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터 15년차, 고양이 룸메이트가 떠나고 인간이 왔다
[모든 이야기는 만화로 그려져 연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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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간 나의 룸메이트 역할을 하던 고양이 멍구가 무지개 별로 돌어가던 날 ‘나의 소중한 것을 잃는 절망’이 이런 것이라면 다시는 어떤 인연도 만들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멍구를 아는 그 어떤 사람도 만나지 않고 지내길 몇 개월. 아빠의 권유로 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는데 아무런 기대없이 나간 약속장소에서 마음속으로 외쳤다.
‘야 나 큰일 났다!!!’
누군가를 보자마자 그런 감정이 든 적은 처음이었다.
마치 나의 고양이가 인간이 되어 나타난 것처럼 성격이 멍구를 꼭 닮은 그는, 원래부터 자기 자리였던 양 내 옆을 채워주고 있었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처음엔 농담 삼아 멍구가 나 심심할까 봐 보내준 사람이 아닐까 생각하곤 했는데 지금은 정말 진지하게 그런 생각이 스멀스멀 굳어졌다. 사람이 사이비 종교에 이런 식으로 입문하는구나 싶다. 지 입맛대로 상황에 짜 맞춰서 믿는다. 어처구니가 없다는 말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내가 행복하다는데 뭐 어쩌라고.
그도 나의 황당한 이야기에 처음에는 껄껄 웃더니 이제는 본인을 흥구라고 부르는 것에 익숙해졌다. 누똥바 교에 한 명 전도시킨 셈이다.
더 늦기 전에 소중한 나의 옛 룸메이트 멍구와의 귀여웠던 순간들과 남은 인생을 함께할 새 룸메이트 흥구와의 어처구니없이 웃긴 순간들을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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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 수술을 마치고 누워있는 이 침대에서 말이다.
(현장감1000%..jpg)
이 모든걸 만화로 그리겠어!
자 시작은 치질수술이다
역시 시작은 긴박한 병원이 제 맛!
를 시작으로 츌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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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흐름으로 연재되는 15년차 일러스트레이터의 고양이,결혼,생존툰 [머쉬룸메이트]입니다.
고양이를 키우면서 생겼던 에피소드들과 사회가 암묵적으로 정한 결혼적령기를 훌쩍 넘긴 일러스트레이터의 고민과 갈등. 급작스러운 결혼준비, 그 뒤의 결혼생활등이 재미지게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