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나는 대학교 도서관에서 근로하고 있다. 도서관 하면 떠오르는 물건은 아무래도 책이다. 쉽게 구할 수 없는 전문 도서나 손을 대면 가루가 되어버리는 아주 오래된 책 등 다양한 서적들을 마주할 수 있다. 어느 날 근로하면서 논문이 실려있는 책을 하나 작업하고 있었다. 국문과 관련된 논문이라 슬쩍 봤는데 한눈에 봐도 내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 방문 열듯 과감하게 열었던 책은 사무실에서 문을 열고 빠져나오듯 조용히 닫았다.
한때 세상의 모든 지식을 얻고 싶어 많은 책을 열어보았다. 발전하는 인공지능을 등에 업고 알 수 없는 분야의 지식을 모두 뇌에 담아보고 싶었다. 오랜 기간 세계에 있는 지식을 얻으려는 노력 끝에, 내가 모든 걸 이해하기란 불가능하다는 걸 직시해 버렸다. 애초에 대학교의 학부가 그렇게 많은데 평생 대학교만 다닌다고 해도 전공할 수 있는 학부가 몇이나 될까. 고작 100년 살면서. 영생을 살고 싶다는 욕심과 맞먹는 생각이었다. 우리 학교 도서관에 평생 살면서 책을 읽어도 모든 책을 다 읽진 못할 거다. 내가 읽는 속도는 신간이 들어오는 속도를 추월하지 못한다. 이런 걸 보면 인간이란 참 무력하다고 느낀다.
대학원 박사를 졸업하면 이런 말을 한다고 한다. “내가 알고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배움은 역시 끝이 없는 걸까. 나는 넘을 수 없는 지식의 벽을 두고 무력감을 느껴 돌아설까 잠시 고민했다. 결국 난 그 벽을 두드려보며 살려고 결심했다. 나는 앎을 통해 얻는 행복이 있다. 그 과정이 꽤 고통스럽긴 하지만, 그 고통보다 얻는 양질의 행복이 조금 더 나에게 크게 작용한다. 세계의 정보가 나보다 더 많은 비대칭성 세상이지만, 그래도 가시밭길을 걸어보기로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