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신혼여행기를 차마 마치지 못한 2024년 5월 14일 수요일,
나와 와이프의 첫 아이이자 첫 아들인 '유주(태명)'이 세상에 나왔다.
2024년 5월 14일 수요일 오후 10시 40분.
원래 이 아이의 예정일인 오늘, 뒷자리가 0으로 끝나는 시간에 깔끔하게 태어났다.
Born to be 파워J 인 것 같다.
# 진통
그제 와이프가 이슬이 맺힌다고 했고, 어제 새벽 4시 부터 진통이 10~15분 주기로 오기 시작했다. 그러다 차츰 주기가 짧아지더니 5~7분까지 잦아졌다. 와이프는 어플로 진통 주기를 체크하고 있었는데, 어플에서 이제 병원으로 갈 준비를 하라는 알람이 떴다고 한다. 새벽 부터 와이프가 진통에 시달린 줄 알았기 때문에 어느 날 보다 일찍 출근해서 오늘 있을 응급상황에 대비했다. 그러다 점심 시간에 와이프한테 1~2시간 내에 퇴근할 수 있겠냐는 질문을 받았고 바로 오후 반차를 쓰고 귀가했다.
집으로 와서 와이프가 조금 괜찮아졌다고 해서 부랴부랴 샤워하고, 와이프가 미리 싸둔 짐을 차에 옮겨 담았다. 15:40 경 병원에 도착해 바로 입원을 했다. 그때 부터 6시간 반 정도를 더 진통에 시달리다가 '유주'를 세상 밖으로 까내었다. 아직은 이목구비 정도만 파악할 수 있는 핏덩이라서 조금 더 지켜 보면서 어디가 나를 닮고, 어디가 와이프를 닮았는지 차근히 살펴보려고 한다.
# 남자의 쓸모
얼마 전 아줌마들 유머라면서 이런 얘기를 들었다.
"우리 애기는.. 들어올 때 좋았는데, 나갈 땐 제일 아프네."
어떤 아저씨의 온라인 게시물이 이목을 끈 적이 있었다.
"아이가 나오고 생산직에서 서비스직이 됐다."
여러모로 아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제외하고
남편의 쓸모, 남자의 값어치는 매우 저렴해지는 것 같다.
물론 어떻게 하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쓸모나 값어치를 높이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 같다. 다행히 와이프는 나의 값을 잘 쳐주고 있다. 자부심이 생긴다.
# '처음이라서'를 경계
아이가 나온 이후 모든 것이 처음이 되고 있다. 모든 처음에 집착하지 않으려고 한다. 모든 처음 것에 의미를 두지 않겠다. 우리 아이는 첫 째이지만 둘 째를 키우는 마음가짐으로 대하겠다.
처음이기 때문에 더 사랑하고 더 신경 쓰고 하겠지만, 처음이라서 더 예민해 지지 않고, 더 의미 부여하지 않겠다. 그럼에도 처음처럼, 처음과 같이, 처음이니만큼 최선을 다해 최고로 사랑하겠다. 와이프, 아이 모두. 우리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