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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루 Feb 13. 2020

논리적으로 말하는 사람의 비밀

전국토론대회 수상자가 전하는 말잘하는 법09

Ep9. 말잘하는 사람은 논리가 있다. 논리04 번외편



실생활에서 직접적으로 구분되지는 않지만 논리력 향상을 위해 말의 구조 파악해보는 연습


지난 챕터에서 논증에 대해 배운바가 있다. 나의 결론에 닿기까지 그 과정에서의 타당성을 증명해내는 과정, 쉽게 말해 논리적으로 상대를 납득시키는 행위가 바로 논증이다. 논증에는 꼭 하나의 결론만 있어야하고 이를 논지라고 부른다. 그리고 논지를 뒷받침하는 근거들이 있는데 이를 논거라고 한다. 논지와 논거 뿐 아니라 둘 사이를 이어주는 전제의 존재까지 살펴보며, 전반적인 논증의 개념을 배웠다. 이번시간에는 논증의 유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더불어 일상생활에서 활용감이 좀 떨어지기는 하지만 논리적으로 말하는 것에 대한 감을 확실하게 잡고 갈 수 있게끔 많은 논리적인 글을 통해 연습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논증의 종류 : 연역/귀납

논증의 종류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연역적 논증과 귀납적 논증. 둘다 많이 접해본 내용일 거라 생각된다.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연역논증 : 전제가 참이면 무조건 결론이 참인 논증

귀납논증 : 전제들이 모두 참인데 결론이 그럴 듯 하지만 참이 아닐 수 있는 논증


이것만으로 감이 왔다면 대단한 이해력을 혹은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예시를 들어 부연설명을 해보면


연역논증 :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사람은 죽는다. 그렇기에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귀납논증 : 어제본 까마귀는 검다. 그저께 본 까마귀도 검다. 그러므로 내일 볼 까마귀도 검을 것이다.


조금더 쉽게 연역과 귀납을 설명하자면, 연역은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사용되는 전제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다. 하나라도 빠지면 결론이 도출될 수 없다. 그래서 필수불가결한 구조로 깔끔하게, 성을 쌓아가는 듯한 느낌으로 논증이 이루어진다.


반면 귀납은 전제들의 관계가 그렇게 유기적이지 않다. 하나의 전제가 다른 전제에게 그리 커다란 영향을 주지 않고, 하나가 없다고 하더라도 결론이 도출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주로 경험을 기반으로한 내용이 나오며 전제들에 의해 꼭 이 결론이 도출되는 것은 아니다. 


몇가지 예시를 더 들어보도록 하겠다.


지금까지 해가 동쪽에서 떴으니 내일도 해가 동쪽에서 뜰거야 


-> 오늘도, 어제도, 그제도 해가 동쪽에서 떴다는 경험적 근거를 제시하며 내일도 그러할 것이라고 추론하고 있다. 근거 중 하나가 빠진다고 해서 결론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각각의 근거를 유기적으로 연합해 결론을 도출하고 있지도 않다. 그래서 이는 귀납적 논증이다. 



사과는 위산을 분비시킨다. 아침에 위산이 분비되면 안좋다. 그러므로 아침에 사과를 먹는 것은 안좋다.


->마지막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앞의 두 근거가 유기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중 하나가 빠진다면 결론을 도출하는데 있어 불충분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리고 각각이 독립적으로 기능하지도 않다. 큰그림을 그리듯,  논리의 성을 하나씩 차근차근 쌓아가는 듯한 인상을 주는 이 논증은 연역논증이다.


실생활에서는


연역과 귀납을 구분하는 방법에 대해 배워보았으나 한가지 알려주자면 일상생활의 말을 만드는 과정에서는 이러한 인지가 그리 필요없다는 것이다. 논리적인 말하기 인지 아닌지 정도가 중요하지 연역을 사용했는지 귀납을 사용했는지는 고려대상이 아니다. 

우리가 흔히 논리적이라고 이야기하는 대상은 주로 연역적 논증이다. 큰그림을 그리듯, 하나의 결론을 향해 그렇게 도출될 수 밖에 없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는 일련의 행위는 전부 연역이다. 지난 논리 에피소드에서 다룬 논증역시 전부 연역논증에 속했다. 하여 지금부터는 이것이 어떤 종류의 논증인지 구분하는 것 보다는(물론 지금은 연습하는 시간이기에 구분을 해보기는 할 거다) 논증구조가 어떻게 이루어진 것인지 파악하는데 에너지를 더 할애하는 것으로 해보겠다. 지금부터는 글 전반의 논리구조를 파악해보는 시간인 것이다. 



논리적인 글 예시

a지난 십수년간 그의 행동을 통해 관찰해 알 수 있듯이, b토마스는 주의 세번 쨰 날에만 토마토가 아닌 브로콜리 주스를 먹는다. c오늘은 주의 마지막 날이기 때문에, d토마스는 내일 브로콜리 주스를 먹지 않을 것이다.


