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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퇴턍규 Aug 10. 2024

한길사 북하우스, 그리고 서재 탐험

책만이 답은 아니지만...

2019년 말에 방문한 후로 5년이 지났다. (북카페 사진은 2019년에 찍은 것) 




아름다운 공간이었던 한길사의 북카페는 문을 닫았다. (정확히는 닫은 것처럼 보였다.) 각종 건축 자재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고, 여름인데도 냉기가 감돌았다. 검색해보니 2023년까지는 영업했던 것 같은데, 최근의 기록은 없다. 한때 “한국에서 가장 큰 3,500만 원짜리 책꽂이”로 유명했던 그곳은 다시 예전의 활기를 되찾기 어려울 것 같다.





아쉬운 마음으로 사람들이 거의 없는 북하우스(건물 내 서점)를 거닐었다. 마치 몰락해 가는 고려왕조처럼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 아내는 『낭만주의』와 온라인에서는 절판된 『지중해의 역사』를, 둘째 아이는 『와일드 웨더북』을 골랐다. 


나의 선택은 한길사의 창업자이자 열정적인 독서가, 그리고 예술인 마을 헤이리를 구상하고 건설한 ‘출판인’ 김언호의 신작 『김언호의 서재 탐험』이었다. 이 책은 47년간 ‘책’ 외길을 걸어온 저자가 만난 12명의 인물과의 짧은 대담과 책에 관한 일화를 담고 있다. 12명은 前 대통령 문재인, 영화감독 박찬욱, 중국 연구가 김명호, 서예가 박원규, 변호사 강금실, 시인 장석주, 출판인 이기웅, 번역가 김석희, 작가 유시민, 인류학자 한경구, 소설가 조성기, 번역가 박종일이다. 책에는 “우리 시대 독서가들과 책의 숲을 걷다.”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저는 ‘송뢰’라는 표현을 자주 씁니다. 소나무 숲 사이로 바람이 불면 들리는 은은한 소리가 마치 책과 같다는 생각이 요즘 더 많이 들어요. 책이 참 그 자체로 아름답구나, 보기에도 아름다운 책을 만들어야겠나 하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으면 좋겠다는 그의 인터뷰 중 일부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3/0011975237?sid=103



“도서관은 학생들과 시민들이 책과 함께 지적이고 즐겁고 건강하게 노는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독서에 몰입할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하지만, 서가를 걷다가 흥미로운 책을 발견하기도 하고, 낮잠도 좀 잘 수 있는 편안한 의자도 있어야 합니다. 수명이 길어지고 노인이 늘어나고 있으니, 도서관에 스파가 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퇴근 후 도서관에 가서 스파하고 책도 읽고 또 밥도 먹고 차도 마실 수 있는 도서관! 음악도 듣고 영화도 보고. 멀리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지만 토요일이나 일요일 도서관에 나와 브런치를 먹고, 하루 종일 지적 사치를 즐기다가 귀가한다면! 도서관은 시민들이 각종 모임과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 김언호(2023), 『김언호의 서재 탐험』 , p.223, “책 사 모으고 책 기증하는 인류학자 한경구”




책만이 답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책에는 많은 답이 있다. 


밤은 깊고, 주황색 조명 아래 책 읽기의 즐거움도 깊다.



***



https://v.daum.net/v/20110512105057440


https://www.donga.com/news/Culture/article/all/20110624/382980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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