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by 아빠

by typed thoughts

나는 회사 출근하는 데 두 시간 퇴근하는 데 한 시간 반이 걸린다. 주변 많은 사람들이 길바닥에 시간을 버리고 다녀 안타깝다고 한다. 피곤하겠다고 염려도 해준다. 나는 괜찮다. 같은 길을 걸어가는 동료 생각에 출근길이 짧고 집에서 나를 반겨줄 집사람이 있어 퇴근길 역시 즐겁다. 가끔 한잔할 때에는 회사에서 자고 근처 복지센터에서 운영하는 대중목욕탕을 이용해 큰 불편은 없다.


얼마 전 그 목욕탕에 갔다. 기분 좋게 씻고 나와 물기를 닦고 있는데 앞에서 지긋한 어르신이 힘겹게 옷을 입고 계신다. 친구분이 한 말씀하신다.


요즘은 다 입는데 얼마나 걸려? 20분? 30분?

20분 조금 더 걸린다고 하면서

이젠 더 천천히 입어도 된다신다.

애들 다 키워 보냈으니 별 문제 안 되신단다.


대화를 들으며 문득 그 어르신은 이제껏 얼마나 많이 옷 입히고 먹이고 가르치고 따뜻한 잠자리를 주었으며 시간을 내었을까 당신은 얼마나 얼마나 빨리 입고 먹고 했을까 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다 입고 천천히 걸어 가시는 뒷모습을 본다. 어르신 어깨에 얹혀진 이들이 이제는 나란히 걷는다.


오늘 출근길은 더 가볍다.






* "한두 글자 사전"은 아빠가 주로 쓰고 엄마와 딸이 거들고 딸이 편집하여 올립니다.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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