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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태원 Taewon Suh Dec 03. 2016

반세기 동안의 연애

Sara Allen, Daryl Hall의 귀인

강한 밴드에는 귀인이 필요합니다. 무한한 선의를 가지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팀을 돕는, 그런 사람이 필요합니다. 이성적 멘토가 필요하고 감정적 서포터가 필요합니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팀의 마지막 2%가 채워집니다.


남친-여친의 유통기한을 대개 얼마로 보십니까? 그 유통기한은 대부분 결혼으로 끝나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 기간이 길어질 수도록 슬픈 결말과 연결되기 쉽지요. 저는 제 주변에서 결혼을 전제하지 않고 10년 이상 남친-여친으로만 만나는 사례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거의 50년 가깝게 순전히 남친-여친 관계를 유지했다면요? 과히 기록적인 연애가 아닐까 합니다.


Daryl Hall과 그의 오래된 여친 Sara Allen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R&B 클래식 [Sara Smile]의 주인공입니다. 남의 연애 얘기를 낱낱이 한다는 게 적성에 맞지 않지만, 이것은 단지 연애 얘기가 아닙니다. 한 팀을 완성시킨 한 귀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일단 Hall & Oates와 대릴 홀의 노래에 나타난 새라 알렌의 일화 몇몇을 소개하지요.


1972년경 John Oates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우연히 만난 Sara Allen이란 처자를 듀오가 같이 살던 아파트로 데려옵니다. 얼마 전 이혼한 상태였던 대릴 홀이 그녀를 보고 첫눈에 반하면서 그 둘의 연애가 시작됩니다. (새라 알렌을 집으로 데려온 존 오츠가 당시 어떤 마음이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당시 스튜어디스였던 새라 알렌은 바로 홀 & 오츠의 곡에 등장합니다.


"Las Vegas Turnaround (The Stewardess Song)" from Abandoned Luncheonette (1973)

새라는 회항선을 타러 갔어. 게임에 환장하는 사람들을 태우고 성스러운 땅, 라스베가스로 갔지.

어떤 때 그녀는 여기 있다가 또 어떤 때 사라져 버리지... 라스베가스 회항선 (새라 돌아와!)

Sara's off on a turnaround
Flying gambling fools
To the holy land, Las Vegas
Sometimes she's here and sometimes
She can't be found turnaround...

Las vegas turnaournd (Sara please!)


70년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사진입니다.


불멸의 사랑 노래가 된, 새라를 위한 헌정곡도 만듭니다.


"Sara Smile" from Daryl Hall and John Oates (1975)

내가 춥다고 하면 나를 따뜻하게 해주는 너.

내가 절망에 빠졌을 때 와서 안아주는 너.

나와 내가 영원히... 새라, 웃어봐.

오, 나를 위해 잠깐 웃어주겠니, 새라?

When I feel cold, you warm me
And when I feel I can't go on, you come and hold me
It's you and me forever
Sara, smile
Oh, won't you smile awhile for me, Sara?


대릴 홀은 질투도 합니다.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재벌 2세였던 새라 알렌의 구남친에게 "아비 돈에만 의지하는 너는 나쁜 놈이야"라고 노래하지요. 쑥스러워 boy를 girl로 슬쩍 바꾸면서 말이죠. 홀 & 오츠의 첫 번째 싱글 1위 곡입니다.


"Rich Girl" from Bigger Than Both of Us (1976)

돈 많은 여자야, 넌 좀 심했어.

뭐 너에게는 전혀 문제 될 건 없겠지.

아버지 돈이 있으니 말이야...

You're a rich girl, and you've gone too far
'Cause you know it don't matter anyway
You can rely on the old man's money...


바람도 피웁니다... 여배우와 바람을 피우면서도 간 큰 이 남자는 "기다려줘"라고 말합니다.


"Wait for Me" from X-Static (1979)

기다려줘 제발. 날 기다려줘.

뭐, 말하긴 좀 미안하지만.

Wait for me please
Wait for me
Alright, I guess

that's more than I should ask


Marcia Strassman이란 여배우(가운데)와 바람 피던 대릴 홀: 1976년경


바람이 지나가고 대릴 홀은 그 여배우와 헤어집니다. (아마 차인 듯...) 이별은 어쨌든 슬프고, 아티스트에게는 사랑 노래를 만들 좋은 기회가 됩니다. 멋진 곡이 하나 나오지요. 1985년 Paul Young이 리메이크해 차트 1위를 기록하기도 합니다.


"Everytime You Go Away" from Voices (1980)

이봐, 우리가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면, 왜 그다지도 많은 눈물을 흘렸을까?

오, 주연배우가 나타날 때마다 너는 다시 떠나가지.

언제나 같은 일이야.

봐, 모든 일이 계속 반복될 뿐이야.

네가 떠나갈 때마다 내 마음 한쪽이 부서진다고.

