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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훈 Apr 02. 2017

무한도전에게 배우는 경영과 창업 전략!

우리는 황광희로 접근하고 있을까? 양세형으로 접근하고 있을까?


2006년에 시작하여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국민 예능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무한도전. 최근 멤버들의 변화와 재정비 시간 등으로 다시 한번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어느 날 무한도전을 보다가 문득 멤버들의 영입과 변화가 창업 - 특히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전략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창업을 준비하거나 기업을 운영한다면 우리 회사는 황광희로 접근하고 있는지? 양세형으로 접근하고 있는지 한 번 생각해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에 적어봅니다. 무한도전으로 이해하는 창업 및 경영 전략!

 

 


 

 

 

요즘 무한도전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것은 역시 멤버들의 변화였습니다. 식스맨 프로젝트로 화려하게 무한도전에 데뷔하여 약 2년 간의 활동을 마치고 군대에 간 방송인 황광희를 시작으로 정형돈의 예상치 못한 하차, 게스트로 등장하여 시나브로(!) 무한도전의 한 축을 꿰차게 된 개그맨 양세형까지. 그리고 다시 재투입될 것인가로 SNS와 여론을 끊임없이 달구고 있는 노홍철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기억나시나요? 무한도전 역전의 용사들

 

 

이렇게 멤버 변화에 민감한 것은 무한도전이 여타 프로그램과는 달리 일정한 포맷이 있는 게 아니라 매주 새로운 컨텐츠와 도전으로 방송 분량과 재미를 채워야 하기 때문일 텐데요, 각 출연진들의 명확한 캐릭터와 그 캐릭터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스토리들이 프로그램의 중심이 된다는 건 두말할 나위 없을 겁니다. 그래서 그런지 각자의 별명이나 컨셉이 개인 브랜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명확한 편입니다. '유느님'부터 시작하여 돌+아이의 노홍철, 찮은이 형과 버럭 캐릭터의 박명수, 뚱보와 뚱뚱보, 식신 캐릭터의 정형돈, 정준하, 상꼬마 하하, 그리고 마지막으로 캐릭터를 잡은 종이인형 황광희까지. 각 출연자는 서로 겹치지 않는 명확한 캐릭터를 가지고 매주 에피소드 속에서 이야기와 컨텐츠를 만들어갑니다.

 

 

한 때 SNS를 달궜던 무도 관상 패러디. 이것도 각 캐릭터가 명확하기 때문에 가능했죠.

 

 

 

ㅣ 기업의 제품 라인업 같은 무도 캐릭터 구성

어느 날 문득 이런 캐릭터들이 무한도전이라는 기업 안의 각각의 주력 상품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출연진이 상품이라는 것이 아니라 출연진을 통해 만들어진 '캐릭터'가 상품이라는 겁니다.) 상품의 라인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매출이 좌우되는 것처럼 무한도전의 캐릭터 구성이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매출이 잘 나올 수도 = 시청률이 잘 나올 수도, 매출이 떨어질 수도 = 시청률이 하락할 수도 있는 거죠. 그래서 한 캐릭터가 하차를 하면 하나의 상품 라인업이 없어지는 것이고, 새로운 출연진이 등장하여 캐릭터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마치 새로운 제품을 런칭하고 브랜딩을 하는 과정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로운 멤버를 영입하기 위해 진행했던 무도 식스맨 프로젝트

 

얼마나 명확하고 빨리 캐릭터가 형성되느냐가 '무한도전'이라는 기업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랄까요. 그러다 보니 출연진 별로 캐릭터가 겹치면 안 됐었는데, 수년 전 정형돈과 정준하의 뚱보 및 먹보 캐릭터가 겹치는 것은 마치 삼성의 갤럭시S 와 갤럭시A 사이의 컨셉 구분이 모호하던 것 같기도 했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프로그램의 중심을 맡고 있는 유재석 씨는 다른 출연진들의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데에 능력자가 될 수밖에 없었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런 면에서 근래의 방송인 황광희와 개그맨 양세형의 등장 방식은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이것을 기업과 창업의 상품 런칭이라는 면에서 한 번 비유해보려 합니다.

