 살해당하고 말 것이다.
해가 떠오르고 자취를 감춘 달빛 아래 반짝이던 것들. 나는 언제나 찾아오는 밤이 왜인지 모르게 하루쯤은 나를 배신할 것만 같아 낮에도 그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이 책이 나에게 그랬듯이 누군가에게도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시 한번 고난과 역경에 빠진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지금의 불행은 어떠한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 첫걸음을 내딛는 것이고, 거북이는 땅속에서부터 헤엄을 시작한다고.
<거북이는 땅속에서 헤엄을 시작한다>책을 협찬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