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컵과 본 차이나의 차이
우리 동네 삼거리 모퉁이 커피숍
원두를 사면 커피 한 잔을 서비스로 준다
드립백으로 받아도 되지만
보통은 뜨거운 커피로 주세요 한다
공간은 좁은데
왠지 공짜 손님 자리 하나 차지하는 것 같아서
일회용 컵 포장으로만 받아 나오다가
커피가 똑 떨어진 어느 아침
손님이 아무도 없길래
여기서 먹고 가도 돼요 물었다
진동벨이 울렸고
직사각형 나무 쟁반에
구멍 세 개 드립퍼에 맞게 갈아서
재밀봉 한 원두 봉지와
커피 한 잔이 놓여 있다
금테 두른 상아색 무지 본 차이나 커피잔이
금테 두른 상아색 무지 본 차이나 소서 위에
다소곳이 앉아 있다.
커피가 이런 색이었어
색도 색이지만
맛은 더 놀라웠다
줄어드는 커피도 아깝지만
본 차이나가 더 아쉬워서
조금씩 마셨어도
밑바닥을 보인 커피잔을
조심조심 들어다 준다
다정한 마음을 돌려준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인사하며
돌아서 나오는 마음이
아침 햇살만큼 밝다
바람만큼 가볍다
오늘은 무슨 일이든 잘할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