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모순_2

에세이

by 이태민

중국 전국시대 초나라에 한 무기 상인이 있었다. 그가 시장에서 방패를 들고 자랑하기를, “이 방패는 아주 견고하여 어떤 창으로도 뚫을 수 없습니다!”라고 외쳤다. 이어서 창을 들고 또 자랑하기를, “이 창은 아주 날카로워 어떤 방패라도 단번에 뚫어버립니다!”라고 외쳤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한 구경꾼이 묻기를, “그렇다면, 당신의 그 창으로 당신의 그 방패를 뚫으려고 하면 어떻게 되겠소?”라고 하자, 상인이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였다.


‘모순’이라는 단어의 유래이다. 난 결국, 모든 일에 정답이 있다고 믿었다. 창이든 방패든 승자가 반드시 있는 세상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나의 딱딱한 확신은 얼마 지나지 않아 콩가루가 되었다. 내가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면, 성급한 일반화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일은 이해하기 어렵고, 모순적이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인생에 정답이 있을까? ‘전부’라는 말과 ‘예외’라는 말은 믿을 수 있을까? 나에게는 아직도 인생에 관한 수많은 질문이 존재한다. 난 그 끝없는 질문에 모두 답할 순 없을 것 같다. 모두 정답을 찾아내고 싶은 욕심이 가득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어려운 질문의 연속에서 내가 가장 확신하는 답이 하나 있다.


이 연재를 시작하게 만든 질문은 이것이다. ‘인생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놀랍게도, 나는 이제 저 질문에 응하려 한다. 인생은 정답이 있다. 무조건 있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시험의 출제자는 당신이다. 시험의 응시자는 당신이다. 답을 논술형으로 해야 한다. 채점도 당신이 한다. 점수 확인도 물론 당신이 한다. 즉, 시험의 문제도 사람마다 다르고, 정답도 사람마다 다르다.


내가 질문에 답한 것의 근거를 들어보겠다. 모든 사람이 똑같을 순 없다. 전부 다르다. 이것만큼은 예외가 없다. 쌍둥이라도 말이다. 모든 찰나의 순간과 환경, 시간, 어쩌면 인간의 세포 등 무한대에 가까운 변수들이 일련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세계관에 존재하는 당신은 유일하다. 그렇기에, 모든 이들이 가진 고유한 경험은 절대적이다.


그 가치들의 집합체인 당신은 당신의 안경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자연스럽게, 모든 이들의 안경이 다르다. 따라서 난, 각자가 자신의 삶을 정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믿는다. 모두 고유한 이름과 가치를 지닌 하나의 별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별과 다양한 물질들이 모여 우주를 이룬다.


사람으로 사는 건 너무 어렵다. 그런 이유 중 하나는, 수많은 어려움과 질문에 대처해야 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지만 다행히, 대처하는 방법에 정답은 정해지지 않은 것 같다. 이 생각도 나만의 삶에서 정답일 것 같다. 그렇기에, 조심스럽게 남의 조언은 듣지 말라는 말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남의 조언을 맹신하거나 다른 사람의 삶을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물론 필자인 내 말도 동일하다.


그렇지만, 이 말은 꼭 해야겠다. 조금은 믿어봐도 좋을 것 같다. 당신은 빛나는 별이다. 당신의 선택으로 이루어진 삶이 바로 별이다. 다른 별의 시선에 갈대처럼 흔들리기도 하며, 때론 선택을 바꾸고 싶었을 순간이 있을 것이다. 그 선택을 바꾼다면 당신의 별은 지금 존재하지 않는다. 또 다른 세계관이다. 더 나은 상황일지 아닐지, 혹은 존재하지 않을지 존재할지... 여전히 삶은 예측할 수 없으며, 어렵다. 하지만, 그 불확실성을 무기로 삼아 인생을 살아가자. 어떤 선택이 더 나은 결과인지 알 수 없으니, 우린 그저 삶을 살아가면 된다.


하고 싶은 말들이 너무 많으면서도 엉켜있어 잘 전달하기 쉽지 않다. 그래도, 이 글에 담긴 마음은 너그럽게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다. 뒤에 쓰인 말을 끝으로 연재를 슬슬 마무리하려고 한다. 하나하나의 이름을 모두 불러줄 수 없는 별들의 삶이 과하게 힘들지 않기를 바란다. 난 언제나 응원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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