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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루 Feb 14. 2020

말잘하는 사람은 자기만의 툴이 있다

전국토론대회 수상자가 전하는 말잘하는 법10

Ep10. 말잘하는 사람은 자기만의 툴이 있다


어느새 에피소드 열번 째 편을 맞이하게 되었다. 중장기 연재로 접어든 것을 기념하며 말하기에 있어 한가지 비밀을 공유하고자 한다. 지금껏 말을 똑똑하게 하는 방법에 대해서, 그중에서도 특히 논리적인 말하기를 강조하며 이야기를 풀어왔다. 하지만 이는 사실 말하기에 있어서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이야기였다는 사실.


갑자기 머리를 한대 댕 얻어맞은 기분이 든다면 사과의 말씀을 드리겠다. 하지만 이는 당황스러운 만큼, 매우 위안이 되는 말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여기서 얻은 내용을 실생활에 적용하려 했을 때 실제로 말을 풀어내려할 때 ‘무언가를 더 해야한다는 듯한’ 의무감에 잘 적용하지 못하는 분들이 부지기수일 테니 말이다. 필자 역시 알고 있다. 그것도 아주 잘 알고 있다. 어떻게 하면 말을 효과적으로 늘릴 수 있을지, 나아가 피상적으로만이 아닌 실질적으로 말하기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부분이다. 


오늘 소개할 사실은 바로 논리적 말하기가 여러 말하기 툴 중에 하나에 불과했다는 사실 하나이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본인만의 말하기 툴이 있다. '이러한 생각의 구조'는 '이러한  말의 구조'를 가지고 풀어나갈 때 편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고 그것을 빠르게 끄집어서 바로 적용해 말로 구성해낸다. 그리고 이런 툴을 여러 개 가지고 있다. 이 툴이 생성된 과정은 누가 잘 정제해놓은 것을 주입한 것이 아닌, 직접 체득한 것이다. 이렇게 저렇게 말을 만들어내보면서 어떤 상황에서 어떤 툴로 이야기하는게 가장 효과적이고 본인에게 그리고 상대에게 쉬운지 체득한 것이다. 단연 말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여기서 발화량의 미덕이 또 한번 조명된다. 


말을 많이 하면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본인 만의 내공이 생기는 법이다. 그것이 곧 말을 잘하는 원천이 된다.

그렇다면 말을 많이 하시라며 이 글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결론나는게 어쩌면 맞는 말일 터. 하지만 그럴수 없기에(그럴거면 아예 이렇게 각잡고 시작하지도 않았다) 말하기의 숱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필자가 가지고 있는 툴을 몇가지 소개해보려고 한다. 여기서 툴이란 아이디어가 있는 상황에서 이를 쉽게 풀어낼 수 있는 말의 구조를 말한다. 똑 같은 내용이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은 수십가지일 것이다. a라는 툴로 이야기할 때, b라는 툴로 이야기할 때 어떤 점이 다른지 직접 느껴보고 상황에 따라 취사선택하는 것을 지향하며 접근하시길 추천한다. 



1.     비교

복잡미묘한 것을 설명해야할 때 어디서부터 접근해야할지 모르겠다면, 비교의 툴을 사용해보자. 높은 확률로 말이 쉽게 풀릴 것이다. 직관적으로 이해도 잘되고 말이다. 언어를 정의하는 것은 오직 다른 것과의 비교를 통해서 가능하다는 말이 있다. 이는 비교의 속성과 장점을 잘 드러내주는 격언이라 생각한다. 비교는 한 사안이 다른 사안과 비교했을 때 특징적으로 가지고 있는 점을 부각시켜서 알려주는 효과를 준다. 하여 단순히 그 자체만의 사전적 정의를 마주할 때 보다도 더 입체적으로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말로 풀어내는 당시 비교를 사용하면 직관적으로 말이 나오게 할 수 있다. 접근성이 높다는 말이다.

비교의 툴을 사용할 때 가장 주의해야할 점은 공통점 혹은 차이점을 부각시키는데 있다. 두 사안에 있어 뭉뚱그려진 비교점이 아닌, 뽀죡한 비교점을 잘 세우는 것이 핵심이 된다. 

첫 번째 예시로, 결혼이 필수적이지 않다는 주장을 설명해보도록 하겠다.


결혼은 필수적이지 않다. 예전에는 ~ 때문에 필수였는데 지금은 더 이상 ~가 의미 없어졌기 때문이다. 


