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 글자 사전 4” 메솔로그* by 엄마랑 딸이랑
“한두 글자 사전 3” 연재를 마칠 때 다음 연재 시작 날짜를 공지했다. 한숨 돌리며 글을 쓰자 하고 시간을 넉넉히 두었다. 그 사이 세 번의 주말마다 편집 회의를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한 번은 엄마가 여행가서 없고, 또 한 번은 아빠가 출장 가서 없고, 다른 한 번은 딸이 회사 행사로 없었다.
한국 시간으로 토요일 오전, “한두 글자 사전 4” 발행 전 미룰 수 없는 합평 시작
엄마: 오늘 아빠 없어. 급한 회사 일 때문에 지방으로 출장 갔어. 그래서 내일도 없어. 근데 당장 다음주 연재 시작이라 우리끼리라도 해야 해.
딸: 아~ 그래서 우리 단톡방에 아빠가 글 공유한 거야? 자고 일어났더니 알림 11개 와 있어서 깜짝 놀랐네.
엄마: 응, 글 쓰라고 했더니 어젯밤 기차 안에서 열심히 써서 보냈나 봐.
딸: 다음 연재를 좀 미루는 게 어떨까?
엄마: 왜?
딸: 우선 아빠가 너무 바빠서 시간이 안 되잖아. 아빠 없이 아빠가 쓴 글을 엄마랑 나랑만 합평하는 게 어려운 것 같아. 아빠한테 “이건 무슨 뜻으로 쓴 거야?” “어쩌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됐어?” 물어보면서 대화하는 게 중요했던 것 같은데.
또, 처음 시작했을 때는 글이 쌓여 있었잖아. 최근에는 당장 내일 올릴 글이 없어서 급하게 모인 적이 많고. 이렇게 쥐어짜도 되나 싶어.
엄마: 나는 쥐어짜면서라도 가야 한다고 봐. 보통 글을 쓸 때는 글이 쌓여 있을 때보다 만들어서 쓸 때가 사실은 더 많아. 그리고 아빠가 제일 아쉬워할 수도 있어. 아빠는 “한두 글자 사전”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해. 이 사전의 주체가 아빠라는 게 아빠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은 것 같아. 출장 가는 기차 안에서 폭풍 글쓰기하는 걸 보고 더 느꼈어.
딸: 나 바빠지는 바람에 사고도 많이 쳤잖아. ‘영감’ 글 “한두 글자 사전” 연재 말고 일반 게시물로 올렸고. 합평이랑 편집 다 끝내서 저장해둔 글 발행 대신에 삭제 버튼 누르는 바람에 한 시간동안 기억 더듬어서 급하게 만들어 올린 적도 있고.
아빠랑 나랑 너무 바빠져서 “한두 글자 사전”에 충분히 시간을 못 쓰는 것 같아. 그래서 쉬어가는 게 어떤가 싶어서.
엄마: 우리가 이걸 처음 시작했을 때 시간이 남아돌아서 했던 건 아니지 않나? “한두 글자 사전”이 우리 가족의 화해와 화합의 장이 될 수도 있겠다, 모두 좋은 생각이라고 동의했고. 나는 우리 글쓰기가 멀리 보고 가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렇기 때문에 그런 사고들은 중간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또, 각자의 상황이 바뀔 수도 있는 거야.
나는 ‘꾸준히’를 우선에 둬야 한다고 생각해. 퀄리티가 떨어지더라도, 글쓰기 주체가 바뀌더라도.
너가 요즘 일이 너무 많아져서 힘들어서 그런 거 아니냐?
딸: 그런 것 같아. 팀도 바뀌었고.
엄마: 아빠도 그동안 큰 변화들을 겪었잖아. 회사 근처에 숙소 생겨서 집이랑 숙소 밸런스를 찾는 중이야.
딸: 아~ 맞네. 나도 큰 변화가 있었네. “한두 글자 사전” 연재 시작한 뒤에 결혼하고 남편이랑 같이 살게 되면서 종일 합평하는 게 쉽지 않아졌지. 전에는 엄마랑 아빠랑 새벽 2시까지 떠들었는데.
엄마: 그러니까. 우리 아침 먹을 때 시작해서 저녁 먹고 나서까지 했는데.
근데 이런 고민은 “한두 글자 사전 4” 연재 날짜 공개하기 전에 했어야 되는 거 아니야? 이미 밝힌 마당에 뒤집는 건 아닌 것 같아.
딸: 그럼 이 이야기라도 지금 쓰자.
본심: 사실은 이 말이 하고 싶었습니다. 혹시 퀄리티가 떨어져도, 아빠 대신 엄마랑 딸이 글을 가끔 자주 올리더라도, 너그러이 용서 바랍니다.
* 메솔로그[mesologue]: 중간을 뜻하는 'meso-'와 이야기를 뜻하는 '-logue'를 결합하여 우리 가족이 새로 만든 단어이다.
** "한두 글자 사전"은 아빠가 주로 쓰고 엄마와 딸이 거들고 딸이 편집하여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