 

 

 

ㅣ 식스맨 황광희의 화려한 등장

많은 분들이 아시듯이 방송인 황광희는 식스맨이라는 프로젝트로 등장했습니다. 무려 6주에 걸친 엄청난 프로젝트로 기획된 이 과정은 무한도전이라는 '기업'이 멤버라는 '캐릭터(상품)' 라인업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였죠. 2015년 3월 14일에 419회 <식스맨 특집> 으로 시작한 이 시리즈는 4월 18일 <무도 식스맨 여섯 번째 이야기>로 끝을 맺을 때까지 언론과 SNS에 수많은 이슈를 만들어내며 방송인 황광희를 무도의 여섯 번째 멤버로 결정합니다. 

 

짜잔! 무한도전 여섯 번째 멤버 황광희!

 

이 과정은 마치 기업들이 상품을 시장에 런칭하기 전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완벽한 상품을 런칭하기 위해 전사적 전략을 아끼지 않는 것같이 보였습니다. 티저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기대를 한 껏 높이고 기업 내부적으로도 '자, 이제 우리 이런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중요한 상품을 런칭하니 절대 실패해서는 안됩니다. 우리 모두 힘을 다합시다!' 라는 것과 같달까요. 6주라는 (아마) 최장 기간의 투자를 통해 절대 실패해서는 안 되는 주요 상품을 제작하여 런칭하는 기업의 모습이었습니다. 


스타트업 창업의 상황에 비유하자면, 식스맨 선정을 위해 들인 시간과 비용 등은 '나 창업합니다. 이러이러한 상품을 만들었고 언제 런칭할 거고 그러기 위해서 법인을 내고, 법인 차량을 마련했고, 어디 어디에 사무실을 마련했고요, 자 기대해주세요. 런칭하면 대박 날 거예요.' 라고 미리 홍보하는 것과 비슷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황광희 씨가 영입된 것은 짠! 하고 상품을 시장에 런칭한 거죠. '앞으로 잘 지켜봐 주세요! 이제 런칭합니다!'


출발합니다! 스타트업 창업!

  

 

 

ㅣ 큰 투자에 따르는 큰 리스크

이렇게 기존 기업이든 창업이든 새로운 상품 런칭을 위해 많은 노력과 자본과 시간을 투자하는 경우, 실패하면 큰 손해를 보는 상황이 됩니다. 그리고 개발 과정을 이미 열심히 홍보했기 때문에 중간에 문제가 인지되더라도 철회하거나 변경하기도 어려워집니다. 실제로 많은 노력을 들인 식스맨 프로젝트는 무한도전에게 제법 부담이 되었다는 평가가 없지 않았습니다. '6주나 들여서 선정한 인물인데 그만큼 재미있겠지? 기존 캐릭터들과 시너지를 내면서 빅재미를 만들어주겠지? 어떤 캐릭터가 될까?' 등 높아진 시청자들의 기대감은 마치 성공적인 기존 제품들과 동급으로 런칭되는 새 제품이나, 홍보를 한껏 해 놓은 창업 상품 런칭을 바라보는 소비자들과 같았습니다. 게다가 이미 시간과 노력 등 많은 투자가 들어갔기 때문에 중간에 프로젝트를 변경하거나 중단하기도 어려워진 상태였죠. 여기서 나오는 결과로 끝까지 승부를 봐야 하는 상황을 맞이한 겁니다.

