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e than a song
음악이 만들어내는 분위기와 감정은 그것을 듣는 청자의 생활 안으로 녹아듭니다. 우리의 지난 추억이 많은 경우 어떤 음악과 연결되어 회상되는 것은 이러한 이유입니다. 음악은 독자의 주관적 이야기와 중첩되어 결합될 때 강력한 문화적 효과를 발생시킵니다. 그 음악이 창작자의 주관적 이야기에서 나왔을 경우에 그 개별 주관성이 집합적 주관성이 될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1974년 클리블랜드 자연사 박물관의 고인류학자인 도날드 요한슨은 역사에 남을 발견을 해냅니다. 에티오피아 근방에서 현생 인류의 조상이라고 추측되는 가장 오래된 화석을 발굴해낸 것입니다. 발굴 작업을 주도한 도날드는 Australopithecus afarensis란 공식 학명 외에도 이 역사적인 화석에 멋진 애칭을 붙이길 원했습니다. 그러다가 발굴 초기 자주 사이트에서 틀어놓곤 했던 비틀스의 노래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이 여성 화석의 이름은 현재까지 Lucy로 불리고 있습니다.
[Lucy in the sky with diamond]는 비틀스의 1967년 앨범 [Sgt. Pepper and the Lonely Heart Club Band]의 수록곡입니다. 개인적으로 사이키델리아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앨범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합니다. 주로 존 레넌이 곡을 만들고 폴 매카트니가 도왔지만, 이 곡의 최고 기여자는 당시 네 살이었던 존 레넌의 아들 줄리언 레넌입니다.
어떤 호사가들은 제목의 세 단어 이니셜이 LSD임을 발견하고 이 노래가 마약에 관련된 노래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비틀스의 멤버들이 1965년 경부터 마리화나를 탐닉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고, 아마도 LSD도 사용했을 것이라고 봅니다. 당시의 아티스트에게는 예외가 없던 유행이었지요. 그러나 이 노래의 기원에 대해서는 존 레넌, 폴 매카트니, 그리고 링고 스타가 같은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어느 날 줄리언은 유아원에서 자기가 그린 수채화 하나를 가져옵니다. "그게 뭐냐?" 아버지가 묻지요. "루시가ㅡ 보석이랑요 하늘에 있어요." 귀여운 줄리언의 대답입니다. 아마도 줄리언은 루시란 여자 아이를 은근히 맘에 두고 있었나 봅니다.
줄리언 레넌을 사로잡았던, 유아원 동기 친구 루시 오도넬은 13살이 되어서야 그때 그 노래가 자신의 노래임을 알게 됩니다. 자신을 짝사랑했던 첫 남자 친구의 비범한 선물이었습니다. 루시는 1996년 다른 어릴 적 친구와 결혼합니다. 4살 이후 루시를 다시 보지는 못했지만 줄리언은 결혼 축하 노트를 보내지요. 이미 줄리언은 1980년대 중반 데뷔하여 데뷔 앨범을 크게 히트시킨 바 있습니다. 지속하지는 못했지만요. 두 번째 비범한 선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루푸스 병으로 2009년 46세의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납니다. 그녀의 가족들은 그녀를 기념하며 루푸스 병에 대한 기금을 조성합니다.
중학생 때 평론이라는 장르를 접하고 "뭐 이렇게까지 분석할 필요가 있을까?"하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뛰어난 평론가들은 작가가 의식하지 못한 부분까지 파헤쳐 잡아냅니다. 나는 작가도 모른 것을 평론가가 얘기한다는 것에 대해 의문을 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후에 예술이란 것은 의미화와 스토리텔링에 대한 것임을 서서히 알게 됩니다. 덜렁 작품만 주어진다면 예술에 무슨 맛이 있겠습니까? 좋은 예술 작품에는 많은 주관적 의미들과 이야기들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만화경 눈을 가진 루시란 소녀"에 대한 노래도 그렇습니다. 사이키델릭한 멜로디 속에 귀여운 소녀도 있고 환상적인 원더랜드의 배경도 지나갑니다. 유쾌한 고고학의 발굴 사이트도 스쳐 보이네요. 그 안에 사춘기였던 나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Lucy in the sky with diamond" (1967), 6/8와 4/4 박자의 다른 두 멜로디 라인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I am the walrus" (1967), 상이한 멜로디 라인이 신비한 가사와 함께 하나의 구조로 연결됩니다.
"Uncle Albert / Admiral Halsey" (1971), 비틀스의 해체 이후 오히려 폴이 메들리 형식으로 동화 분위기의 곡을 만들어냅니다.
"Live and let die" (1973), 폴 매카트니의 동명 007 영화의 주제곡도 유사한 형식을 취합니다.
*Title Image: Julian Lennon (Circa early 1967), Lucy in the sky with diamo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