Hey!, if we can solve any problem
Then why do we lose so many tears
Oh, and so you go again
When the leading man appears
Always the same thing
Can't you see, we've got everything goin' on and on and on

Every time you go away you take a piece of me with you


록스타의 여친으로 살아가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쉽지 않겠지요. 그러나 새라 알랜은 서로 만난 지 16년이 지난 1988년 경에도 대릴 홀의 마음의 중심에서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Rocket to God from Ooh Yeah! (1988)

당신 없이는 살 수 없어. 그대를 떠나게 할 수는 없어.

모든 이들이 "대릴, 그만 끝내"라고 하지만... (그게 그리 쉽지는 않아)

그들은 우리가 같이한 시간의 힘을 알지 못해. (혼자는 어찌할 수 없어)

I can't live without you
Girl I can't let go
Everybody tells me
Daryl just walk away (Way not easy)

They don't know the power
We have together (Can't work alone)


80년대 초의 귀한 사진입니다: 왼쪽부터, 존 오츠, 그의 전부인 낸시, 새라 알렌, 매니저 토미 모톨라, 대릴 홀


둘 사이는 연인이자 동업자이기도 했습니다. 새라 알렌은 작사가로서 1976년의 Bigger Than Both of Us 앨범부터 빠지지 않고 크레디트에 등장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녀의 동생이자 가수 지망생이었던 Janna Allen은 홀 & 오츠의 전성기를 열어준 Kiss on My List(1981년 싱글차트 1위)의 주작곡자입니다. 그 외에도 재나 알렌은 Private Eyes(1981년 싱글차트 1위), Did It in a Minute (1982년 싱글차트 9위), Method of Modern Love (1985년 싱글차트 5위) 등 다수의 히트곡의 공동 작곡자입니다.


이 두 자매는 1981년과 1984년 사이 홀 & 오츠의 4개의 정규 앨범에서 작사가와 작곡가로서 반 이상의 수록곡에 이름을 올리면서 이들 전성기의 1등 공신이 됩니다. 내조는 물론 외조도 담당한 여친입니다.


새라와 재나 알렌 자매


대릴 홀이 몇 번이나 바람을 폈는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사실 이들은 혼인관계가 아니었으므로 서로가 어느 정도의 자유를 인정하는 사이였을 수도 있습니다. 대릴 홀이 주로 영국의 런던에 거주하던 90년대를 거쳐 2001년에는 두 사람이 알 수 없는 이유로 결별하였다는 소문이 거의 공식적인 사실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2005년 대릴 홀이 Lyme Disease라고 하는, 들짐승에서 전염되는 불치의 병에 걸려 사경을 헤멜 때 그가 불러서 그의 곁을 지키게 한 이는 새라 알렌이었습니다. 조강지처도 아니면서...


불행하게도 이 일은 둘을 다시 강하게 연결하지는 못합니다. 2009년 대릴 홀은 영국의 재벌 2세인 Amanda Aspinall과 두 번째로 결혼하게 됩니다. 더 이상 여자 친구가 아닌 여자사람 친구가 된 것이지요. 한 인터뷰에서 새라 알렌은 쇼핑몰에서 Sara Smile이 나올 때마다 차마 들을 수 없어 자리를 피할 수밖에 없다는 슬픈 고백을 합니다. 여기서 이들의 스토리는 막을 내리는가 했는데...


60대 중반에도 팽팽한 대릴 홀과 두번째 전부인 Amanda Aspinall


2015년 대릴 홀이 이혼하자 새라 알렌은 다시 등장합니다. 2016년 5월 방영된 Live from Daryl's House의 에피소드에서 대릴 홀이 게스트인 Wyclef Jean에게 새라 알렌을 소개하는 장면이 발견됩니다. 대단한 회귀 본능입니다.


대릴 홀이 새라 알렌의 덕만 본 것은 아닙니다. 새라 알렌 역시 홀 & 오츠의 많은 곡의 작사가로서 상당한 수준의 저작권료를 챙깁니다. 그 돈으로 투자한 부동산 역시 대박을 터뜨리면서 많은 재산을 모으게 되지요.


가장 최근의 사진: 이젠 할머니임이 분명한 새라 알렌


정말이지 둘은 뗄 수 없는 사이인 듯합니다. 대릴 홀은 믿기지 않지만 2016년 현재로 70살입니다. 새라 알렌도 60대 중반이지요. 나이도 나이인데... 앞으로는 헤어지는 일 없이 같이 해로했으면 합니다.


성공에는 귀인이 필요합니다. 둘, 셋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착각입니다. 리더는 있고 중심인물은 있으나 강한 팀은 항상 더 많은 추가 멤버를 요구합니다. 남들은 모르지만, 그들 없이는 팀이 무너지는 그런 기타 등등의 멤버 말입니다. 당신의 팀에도 그런 귀인이 임하게 되기를...

 

미국서 흔한 할로윈 커스툼: 대릴 홀, 새라 알렌, 존 오츠


Daryl Hall and John Oates, "Wait For Me" from X-Static (1979)


*Title Image: Sara Allen with Daryl Hall in 2016, appearing in an ephisode of Live From Daryl's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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