주장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두 비교대상은 각각 예전과 지금이다. 비교지점은 ‘~’의 형태로 명시되고 있다. 즉  ‘~의 유무’를 기준으로 과거와 현재를 비교함으로써 주장을 정당화하고 있다. ‘~’가 될 수 있는 것은 경제력이 될 수도 있겠고, 사회적 풍토가 될 수 도 있겠다. 본인이 어떤 점을 강조하고 싶은지 고민한뒤 반영하면 된다. 이를 잘 살려서 완성된 형태의 문장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1)

결혼은 필수적이지 않다.이전에 결혼은 경제력의 종속을 의미했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흔하지 않은 사회였고 경제권이 없는 여성에게 결혼은 사실상 필수 였다. 그런데 여성이 점차 사회진출을 많이 하게되고 경제권을 확보하게 되었다. 즉 더 이상 결혼을 통해 경제력을 확보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된 것이다. 이는 더 이상 여성의 경제력을 의미하는 결혼이 필수가 아니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2)

결혼은 필수적이지 않다. 이전에 결혼은 사회적 시선에 의해 꼭해야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현재는 개인이 그러한 사회적 시선으로부터 많이 자유로워졌다. 결혼을 강제하던 것이 사라짐으로 인해 자연스레 결혼을 마땅히 해야하는 이유 또한 사라진 것이다. 


지금까지는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보았다. 이 한가지 대비를 가지고도 여러 말이 도출될 수 있는데, 비교점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더 다양한 비교가 나올 수 있다. 가령 현재와 과거 뿐 아니라 , 결혼을 했을 경우와 안했을 경우를 구분해볼 수 있다. 


결혼은 필수적이지 않다. 결혼을 하면 꼭 행복한게 아니다. 누군가와 함께 삶을 꾸리는 과정에는 필연적으로 스트레스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결혼을 안하면 최소한 함께 사는 삶으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다. 그렇기에 결혼은 꼭 안해도 된다. 


비교할 시 마지막 하나의 조언을 달자면, 비교의 요약을 한마디 덧붙여주는 것이 큰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a는 ~이고, b는-이다.' 라고 이야기하고 끝나는 것도 쉽게 말하기에 좋지만 'a와 b는 **라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와 같이, **를 뽑아낼 수 있는 능력을 연습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이는 곧 단순비교에서 , 논리로 나아가는 (**가 사실상 주장의 근거가 될 터이니) 발판이 되며, 한단계 어려운 논리적 말하기 역시도 비교만큼이나 쉽게 풀어낼 수 있게되는 능력을 마련해준다. 


2.     보여주기

보여주기는 말그대로 직접 보여주는 방식이다. 말은 언어를 통해 전달되니, 직접 보여주는 것처럼 자세히 설명해주는 것이 되겠다. 비교보다도 어쩌면 더 직관적이고 쉬운 말하기 방식이다. 그러나 언제나 모든 사람들이 적재적소에 사용하지는 못한다. 보여주는 것이 단순히 말을 늘여뜨리는 인상만 주고 끝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에 반해 직접보여주는 방식이 훨씬 효과적인 때가 분명있다. 어렵게 논리로서, 비교로서 설명하는 것보다도 말이다.


결혼하지 않아도 된다.

먼저 결혼을 준비하며 들어가는 초기비용이 크다. 집을 마련하는 문제와 같이 새롭게 가구를 꾸리는데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고 이는 사회초년생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 뿐만 아니라 결혼을 일구어 나가는 과정에서도 배우자와 함께 접점을 맞추어 살아가는 과정에서 여러 갈등이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고 잘 살아가면 좋겠지만 많은 경우 이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주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를 전부 감수하고서라도 결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편익이 결코 크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 


결혼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는 근거를 구체적인 예시를 들며 설명하고 있다. 어떠한 논리나 비교도 꾸역꾸역 들어가지 않는다. 그저 편하게 보여줄 뿐이다. 하여 보여주기 방식은 주로 예시나 현상을 설명할 때 쓰인다. 왜 그러한지 인과를 밝히지 않아도 그저 보여줌으로써 납득 시킬 수 있는 경우가, 오히려 그게 더 효과적인 때가 분명있다. 


인공지능은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많은 과학기술이 그렇듯 인공지능 역시 우리의 삶을 이전보다 편하게 만들어주었다. 더 이상 오래된 자료를 찾기위해 직접 발품을 팔지 않고도 인공지능에게 물어봄으로써 해결이 가능하다. 뿐만아니라 사람이 직접 얼굴을 마주하며 진행해야했던 면접을 ai면접으로 대체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많은이들에게 면접기회를 줄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모든이들의 행복감을 증진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위 문단 역시, 인공지능이 삶의질을 향상시키는 실제 사례들을 가져와 그저 나열하는데 그쳤다. 위 주제(인공지능은 삶의질을 향상시킨다)와 같이, 인과적이거나 과학적인 근거를 듣지않아도 충분히 납득이 가능한 이야기지만 뭔가 2% 부족할 때, 실제 그러한 사례를 보여주는 것은 효과적이다. 사람들이 궁금한 포인트가 실제로 얼마나 삶의질을 향상시켰냐는데 있기 때문이다.


