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은 늘 양날의 검이다"
2024년, 시장은 우리에게 수많은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한 해의 주요 이벤트들을 모두 정리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우리가 이로부터 배운 교훈들은 깊이 새겨둘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새로운 시장 변화가 우리의 포트폴리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할 때 이 교훈들은 더욱 값진 참고가 될 것입니다.
1. Facts can be misleading
제가 올해 배우거나 재확인한 첫 번째 교훈은 "팩트도 오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주요 미디어들은 보도의 정확성 면에서 신뢰할 만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보도된 내용이 투자자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지 않는다는 보장은 아닙니다.
오랜 시간 방대한 양의 시장 데이터와 뉴스를 분석한 결과, 문제가 될 수 있는 세 가지 유형의 '정확한 팩트'가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첫째, 정확하게 인용됐지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소스, 둘째, 사실이지만 중요한 맥락이 생략된 경제지표, 셋째, 실제 사례이지만 구조적 추세와는 괴리가 있는 개별 사례들이 그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모든 시장 정보는 거시적 맥락과 철저한 팩트 체크를 필요로 합니다. 이것이 2024년 시장이 우리에게 남긴 첫 번째 교훈입니다.
2. Relative metrics and absolute metrics can send seemingly conflicting signals
시장과 경제는 동시에 악화되면서도 좋을 수 있고, 또한 개선되면서도 나쁠 수 있습니다. 이는 '악화'와 '개선'이 상대적 개념인 반면, '좋음'과 '나쁨'은 절대적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독감에서 회복되기 시작할 때와 비슷합니다: 상태가 나아지고는 있지만(better), 그렇다고 해서 컨디션이 좋은(good) 것은 아닌 상황처럼 말입니다.
시장과 경제에서 이러한 혼란은 투자자들이 주시하는 다양한 지표들을 살펴볼 때 더욱 두드러집니다. 예를 들어, 규모는 절대적 개념입니다. 이 규모를 설명하는 '성장'과 '위축'은 상대적 표현이죠. 하지만 '성장' 자체도 절대적 개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설명하는 '가속화'와 '감속화'는 다시 상대적 표현입니다.
여기에 새로 발표된 데이터를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와 비교할 때 또 다른 복잡성이 더해집니다. 어떤 지표가 좋으면서(good), 성장하고 있고(growing), 가속화되고(accelerating) 있더라도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에는 못 미칠 수 있는 것입니다.
교훈: 어떤 지표가 악화되었거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고 해서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닙니다. 상대적 지표를 강조하는 헤드라인을 볼 때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3. Reliable metrics will sometimes send false signals
신뢰할 만한 지표도 때로는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습니다.
경제 예측가들은 수익률 곡선(yield curve)이나 컨퍼런스보드의 경기선행지수(Leading Economic Index)와 같은 지표에 과도하게 의존하다가 쓴맛을 보았습니다. 과거에는 매우 신뢰할 만했던 이러한 경기침체 예측 지표들이 최근 몇 년간 제대로 된 예측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놀란 것은 아닙니다. 다른 대부분의 경제 데이터들은 경제가 여전히 상당한 성장 여력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우리는 경제를 바라볼 수 있는 많은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의 매일 고용, 제조업 활동, 주택, 소득, 소비, 심리지수 등에 대한 정기적인 업데이트가 제공됩니다. 이를 통해 단일 지표가 보내는 신호를 확인하거나 반박할 수 있는 수많은 기회가 있는 것입니다.
교훈: 단일 지표의 신호에만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4. An expert’s market view may change with timeframe
전문가의 시장 관점은 시간 프레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단기 트레이딩으로 수익을 내려 하고, 또 다른 이들은 수년에 걸친 장기 투자로 자산을 늘리고자 합니다. 많은 투자자들은 이 두 가지를 병행하기도 하죠.
시장 전문가의 의견을 들을 때 가장 먼저 물어봐야 할 것은 "시간 프레임이 무엇인가?"입니다. 1개월인가요? 1년인가요? 수년인가요? 하루인가요?
왜 이것이 중요할까요? 같은 전문가가 "몇 주 안에 주식이 하락할 것"이라고 하면서도, 동시에 "몇 년 후에는 더 높은 수준일 것"이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월가의 전략가들이 내년 S&P 500 지수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3-5년 후에는 훨씬 더 높은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매우 흔한 일입니다.