 


식스맨 프로젝트는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투데이 기사

 


실제로 무한도전은 이후 녹록잖은 시간을 겪기도 했습니다. 출연진 캐릭터 형성에 최상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유재석 씨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식스맨으로 들어온 황광희의 캐릭터가 생각보다 빨리 잡히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기존의 캐릭터들과의 시너지가 쉬이 발생하지 않아 캐릭터가 붕 뜬다는 의견 등이 SNS를 통해 회자되기도 했죠. 하지만 이미 식스맨 프로젝트로 너무 큰 이슈잉을 해버린지라 이제 와서 출연진을 바꾸거나 더할 수는 없었고, 어떻게든 이 상황에서 무도를 진행해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생각지 못했던 정형돈의 하차는 이제 겨우 캐릭터를 잡아가던 황광희와 다른 멤버들의 관계도를 크게 바꾸며 충격을 주었습니다.



잠정으로 예정되었던 정형돈의 휴식은 결국 하차가 되었습니다.

 

이 과정은 기업이나 창업자들이 많은 노력과 시간, 자본을 들여 제품을 런칭했을 때에 마주할 수 있는 어려움을 보여줍니다. 아직 시장 검증이 되지 않은 새로운 상품이 생각보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빨리 얻지 못하는 경우, 이미 많은 노력과 자본이 들어갔기 때문에 상품을 교체하거나 수정하기는 어렵고 일단 이 상품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상황이 되는 거죠. 개발 과정에서 이미 이 상품의 특징과 가격, 기존 제품과의 관계 등 많은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알려놨기 때문에 제품 컨셉을 바꾸거나 변경하기가 어려워집니다.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자칫 투자금을 최대한 빨리 회수해야 하는 '아픈 손가락'이 될 수도 있는 거죠. 이런 와중에 제품 라인업 중 하나에 문제가 생겨서 매출이 줄게 되면 그 충격은 신제품이 없을 때 보다 훨씬 더 크게 기업에게 다가오게 됩니다. 'High Risk, High Return' 이지만 검증되지 않은 Risk 는 예측할 수 없을 때 생각보다 매우 클 수 있는 것입니다.

 

 

 

ㅣ 게스트를 통한 시장성 검토?

이렇게 2015년 4월 식스맨의 등장과 2015년 11월 정형돈의 예상치 못한 하차는 무한도전에 생각보다 큰 공백을 남겼습니다. 기존 멤버들은 아직 캐릭터가 안착되지 못했던 황광희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줄 여력이 부족해졌고 정형돈의 빈 공간을 메우기 위해 고군분투했습니다. 이는 멤버들 뿐만 아니라 제작진(기업으로 따지자면 기획팀이나 이사진)과 시청자(소비자)들도 느끼기에 이르렀죠. 그러면서 거의 매주 게스트들을 통해 에피소드를 이어가기 시작합니다. 2015년 말부터 2016년 초까지 정말 많은 게스트들이 다양한 에피소드에서 등장했습니다. 그 유명한 잭 블랙도 이때(2016년 1월 30일 465회)에 등장했죠.


큰 웃음 주며 시청률 15%를 넘긴 잭 블랙 에피소드

 

이경규, 김구라, 심형탁, 유해진, 유희열, 샘 해밍턴, 데프콘, 조세호, 이말년, 기안84, 샘 오취리, 지코 등 내로라하는 연예계 인물들이 게스트로 등장했고 이 중에는 마치 새로운 멤버 실험 현장이라고 느껴지는 에피소드들도 있었습니다. 많은 게스트들을 통해 현재 5인 체제의 무한도전 멤버들과 합이 잘 맞고 많은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캐릭터를 발견해내려고 하는 느낌이랄까요. 그러던 와중에 2016년 4월 2일 양세형이라는 게스트가 등장하게 됩니다.