보여주기식 말하기를 할 때 주의할 점 한가지는, 역시나 요약하는 한 마디를 추가해주면 훨씬 더 좋다는 것이다. 보여주는 방식의 가장 큰 폐해는 말이 길어지고 길을 잃기 쉬워질 수 있다는데 있다. 이럴 때일수록 방향을 처음이든 마지막이든 잡아줄 필요는 있다. ‘인공지능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사례들에는 이런 것이 있다’ 라던지, ‘결혼을 준비하며 경제적, 감정적 비용이 많이 든다’와 같은 요약문은 결국 이사람이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 모든 맥락을 다 파악하지 못해도 알수있게 해주는 , 이른바 패자부활전의 기회를 제공한다. 

필자는 이 보여주기 방식 또한 자주 사용하는 편이다. 무엇보다 쉽게 말할 수있고, 또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기존에 납득하고 있는 내용에 대해서 더 납득력을 높이는데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3.     논리로 말하기

논리를 가지고 말하는 방식은 익히 배운 내용이다. 근거를 명확하게 한줄로 언급하고, 필요하면 전제까지 덧붙이는 식의 말하기이다. 비교와 예시를 통해 이야기한 말하기를 논리로 풀었을 때 어떻게 보이는지 살펴보자. 


1)

인공지능은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인공지능은 많은 잡다한 업무를 대체하며 인간을 노동으로부터 해방시켜줄 것이기 때문이다. 노동에서 해방된 인간은 많은 자유시간을 얻게될 것이고 그 시간을 본인의 삶의 질에 직결된 활동을 하며 쓸 수 있게 될 것이다. 


2)

결혼은 필수적이지 않다. 결혼이 행복을 보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혼은 행복하기 위해 하는 것인데 이 행복을 완벽하게 보장할 수 없다면 , 결혼을 할 필요는 사실상 없다고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이 역시 깔끔하게 논리만 제시된 방식의 말하기 이다. 근거와 전제가 언급되고 있다. 이것이 만약 보여주기 식으로 언급되었다면 어땠을까? 


[논리의 보여주기화]


1)

결혼은 필수적이지 않다. 결혼하고 나서 여러 상황에 처하게 된다. 취미생활을 포기해야하는 문제, 더 이상 나로 살아가지 못하는 문제 등이 그 예이다. 이것은 결코 행복을 의미하지 않는다. 


2)

결혼은 필수적이지 않다. 여성이 더 이상 경제적으로 독립가능하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종속된다면 결혼을 통해 생활을 일구어야했을텐데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으니 결혼을 더 이상 할 필요가 없다. 



비교로 제시되었던 내용을 근거로 바꾸니, 내용자체에 큰 차이는 없으나 표현 방식에만 차이가 생긴 것을 알 수 있다. 표현 방식마다, 초점을 맞추는 핀트가 크고 작게 다를 뿐이다. 하여 어떤 부분을 강조하고 싶은지에 따라 방식을 달리 하는 것을 추천한다. 



4.     반론에 재반론하기

예상되는 반론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재반론을 하는 식으로 나의 논지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있다. 생각보다 매우 유용한 툴이나 많이 사용되지 않기에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바이다. 설명을 해야하는 몫을 내가 아닌 남에게 맡김으로써, 논리로 푸는 것만큼 많은 사고과정을 요하지는 않지만 논리로 푸는 것만큼이나 다각적인 관점을 적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흔히 생각하는 질문 위주로 말을 풀어나가기에 효율적이고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결혼은 필수적이지 않다.

혹자들은 여성이 주로 남성에게 경제적으로 종속되어있기에 결혼을 꼭 해야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시대가 바뀜에 따라 여성은 경제적으로 독립이 가능해져서 더 이상 결혼이 꼭 필요치 않다.

또한 사회적 분위기가 결혼을 장려하기 때문에 해야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개인의 존엄한 권리가 강조됨에 따라 더 이상 그러한 사회분위기도 개인의 선택에 큰 영향력을 주지 못하고 있다. 


반론과 재반론이 효과적으로 기능하는 때가 있다. 바로 ~가 아니라고 주장할 때이다. 그때는 ~가 맞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근거를 그대로 사용하고, 그것이 아니라고 반박하면 되는 것이기에 접근이 용이하다. 달리말해 준거를 명확히 잡아두고, 그것을 반박하는 형태인 것이다. 이는 비단 반론재반론의 형태로 쓰이는 것 뿐 아니라, 논리 전반에 있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툴이다. 


5)질문에 답하기

반론-재반론과 비슷한 형태가 될 수 있으나 그 양상과 목적은 조금 다르다. 주의를 환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커다란 효용을 갖는 말하기이다. 앞으로 내가 무슨말을 해나갈 건지 질문을 던짐으로써 미리 제시하고, 그에 대해 자답하는 식이다. 그 내용의 측면에는 보여주기식, 비교, 논리 다양하게 들어갈 수 있다. 다만 형식이 자문자답일 뿐이다. 간단해보이지만 말을 쉽게 풀어내는 방식으로서 아주 훌륭한 기능을 하니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한다. 특히 내 말의 구조를 티내는데 있어 아주 유용하다. 