교훈: 전문가의 의견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려 한다면, 그들이 어떤 시간 프레임을 두고 말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5. Stocks that split tend to outperform
주식 분할을 실시하는 기업들은 대체로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보면, 주식 분할(stock split)은 기업의 근본적인 가치(fundamentals)에 아무런 변화를 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식 분할은 경영진이 자사의 미래 전망에 대해 가진 확신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으며, 이는 향후 몇 달, 분기, 연간에 걸쳐 기업의 시장 가치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역사적 데이터를 보면, 주식 분할을 발표한 기업들은 대체로 시장 평균 수익률을 웃도는 성과를 보여왔습니다.
교훈: 금융시장에서는 이론과 실제가 항상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6. There’s more than one way to perceive the same economy
동일한 경제 상황도 여러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습니다.
2024년, 경제는 계속 성장했고, 노동시장은 일자리를 늘려갔으며, 인플레이션은 지속적으로 완화되었습니다. 이는 부인할 수 없는 경제 지표상의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 해 동안 기업과 소비자 심리는 대체로 약세를 보였습니다. 다시 말해,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는 경제적 상황이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체감 경기는 좋지 않았다고 느꼈습니다.
아마도 이는 편향된 정치적 내러티브의 영향일 수 있고, 또는 조회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편향된 방향으로 보도하는 뉴스 미디어의 영향일 수도 있습니다.
교훈: 투자자들은 주가의 장기적 동인인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실질적인 변화에 집중해야 합니다. 기업 실적은 사람들이 경제를 어떻게 느끼는지가 아니라, 실제 경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의해 좌우됩니다.
7. Data will zig zag
데이터는 지그재그로 움직입니다.
경제 데이터는 '모네의 그림'과 같습니다: 멀리서 보면 패턴과 추세가 명확하게 보이지만,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혼돈 그 자체입니다.
단기적인 데이터 움직임을 분석하는 것은 위험한 작업입니다. 특히 경제 흐름의 큰 변화를 예측해 포지션을 조정하려는 조급한 투자자나 트레이더들에게는 더욱 그렇습니다.
안타깝게도 기존 트렌드의 종말과 새로운 트렌드의 출현은 몇 달이 지난 후에야 명확해지곤 합니다. 처음에는 추세 전환점으로 보였던 것이 실제로는 단순한 노이즈인 경우가 많습니다.
교훈: 한 달치 데이터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움직였다고 해서 과도하게 반응하지 마세요.
8. Expect a lot of bad news coverage of the stock market
주식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는 언제나 넘쳐납니다.
주식시장은 대체로 상승합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80% 이상의 시간 동안 상승장(bull market)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주식시장에 대한 뉴스는 대부분 부정적으로 보도될까요?
이전에도 논의했듯이, 부정적인 기사가 긍정적인 기사보다 더 많은 관심을 끌기 마련입니다. 여기에는 앞으로 다가올 위험을 경고하는 비관적인 전망도 포함됩니다. 일부 언론사들은 이러한 경향을 이용해 부정적인 뉴스를 과도하게 보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더 단순한 설명이 있습니다: 주식시장은 실제로 하락하는 날이 많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전체 거래일의 47%가 하락으로 마감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제 뉴스 매체들은 주식시장을 매일 보도하고 있죠.
교훈: 투자 기간이 짧아질수록 주가 하락 확률은 높아집니다. 이것이 바로 일간 주식시장 보도가 부정적으로 치우치는 이유입니다.
9. Simple explanations aren’t always the correct ones
단순한 설명이 항상 정답은 아닙니다.
금리 인상의 영향을 생각해보겠습니다. 금리 상승은 나쁜 것일까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보유한 대부분의 부채가 고정금리이고, 현금은 변동금리로 이자 수익을 얻고 있다면 말입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금리가 상승했음에도 많은 기업과 가계의 순이자비용은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교훈: 대부분의 경제 현상은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를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효과들의 균형은 직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투자는 복잡합니다. 특히 투자자들이 끊임없이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 있을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투자에는 지름길이 없습니다. 최소한 새로운 정보를 접했을 때는 항상 맥락을 찾으려 노력해야 합니다. 도움이 되는 맥락에는 현재의 다른 관련 데이터들과 역사적 유사 사례들이 포함됩니다.
<출처:tker.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