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 에세이
예전부터 나는 다음 생에는 무엇으로 태어나고 싶냐는 질문을 사람들과 주고받았다. 누군가는 자유롭게 비행하는 새로 태어날 것이라 말했다. 다른 이는 신이나 비범한 영웅이 되는 것을 원했다. 또 다른 누군가는 무생물로 태어나 초연하게 사는 것이 소원이었다. 물론, 다시 태어나도 사람으로 살길 바라는 이들도 있었다.
난 과거엔 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고요하면서도 감성이 넘쳐흐르는 밤을 은은하게 장식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 아니겠는가? 심지어, 아주 멀리 떨어진 사람과도 같은 걸 볼 수 있는 물체는 달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나름 낭만적인 돌이다. 이런 달을 싫어한다고 들어본 적은 없었다. 난 그런 달의 멋진 특성을 닮고 싶어 그랬는지도 모른다.
상상의 영역이라 비교하는 건 웃긴 일이지만, 달과 사람 중에 어떤 삶이 더 어려울까? 달로 살아보지 않아서 정확한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아무래도 난 사람이 더 어려울 것이라 믿는다. 난 사람으로 사는 일이 너무나 어려웠다. 내가 신경 쓰고 괴롭게 느끼는 일들은 무지 많았지만, 행복은 그렇게 자주, 오래 느낄 수 없었다. 너무 불공평했다. 그래서인지 사람이 아닌 삶을 원했다.
아쉽게도 달로 환생하는 기회는 받지 못했기 때문에 난 묵묵히 사람으로 세상을 살아갔다. 인생을 아주 잘 살았다고 소문이 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며 시간을 자주 보냈다. 이런 고민은 나를 충분히 성장시키며 삶을 탐구하게 했다. 내가 발견한 답은 요약해서 비교적 단순하게 나열할 수 있다. “인생에 정해진 목적은 없다. 아는 것이 많다고 느끼지만, 사실 나는 아는 것이 없다. 자신만의 삶을 구축하고, 충만하게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이 정도의 요약을 할 수 있겠다.
생각만큼 내가 설명한 방식대로 사는 것은 역시 쉽지 않다. 내가 생각한 것이 정답일지, 정답이 아닐지, 정답이 존재하지 않을지조차도 모른다. 우린 그런 불확실하고 알 수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난 내 삶의 운명을 인정했다. 나의 삶은 도저히 모르겠다. 허나 난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갈피를 잡았다. 지금까지 쓴 나의 글들이 그러하듯, 변함없이 내가 옳다고 믿는 방식대로 살아갈 것이다. 무척 행복할 것 같다.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모두에게 찬사를 보낸다. 살아간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살고 있다는 그 자체에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 동시에, 난 사람들이 이왕 사는 인생 최대한 행복하길, 불행해 보이는 일도 관점을 바꿔 행복하다고 느끼길 바란다. 불행이 있어야 행복이 있는 법이다. 당신의 인생이 안녕하길 바란다. 당신의 삶을 멀리서 응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