 

 

 

ㅣ 살짝 등장한 양세형 

'무한도전 퍼펙트 센스' 에피소드의 게스트였던 양세형은 등장하자마자 '허언증'과 '관심병' 캐릭터로 빠르게 기존 무한도전 멤버들과의 시너지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당시 인기 상한가를 치던 지코와 같이 게스트로 나왔고, 방송 과정 중 탑 걸그룹 중 하나인 '여자친구'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양세형이 가장 이슈가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밉지 않은 깐족 캐릭터로 순식간에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은 양세형

 

이후 양세형은 스리슬쩍 은근슬쩍 게스트라는 이름으로 계속 무한도전에 등장합니다. 무한도전 최고의 에피소드 브랜드인 '무한상사', 많은 웹툰 작가들이 등장했던 장기 프로젝트 '무한도전 릴레이툰', 매년 등장하는 납량 특집 '무한도전 귀곡성', 큰 이슈를 만들었던 러시아 촬영 '무한도전 그래비티'까지 굵직굵직한 에피소드들을 같이 하면서 사실상 고정 멤버가 된 것이 아니냐라는 여론의 반응이 나타나기에 이르렀죠. 그러다 2016년 말 '양세형 씨가 내년에도 함께 하냐'는 질문에 유재석이 '네' 라고 답하는 장면과 연말 시상식에서 무한도전 팀으로 등장하는 모습을 보고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사실상 고정 멤버가 되었다고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제작진의 선언이 아니라 시청자들이 SNS나 블로그 등을 통해 먼저 인정을 한 셈이죠. 여기에는 그동안의 양세형 캐릭터의 활약을 보면서 '계속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여론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연말 시상식에 사이좋게 등장한 '게스트' 양세형

  

 

 

ㅣ 양세형의 고정과 린 스타트업 전략 

이 과정은 기존 황광희의 영입 때와는 매우 다른 방법과 전략이었습니다. 요즘 창업의 효과적인 전략으로 인정받는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전략과도 상당히 닮아있었는데요, 요지는 이러합니다.


기존의 기업 신상품 런칭은 실패하기 어려운 최고의 상품을 완벽하게 만들어 시장에 내놓고, 더 많은 소비자들이 접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과 홍보를 동원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상품이 매우 다양해지고 너무나 많은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이러한 전략의 성공률은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전통적인 마케팅 방법도 투자 대비 효용이 줄어든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자본과 마케팅 능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창업)에게는 애초에 사용하기 어려운 전략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길고 가늘게 사는(?)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전략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린 스타트업 전략은 간단히 말해 '발생할 수 있는 하나의 큰 실패를 여러 개의 작은 실수로 나누어 빠르게 실수를 수정하며 리스크를 최소한으로 하는 전략' 을 말합니다.

 

린스타트업의 간단한 순서도

 

 

네이버 시사상식 사전에 보면 린 스타트업은 '아이디어를 빠르게 최소요건제품(시제품)으로 제조한 뒤 시장의 반응을 통해 다음 제품 개선에 반영하는 전략' 이라고 나옵니다. 즉,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기능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벼운 제품(Minimum Viable Product, MVP)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고 반응을 본 다음에 부족한 부분을 수정하여 내놓는 방식이죠. 또, 개선된 제품을 다시 시장에 내놓고 소비자의 반응을 보고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하여 자본과 시간의 투자를 효율화, 최소화하면서 소비자에게 더욱 적합한 제품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많은 자본과 노력을 투자한 제품이 히트를 치지 못할 경우 이는 큰 실패가 되지만, 이렇게 길고 잘게 과정을 나누어 적은 자본과 시간 투자를 통해 최소요건제품을 내고 다시 개선을 반복하면 큰 실패가 작은 실수들로 변환되고 이를 만회하며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됩니다.

 

 

기존 제품 개발과 린 스타트업 개발의 차이를 좀 더 자세하게.

 

 

무한도전에서 양세형이라는 인물을 영입할 때 보여주었던 방법이 바로 이 린 스타트업 전략과 유사했다고 느껴집니다. 비유하여 설명하자면 이런 방식일 겁니다.



1. 먼저 다양한 게스트들을 통해 시청자들이 원하는 빅재미를 찾는 과정을 거칩니다. 

