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을 조금 특별하게

by typed thoughts

2025년 말은 유난히 감흥이 없었다. 크리스마스도, 생일도, 새해로 넘어가는 순간에도. 그냥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날이었다. 크리스마스 캐럴을 찾아 듣는 대신 항상 듣던 노래만 들었고, 주변에 갈 만한 곳이나 특별한 행사가 있는지 찾아보지도 않았다. 새해 다짐은 어차피 금방 시들해지고 잊어버릴 거, 시작도 하지 말자 싶었다.


피곤하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특별하지 않게 연말이 지나가니 좀 슬펐다. 지난해는 마무리하고 새해에 새롭게 시작하는 느낌이 좋았는데, 작년의 아무것도 안 하던 내가 새해가 되어서도 마찬가지다.


다른 해의 연말 연초는 왜 설레고 좋았을까. 생각해 보면 부모님이랑 친구들이랑 생일이라고, 한 해가 끝나간다고 뭘 열심히 했던 것 같다. 크리스마스 장식이 달린 초를 꺼내고, 스테이크를 굽고, 케이크를 챙겨 먹고. 평소에는 잘 못 입던 예쁜 옷을 꺼내 한껏 꾸미고, 주변 사람들과 안부 인사를 주고받고.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들에는 누군가의 노력이 있었다.


나는 꽃다발 선물을 싫어한다. 결국 시들어서 버려야 하는 게 아깝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올해 결혼기념일에 남편에게 좋아하는 꽃을 선물 받았는데, 시들어서 버리게 될 때까지 매일매일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어차피 까먹을 거, 어차피 버릴 거, 뭐 하러 그렇게까지 하나 싶다가도 그렇게라도 안 하면 무슨 재미로 사나 싶다. 그래서 의식적으로라도 매일매일을 조금 특별하게 꾸며보는 노력을 하려고 한다. 매일 글을 쓰다 보면, 그냥 지나칠 하루에서 뭐 하나라도 발견하고 소중히 여기게 되지 않을까.


사실 매일 글쓰기는 이번이 첫 번째 시도가 아니다. 매번 시도하고, 또 실패한다. 하지만 작심삼일이어도 사흘 만에 다시 작심해서 365일 채우고, 그렇게 1년을 보내면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