결혼은 필수적이지 않다. 왜그럴까? 결혼은 행복을 보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 이유는, 서로다른 사람이 만나 생활을 일구어가는 것에서 필연적으로 스트레스가 생기기 마련이기 떄문이다. 그렇다면 꼭 행복하지 않다고 해서 결혼을 할필요가 없는 것일까? 그렇다. 결혼의 목적자체가 행복추구에 있기 때문에, 이러한 관점에서는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 결혼은 들어맞지 않는 선택이다. 


청소년의 화장은 제재되어야한다. 청소년은 화장에 기초지식이 없기 때문이다. 아니 왜 그들은 기초지식이 없을 수 밖에 없을까? 바로 학업에 열중하느라 다른 사안에 시간을 할애할 여유가 없기 떄문이다. 그런데 기초지식이 없는 그자체가 문제가 될까? 그렇다. 기초지식은 건강한 피부유지를 위해 중요한 요소인데 이것이 없다면 세안을 잘 못한다던지 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눈치를 챗겠지만, 두 예시의 내용 자체는 논리적으로 구성하고 있으나, 형식만 자문자답으로 구성하고 있다. 질문형식 없이 말을 풀어내도 물론 되지만, 내가 근거를 말하고 있는지 전제를 말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자의적으로 구조를 분절하는 이러한 말하기 방식은 큰 도움이 된다. 특히 분량이 긴 말하기의 경우 효과는 배가 된다.


5.     가정하기 & 대안말하기

가정과 대안은 말의 전반을 꿰뚫는 형식이라기 보다는 (물론 그렇게 구성할 수도 있긴 하다) 부연설명으로서 말을 조금 더 풍성하게 만들 때 쓰인다. 상황을 가정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보여줌으로써 내말의 설득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또한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말의 요지를 보다 뾰족하게 만들 수 있다. 예시를 통해 살펴보겠다.


아침에 사과를 먹어선 안됩니다.

만약 아침에 위산분비가 촉진된다면, 위장염과 같은 질환을 앓기 쉽습니다. 특히 소화기관이 약한 사람일 경우 더욱 조심해야합니다. 그럼에도 아침에 사과를 먹어야하는 상황이라면, 위산을 억제할 수 있는 위장약과 함께 섭취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가정은 '내가 말한대로 하면 좋을 것이고, 내가 말한대로 안하면 나쁠 것이다’ 라고 말하며 내말의 설득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단순한 예시를 드는 것만큼이나 자주 쓰이는 방식이고, 예시와 함께 쓰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 컨셉에 있어서는 분명 차이가 있으니 구분 되어야한다. 가정이 유용하게 쓰이는 경우가 분명 있기때문이다. 대안은 내가 말한 것 이외의 상황에 대한 의견을 말함으로써 논지를 조금더 확장 혹은 첨예하게 만드는 기능을 한다. 가령, 위의 문단에서 ‘위장약과 함께 사과를 먹는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아침에 사과를 먹지 말라고 하는 이유는 그 행위 자체보다도 위산분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표현하는 기능을 한다. 이를 대안이 아닌 말로 풀어내려고 하면 많은 에너지를 썼을 터이다. 또다른 대안의 기능으로는 말의 설득력을 높이는 것이다. 무언가를 하지 말라고 단순히 주장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그럼 대책은 무엇인지 말해주는 것은 그 설득력을 다르게 만든다. 대안이 있는 비판이 그렇지 않은 비판보다 훨씬 더 잘 수용되는 것과 같다. 하여 대안을 최대한 생각해보고 말에 담아 생산적인 말을 만드는 습관을 형성하는 것은 언제나 도움이 된다. 



마치며

이렇게 크게 6가지의 말하기 툴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한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말에는 정도가 없는 점이다. 그 주된 이유는 말은 글과 달리 즉흥적으로 나오게 되는 언어수단이기 때문이다. 어떤 형식으로 말하든, 듣는 사람의 이해를 쉽게 도왔다면 그것은 잘 말한 말하기가 된다. 하여 꼭 주장 근거 전제를 모두 갖춘 말하기를 강박적으로 할 필요도 사실상 없다. 또한 이 여섯가지 툴을 꼭 한번에 하나만 사용해야하는 것도 결코 아니다. 적절하게 섞어가며 사용하고, 너무 길지 않은 분량으로 상대의 이해를 돕는데 성공했다면 그것으로 된것이다. 말이 글보다 쉬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니 큰 부담일랑 접어두고, 쉽게 쉽게 차근차근 접근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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