이곳에는 여러 논증이 들어가 있다. 그 중 글 전반을 가로지르는 가장 큰 논증에 먼저 집중하는 것이 좋다. 가장 큰 논증을 통해 도출한 결론은 바로 d이다. 즉 글 전체의 결론은 d이다. d를 결론으로 도출하기위해 사용한 근거(=전제)들은 두가지이다. 바로 b와 c다. 주의 세번째 날에만 브로콜리 주스를 먹는데 내일은 주의 세번째 날이 아니다. 그렇기에 내일 브로콜리 주스를 먹지 않는다. 두 근거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합해 결론을 도출해내고 있는 대표적인 연역논증이었다. 그럼 a의 기능은 무엇일까? 바로 b를 도출하기위해 필요했던 근거이다. 즉 십수년간 그래왔다는 근거를 통해 토마스는 주의 세번째 날에만 브로콜리주스를 먹는다는 결론을 도출해냈다. 이 역시도 하나의 결론과 근거가 있는 논증이며 각 논증이 경험적 사실을 토대로 독립적으로 (물론 하나의 문장으로 뭉뚱그려지긴 했지만) 제시되고 있기에 귀납논증이 된다. 

논리 구조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아진다.


(a->b)+c ->d



a한자 혼용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한자어는 한자로 표기되어야 그 뜻이 얼른 들어온다고 말한다. b이런 주장이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다. c낱말에 따라서, 맥락에 따라서, 한자어의 표의성이 크게 효과를 발휘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d또 한자 혼용문에 익숙한 나이든 세대의 경우, 한자어가 한글로 표기됐을 때보다는 한자로 표기됐을 때 더 뜻이 쉽게 파악될 수도 있다. 


이 글에는 하나의 논증이 들어가있다. 글 전반에서 글쓴이가 말하고자 했던 한마디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b이다. b는 a를 옹호하는 말이고 , 내용자체는 a에 들어있기 때문에 a가 결론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다. 이러한 논쟁을 의도한 것은 아니기에 넉넉하게 a-b에 결론이 담겨있다고 아울러 말하겠다. 그렇다면 나머지 c,d는 b를 도출하는데 기여한 근거가 될 터. 이것이 연역적으로 엮였는지 귀납적으로 엮였는지만 확인해보면 되겠다. 정답은 귀납이다. 결론을 정리해서 말하면 한자로 표기될 때 표의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리고 c와 d는 실제로 한자로 표기되었을 때 표의성이 상승한 경우들을 나열하고 있다.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다기 보다는 독립적으로 나열어 있기에 이는 귀납이 맞다.


C+d->b(a)



a자가학습을 하지 않는다면 발전은 멈춘다. b그런데 자가학습은 ai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영역이다. c자가학습이 가능하려면 주어진 데이터 뿐만 아니라 그안에서 새로운 데이터를 창조해내는 능력이 있어야하는데, d AI를 만드는 사람들이 그러한 연역적 셈법을 알려주지 않았다. e따라서 ai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더 이상 발전하지 않을 것이다. 


이 글 역시 가장 큰 논증을 찾는데서 부터 시작한다. 바로 마지막 문장 e이가 글 전반의 결론이다. 이를 직접적으로 뒷받침해주는 근거는 a와 b이다. Ai가 더 이상 발전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유는 ,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가학습을 할 줄 알아야하는데 ai가 이를 못하기 때문인 것이다. 그럼 나머지 c,d는 어떤 기능을 했을까. 바로 b를 도출해내는데 쓰였다. 왜 ai는 자가학습을 못하냐면, 자가학습을 하려면 새로운 데이터 창조능력이 있어야하는데, ai개발자들이 그것(연역적셈법)을 가르쳐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여기서 쓰인 모든 논증은 연역이다. 각각의 근거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고 하나가 빠졌을 때 결론을 도출해내는데 있어 불완전하게 되기 때문이다. 


A+(c+d->b)->e


논리적인 말, 지향점은?

예시로 등장한 세개의 글은 모두 굉장히 논리적인 글이었다. 그리고 기존에 배웠던 논리적인 템플릿과 내용자체는 비슷할 수 있지만 그 구조는 굉장히 다양하게 구성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 우리의 지향점이 여기에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전반적으로 논증을 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근거와 전제의 기능을 익혔다면, 이를 말의 구조 전반에 어떻게 담기는지는 본인이 자유자재로 결정해야할 부분이다. 어떤 전제는 부가설명을 해주는 반면 어떤 전제는 당연한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과감히 생략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볼 때 강약을 조절해 논리적 말을 구성하는 것의 미덕 또한 살펴볼 수 있겠다. 이런식으로 굉장히 논리적인 글이나 말을 접하고 그 구조를 분석해 보는 것만으로도 나의 논리력을 기르는데 큰 도움이 된다. 누군가의 말을 듣고 논리구조를 파악해보고, 나의 말로 재정리해 입밖으로 내뱉으며 물어보자. 너는 이러한 근거와 이러한 근거 때문에 ##라고 주장하는 것 맞니? 자신의 말을 단숨에 몇마디로 , 그것도 너무나도 깔끔하게 요약해버리는 여러분의 모습에 상대방은 깜짝 놀라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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