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보고
원서 넣고
여권에 붙일 사진 찍으러
꽤나 드나들었다
빛바랜 간판
오래된 유리문
삐거덕 열고 들어가니
낯익은 사장님
아들 지금은 많이 컸지요
대학 4학년이에요
벌써요
그럼요 딸도 1학년인 걸요
대답하는 사장님 얼굴에도
머리 위에도
세월이 내려앉았다.
걸린 사진 속
예닐곱 살 아들 청년이 되고
딸 안은채 웃고 있는 새댁이 중년되도록
유행 지난 나무 액자 테두리
먼지 낀 플라스틱 사진틀
손때 전 사진 절단기 다 그대로
불 들어온 구식 라이트
휘어진 연회색 롤 스크린 앞
군데군데 칠 벗겨진 팔걸이의자
앉으세요
눈 감지 마시고요
턱 조금 내리세요
조명은 무서워
눈에 힘주고 애써 웃으며
두 손을 다소곳이 무릎에 둔다
나를 앉히고서
사장님은 카메라를 든다
번쩍! 찰칵찰칵
우리는
가버린 날을 찍는다
다시 오지 않을 날을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