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좋아
해가 길어져서 저녁 7시에도 이렇게 밝다.
비가 개일 때쯤이면 기대하게 된다. 예쁜 뭉게구름이 나타날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토요일은 횡재했다.
엑스포 공원 데크를 걷는데, 청초호에 비친 구름이 너무 멋졌다. 그냥 봐도 모양이 그려지는 거대한 크기인 데다 노을빛에 물들었다.
날씨를 찾아보니 비가 온다 그래서 우산을 챙겼던 아침. 비가 오려나? 언제 오려나? 생각한 시간은 길었는데 정작 비는 쪼금 내리다 말았다. 그리고 하늘은 이렇게 선물을 보내주었다.
살아가는 일도 마찬가지 일 테다.
미래를 걱정하고 대비하려 큰 우산을, 많은 우산을 준비해뒀는데, 그냥 별 일 없이 지나가는 날들.
어쩌면 작은 비는 그냥 맞아버리고, 예쁜 하늘이 보이면 그 순간을 즐기면 되는 거 아닐까? 영원히 내리는 비는 없으니까.
그럼 또 이렇게 멋진 무지개를 만날지도 모르지.
우리 모두의 여행길에
비 개인 오후 하늘 같은 풍경이
자주 찾아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