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릿

by 아빠

by typed thoughts

사람은 잊어야 살 수 있다

이 말이 예전엔 슬프게만 들렸지만

이제는 조금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나에겐

기억이 흐릿해지는 건 단순한 잊힘이 아니다

버티기 위한 마음이 선택하는 방식이다


비바람에 모서리가 둥글어지듯

상처도 서서히 닳아 없어지고

아픈 장면들은 조금씩 흐릿해져 간다

그 흐릿함 덕분에 오늘을 살아낼 여유가 생긴다

위로를 받는다

나는 오늘도


불완전한 기억 속에서 하루를 살아낸다






* "한두 글자 사전"은 아빠가 주로 쓰고 엄마와 딸이 거들고 딸이 편집하여 올립니다.

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