     ▶  다양한 시제품을 통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니즈를 찾는 과정을 거칩니다.


2. 식스맨처럼 멤버로 영입되는 것이 아니고 '게스트'라는 이름을 사용했기 때문에 만약 시청자 반응이 좋지 않더라도 다음 에피소드에 바꾸면 됩니다. 

       기존 방식의 제품 런칭처럼 바로 상품화되는 것이 아니고 '시제품'이라는 이름을 사용했기 때문에 만약 소비자 반응이 좋지 않더라도 시제품 판매를 중단하면 됩니다.


3. 그러다가 양세형이라는 캐릭터에서 시청자들의 반응이 포착되었고,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거치면서 이 새로운 캐릭터의 인기를 확인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어떤 시제품에서 소비자들의 구매 니즈가 포착되었고, 여러 가지 시장 상황 테스트에서 이 상품의 시장성을 확인하게 됩니다.


4. 중간중간 발생했던 비평적 여론과 댓글들 - 기존 멤버들을 너무 깐다(?)든가, 너무 깐족(?)댄다는 등 - 을 보며, 이를 보완하고 캐릭터를 수정하면서 센스 있는 감초 역할로 점점 시청자들이 만족할만한 캐릭터로 다듬습니다. 

       중간중간 발생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비평들 - 기존 제품의 시장을 잠식한다든가, 특정 기능이 부족하다는 등 - 을 보며, 이를 보완하고 단점들을 개선하면서 소비자들의 니즈와 더욱 맞는 상품으로 완성도를 높입니다.


5. 그러다 보니 무한도전에서 정식으로 양세형 씨를 고정 멤버로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들이 스스로 고정화를 원하고 요구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무한도전 고정 멤버가 되었죠.

       그러다 보니 기업에서 정식으로 이 제품을 런칭하고 마케팅하는 것보다 먼저 소비자들이 이 제품을 원하고 요구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기업의 주요 제품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시장성이 검증되지 않고 리스크가 높은 신제품을 런칭하고 소비자들에게 마케팅을 통해 알리는 것이 아니라, 최소요건을 충족하는 가벼운 시제품의 런칭과 소비자 반응 추적, 빠른 제품 수정(Pivot) 과정을 통해 소비자들이 제품을 인식하고 원하게 만드는 전략이라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ㅣ 정답은 없다.

물론 식스맨을 통해 화려하게 등장한 황광희 씨와 은근하게 게스트로 등장하여 고정을 하게 된 양세형 씨, 어느 전략이 절대적으로 맞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상황에 따른 최상의 선택을 해야 하는데 크게 보았을 때 선택의 기준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1) 식스맨 황광희 타입 전략은 언제?

이미 기존에 브랜드가 형성되어 있는 상태라면 황광희 씨의 영입 전략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요즘 가수들은 티저 음악과 영상, 사진들을 열심히 활용합니다. 이미 많은 시청자들이 인식하고 브랜드가 탄탄한 아이돌들은 티저와 선공개곡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최대로 높이고 여론 몰이를 한 후 짠! 하고 등장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이는 기존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충분히 긍정적이고, 신제품에 대한 퀄리티가 보장되는 상황에서 매우 큰 효과를 냅니다. 삼성이나 애플의 신제품 언팩 행사도 크게 보았을 때 이와 마찬가지라 할 수 있죠.


4월 21일 앨범발매를 앞둔 아이유의 두 번째 선공개곡 티저. 이제는 복수의 선공개곡의 티저까지 여러 전략을 씁니다.

 


   (2) 양세형 고정멤버화 전략은 언제?

