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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루 Jan 05. 2022

워홀왔다가 취업해버렸다

워킹홀리데이 취업후기

또 이말을 반복하고 있지만

불과 며칠전까지만해도 이 곳 대만에서 더 남아있을 방법을 강구하기 위해 취업을 알아보며 발을 동동구르고 있었다. 면접도 몇번 다녀오고 말이다. 

연락이 오네 안오네 하면서 글도 몇개 썼더랬다. 


그러고 열흘이 채 안지나 새해가 밝았고 나는 취업에 성공했다. 

정확히 말하면 새해가 오기전 좋은 소식과 함께 한해를 마무리했다.


'생각하는 대로 된다'는 말이 갖는 힘을 믿으면서도 항상 그렇진 않다고 생각했다. 

헌데 요즘은 정말 생각하는 대로 흘러간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물론 모두 좋은쪽으로 말이다. 

생각을 주로 '~하고싶다', '~되고싶다', '~갖고싶다(주로 능력)'로 하는편이라 얻게 되는것들도 주로 꿈꾸는 것들같다. 혹은 원하는 것만 강하게 끌어서 내게로 오게끔 했거나 말이다. 


아직 완전한건 아니고 확인해야할 사안과 거쳐야할 여러 관문이 남아있지만 우선 근 2개월 그토록 원하던(?) 출근을 하게 되었다는게 팩트이다.




딱 1년만에 다시 풀타임 근무를 시작했다. 지난 회사도 새해첫날에 근무를 시작했는데, 작년일인 줄 알았는데 돌이켜보니 2년전일이라 경악했다. 

시간흐름의 체감이 2배정도 무뎌진듯 하다. 하루를 보내는 것, 주중을 살아내고 주말을 보내는 것, 한달을, 한 계절을 보내는 것, 그렇게 '살아간다'는 것에 점점 익숙해지는 까닭이지 않을까 한다. 


개인적으로는 많이 갑작스러운 결정이라 아쉬울새도 없었다. 아쉬워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는 편이 더 알맞겠다. 

대만에서의 현재 생활이 여러 방면에서 의미를 갖지만, 이곳에서 취업을 하고 거류비자를 받는것 또한 그 어느것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것이 다른 경험들보다도 인생에 더 길고 지속적으로, 또 명시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고 말이다. 

허니 이것은 일단 기쁜일이라 생각하려 했다. 

최고의 선생님과 반친구들을 만난 마지막 학기를, 단 이틀차이로 환불도 못한채 2/3치인 두달을 날려야함에도, 

매일 새롭고 다양하고, 재밌고, 영감을 주는 사람들과 외국어로 오찬을 즐기던 생활도, 

이제 정말 이곳에 적응해 온전한 자유를 얻고 나름의 루틴을 만든 생활도,  

쉬고싶으면 언제든 쉴수있는 물리적 자유로움도 

모두 이 '희소식'에 비하면 양보할 수 있는것이라 생각하며 말이다. 




헌데 첫째날 정말 그러한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생각보다 확정적이지 않은 포지션이고, 혹시나 했던 오후근무(아침수업을 참여할수있게끔)도 어렵게 되었고, 체계가 생각한것보다 더 없다는 사실에 전의가 살짝 주춤했다.

무엇보다 아침에 일찍일어나서 챙기고 대중교통을 타고 가서 9시부터 6시까지, 하루 꺠어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삭제시키는 직장인삶에 잊고있던 미미한 알러지 반응을 느낀듯하다. 


'아, 나 이거 싫어했지. 그러다가 1년 하니까 좀 적응됐었지.'

그생각에 닿자 더 아득해졌다. 또 얼마나 많은 하루와 주중과 한달과 계절을 보내야 나는 이 삶에 적응할까.

또 돌이켜보니 그 겨우 적응한 삶이 그리 충만했던 것 같지도 않다.

시간을 버티는 삶, 흘러가는 삶, 소비하는 삶의 느낌이었다. 

시간을 쪼개는 삶, 붙잡는 삶, 생산하는 삶인 지난 1년이 그리도 충만했던 이유겠다.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새로운 일터에서의 시간은 전직장보다 빨리간다. 일이 적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래, 오히려 바쁘게 몰입해서 시간을 보내는게 현타도 덜오고, 나름의 성취감도 느끼며 실제로 성장까지 할 수 있으니 더 나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이 생각이 오래 가길바라며 말이다. 




하고싶은건 다 이루어지더라 

라고 말했으니, 원하는것에 대해 말하면서 이 직장에서의 새해소감을 나누면 어떨까 한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이곳에서 더 일하게 된다면

우선 비자에 있어 크리티컬한 이점을 받기를 바라고(공작증과 거류비자, 건강보험까지)

해당 산업에 대해 최대한 다양한 포지션을 경험해보며 전반적인 흐름에 대해 많이 배우고싶다. 이후 바로 실전에 던져질 수 있게끔 많은걸 중급이상의 실력으로 끌어올리고 싶다.

또 실전용 중국어를 많이 쓸 기회가 있어 중국어가 학교에서 배울수 없었던 다른 차원,범위에서 많이 늘었으면 한다. 어디가서 중국어로 취업이 문제없게끔..

그리고 해외에서 직장생활을 누릴 기회가 되었으면. 가능하면 다른나라도.

조금더 욕심을 내 보자면 영감을 주는 사람을 이곳에서 많이 만날 수 있다면 좋겠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동료분들이 정말 열정적이고 능력이 있어보였다.


아직 2021년 한해 점검도 하지 못했는데 벌써 새해 5번쨰 날이 되었다.

올해도 재밌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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