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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영 Jul 20. 2020

내향적인 사람 vs 외향적인 사람

MBTI, I와 E 그 사이 어딘가

  근래  데이트 어플에서 연인  궁합을 보듯 간단하게    있는 MBTI 굉장히 유행이다. MBTI 성격 유형 검사의 일종인데, 상담 전공인 나는 자기 분석 과제를 위해 재학    정식 검사를 실시하고 해석상담까지 받은 경험이 있다. 인터넷의 무료검사는 정식 검사와 비교해 문항 수가 적고, 그만큼 신뢰도와 타당도가 떨어진다. 쉽게 말해 사람은 자신에 대해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부분을 걸러내는 문항이 인터넷의 테스트에는 없다.  결과 자신의 성향이 검사 결과에 나타나는  아니라, 자신이 되고 싶은 사람이 검사 결과로 나타날 있다. 




 MBTI는 사람의 성격을 에너지의 방향, 정보수집, 판단과 결정, 이해양식에 따라 16가지로 분류한다. 에너지의 방향에 따라 외향(E)과 내향(I)으로 나뉘며, 정보수집에 따라 감각형(S)과 직관형(N), 판단과 결정에 따라 사고형(T)과 감정형(F), 이해양식에 따라 판단형(J)과 인식형(P)이 결정된다.


4가지 기준에 따라 분류되는 성격의 8가지 특성


MBTI 16가지 성격 특성 요약


 MBTI의 첫 번째 지표인 외향, 내향과 관련하여 수많은 자기 계발서들은 자신은 외향적인 사람이라 성공했다, 내향적인 사람이라 성공했다며 각자 다른 주장을 펼친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는 것을 요즘은 거의가 아는 추세이지만 그럼에도 내향적인 사람들이 종종 갖는 오해는 그들이 "소심"하고, "대인관계에 무능"하다는 것이다. 내가 예전에 일하던 회사의 대표는 외향성이 우월한 것이며, 내향적인 사람은 빨리 그 성격을 고쳐야 사회생활을 잘하고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보통 이렇게 말하는 이들이 '내향성'에 대해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소심하고, 대인관계에 무능한 것은 내향성과는 관련이 없다. 그것은 내향성보다는, 자존감 또는 자신감이나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심리적 특성에 더 가깝다.


 MBTI에서 외향과 내향을 나누는 기준은 자신의 에너지의 방향을 외부로 두는지, 내부로 두는지의 차이이다. 예를 들어 어떤 직장인은 주말이 되면 약속을 잡고 사람을 만나러 나가는 반면, 다른 직장인은 집에서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며 쉬는 것을 더 선호할 것이다. 전자는 전형적인 외향적인 사람이고, 후자는 내향적인 사람이다. 더 자세히 구분하자면, 외향적인 사람은 사람을 만날 때 에너지를 얻고 활기를 느끼지만 내향적인 사람은 반대로 에너지가 소모되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내향적인 사람들은 자신만의 동굴에 들어가 혼자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는 행위 등을 통해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렇게 골방에 틀어박혀 특정한 것에 몰입하는 행위는 또한 개인의 능력을 키우는데 효과적이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이러한 특성을 발휘해 자신만의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최근 내가 구독 중인 <돈 버는 비밀, 정 다르크>라는 채널의 유튜버는 자신이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이 내향적인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동영상에서 언급하기도 하였다.


 결론은 외향성과 내향성 중 더 우월한 것은 없으며, 그 둘은 개인 성향을 분류하는 일종의 기준일 뿐이다. 모든 성격검사의 목적은 자신의 우열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특성과 장단점을 파악해 장점은 더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단점은 숙지하여 주의하자는 데 있다. 외향적인 사람이든 내향적인 사람이든 자신만의 장점을 극대화하면 더 기능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나는 항상 MBTI 정식 검사를 실시할 때마다 I와 E의 지표가 애매한 중간을 가리켰다. 스무 살 때 처음 실시한 MBTI 검사에서는 INTP가 나왔고, 졸업 즈음 최근 1년 이내 실시한 검사에서는 ESTJ가 나왔다. T 하나 빼고 다 변화한 것인데, 이처럼 성격은 개인이 처한 환경이나 사건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 나는 굳이 누가 부르지 않으면 집에서 넷플릭스를 보거나,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주말 내내 이틀 연속 집에 있는 것은 또 견디지 못하여 친구나 가족에게 연락하여 만남을 갖거나, 사람 구경이라도 하러 집 밖 어디라도 나온다. 이처럼 내향과 외향은 언제나 흑백처럼 구분되지 않는다. 회색과 같은 나 같은 중간인도 있는 것이다.


 나는 내가 외향적이기도 하고, 내향적이기도 해서 좋다. 나는 사람 자체에도 관심이 많고, 사람 외에 것에도 관심이 많다. 타인을 알아가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나만의 개인적인 시간을 사랑한다. 이런 자신을 애매하다고 싫어하지 않으며 뭘 해도 좋은 자신이 좋다. 하지만 언제나 변하지 않는 강한 사고형(T) 성향으로 인해, 타인의 감정을 무시하진 않았는지 돌아보곤 한다. 사고형과 감정형의 구분은 어떤 일에 있어서 판단을 내릴 때 원리 원칙을 더 고려하는지, 타인과의 관계나 감정을 더 우선시하는지의 차이이다. 그래서 사고형의 사람들은 매정하다는 편견이 있고 실제로 나는 이성적이다라는 말을 많이 듣지만, 가까운 사람들은 안다. 내가 우는 사람의 얼굴만 봐도 울 정도로 감정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친구들끼리 같은 책을 읽고, 드라마를 보고, 영화를 보면 가장 잘 우는 사람이 나다.


 성격이란 사전적으로 개인을 특징지을 수 있는 일관된 행동양식으로, R.B. 커텔은 어떠한 주어진 상황에서 개인이 어떠한 행동을 할 것인가 예상케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였다. 따라서 성격검사는 그를 파악하는 선에서 이루어질 뿐, 개인의 삶이 어떠했으며 그 사람이 주로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까지는 그 사람의 머릿속을 열어보지 않고서는 알지 못한다. 그러니 MBTI 한 번으로 서로를 다 파악했다고 단정 짓지 말아야 한다. 성격검사는 '너와 나는 이런 사람이구나.'라는 결론이 아니라 서로의 성향을 알아감을 통해 조심해야 할 점을 발견하고, 타협점을 찾으며, 서로를 존중하는 법을 익히는 과정의 일종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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