반대로 브랜드가 아직 정립되지 않고, 소비자들이 어떤 특징이 있는지 모르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들은 양세형 씨 고정멤버화 전략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슬쩍 소비자에게 시제품을 노출시키고 반응을 보고 판매를 하거나 개선을 하는 방식인 거죠. 그래서 기존 기업 뿐만 아니라 특히 스타트업 창업 시 이러한 린 스타트업 전략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고요. 혹자는 최소요건제품(MVP)도 아니고 심지어 제품이 되기 직전 상태(아직 제품 제작에 돈을 들이지도 않은 컨셉 페이퍼 상태)를 만들고 이를 사전 예약하는 웹페이지를 만들어서 구매 신청을 받고 어느 정도 구매자가 있으면 그때 시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까지 주장합니다. 실제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출시되면 사겠다는 이메일 예약'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구매자들이 별로 없으면 '이 제품 출시는 기술적 문제로 캔슬되었습니다. 더 좋은 제품으로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라고 하면 되니까요. 그렇게 까지 가늘게(Lean) 제품 출시 테스트를 하여 투자를 최소한으로, 최대의 효율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양세형씨의 고정을 넌지시 내비쳤던 '북극곰의 눈물'편

  


  

ㅣ 린 스타트업 전략의 매력

큰 기업들도 이러한 린 스타트업 전략을 많이 차용합니다. 소규모의 인력으로 구성된 사내 벤처의 활성화는 물론이고, 소프트웨어 기업의 경우에는 새 버전 런칭 전에 '개발자 페이지'라고 해서 여러 가지 실험 단계의 기능들을 제공해놓고 소비자들의 반응을 본 후 적용 여부를 판단하기도 하고, 베타 버전을 길게 가지면서 유저들의 사용행태를 추적하여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개선하기도 합니다. (이 브런치 서비스도 아직 베타 버전이라는 사실!) 거칠게 표현하면 '베타 버전'이란 무한도전에 있어서 '게스트'인 거죠.


보이시나요? brunch 로고 위 작은 beta 표시

 

지금 회사의 경영 및 마케팅에 종사하거나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나는 지금 황광희 씨를 영입했을 때의 식스맨 전략을 사용해야 하는지, 아니면 양세형 씨가 고정 멤버가 되는 과정의 전략을 사용해야 하는지 우리 제품의 특성과 시장 상황을 보고 판단하고 적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ㅣ 정리하며.

일전에 한 마케팅 강의에서 유명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운영하시던 분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천만에 달하는 많은 이용자를 바탕으로 새로운 서비스 런칭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회사 내부적으로 너무나 많이 알려지고 기대를 한 몸에 받아서 가속이 붙은 열차처럼 멈출 수도, 쉽게 컨셉을 바꿀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서비스의 시장이 크게 떠오르는 중이기도 했고, 기존 서비스에서 많은 유저를 확보한 터라 성공을 점치고 멋지게 런칭을 했는데 아뿔싸! 천만 유저 중 런칭 1주일 동안 유료 가입자가 단 한 명이 나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그때 느꼈던 위기감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하네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회사 전체 구조조정이 들어가며 수익이 많지 않은 서비스들은 중단하는 것으로 결정되어 더 이상의 출혈 없이 빠르게 서비스를 닫았다고 합니다. 훨씬 가벼운 형태로 데모를 제공하고 기간제 베타 서비스 등으로 소비자 동향을 봤다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텐데 싶었다고 합니다. 큰 실패를 여러 번의 실수로 나누어 빠르게 보완하는 린 스타트업 전략을 잘 알고 있었지만 실제 도전과 적용은 또 다른 이야기더라고 하시더군요.

 

'무한도전' 처럼 정말로 '도전'하고 '실행'해야 겠습니다.

 

린 스타트업이다 최소요건제품(MVP)이다 하면 조금 어렵거나 개념이 딱 와 닿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실전에서는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럴 땐 황광희의 식스맨 프로젝트냐, 양세형의 고정 멤버화 과정이냐로 생각하면 더 쉽게 이해하고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문득 무한도전을 보다가 글을 적어봤습니다. 

 

 

우리 제품은 황광희로 접근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양세형으로 접근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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