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집중 포트폴리오의 위험과 다각화의 효익

by 투영인

“덕(virtue)은 그 반대에 의해 증명된다”라는 말처럼, 다각화(diversification)의 효익은 초집중(hyper-concentration)의 비용을 통해 증명된다.


많은 투자자들, 특히 워런 버핏과 같은 저명한 인사들은 다각화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는 사람에게는 별 의미가 없다”고 믿는다. 버핏은 “일생에 세 개의 훌륭한 기업을 찾으면 매우 부자가 될 것이고, 그것들을 이해한다면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초집중을 옹호하기까지 한다.


반면, 수백 개, 때로는 수천 개의 종목으로 구성된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연구를 발전시킨 금융경제학자들은 노벨상을 수상했다. 이들의 연구는 금융시장의 기능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뱅가드(Vanguard)와 블랙록(BlackRock)과 같은 수조 달러 규모의 투자회사가 탄생하는 기초가 되어 수백만 투자자들의 부를 불려왔다.


따라서 서로 상충하는 주장들이 존재한다. 다각화는 무지한 투자자만 하는 “di-worsification(악화된 다각화)”인가, 아니면 위험 증가 없이 투자 성과를 개선하는 “공짜 점심”인가. 두 가지가 동시에 참일 수는 없다.


우리는 주식 투자 맥락에서 집중 투자의 최선의 논거와 수십 년간 축적된 실증 데이터를 비교하여 이 상반된 주장을 평가하고자 한다.


집중 투자를 옹호하는 주요 논거


Alpha Theory의 Concentration Manifesto에서 제시한 초집중 옹호 논리는 크게 세 가지이다.


확신(Conviction): 종목 선정을 위한 시스템이 어느 정도만 갖춰져 있다면, 매니저는 더 매력적인 주식이 덜 매력적인 주식보다 기대수익률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논리에 따르면, 매니저는 가장 매력적이라고 확신하는 소수 종목에 집중해야 초과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


정신적 자본(Mental capital):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각 종목을 연구하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에 한계가 있다. 종목 수가 늘어나면 매니저의 시간이 분산되므로, 소수 종목에 집중해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더 낫다.


다각화는 자산배분가의 몫: 개별 매니저는 자신이 아는 투자에 집중해 기대수익을 극대화해야 하고, 위험 관리는 여러 집중형 매니저에 분산투자하는 자산배분가가 맡아야 한다. 따라서 다각화를 택하는 매니저는 벤치마크 추종을 선택한 겁쟁이로, 커리어 안정을 위해 알파를 희석시키는 존재로 여겨진다.


야일(Yale) 모델을 따르는 많은 기관투자가들과 일부 펀드 매니저들은 이러한 원칙을 신봉한다.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


우리는 여름 동안 초집중 주식 매니저의 성과에 대한 증거를 평가했다. 학계 및 업계 연구를 검토하는 한편(특히 Owen Lamont의 훌륭한 논문을 권한다), 자체 시뮬레이션 환경을 구축해 집중이 포트폴리오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시뮬레이션은 세 가지 결론으로 이어졌다.


극단적 집중은 위험을 높이고 기대수익률을 낮춘다.

투자의 핵심 과제는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다. 더 많은 연구나 더 강한 확신이 더 나은 예측 정확도로 이어지지 않는다.

집중 포트폴리오에 투자하는 자산배분가는 매니저 선택에서 생존자 편향(survivorship bias)의 위험이 더 크다.


극단적 집중은 위험을 높이고 기대수익률을 낮춘다


초집중 포트폴리오의 핵심은 집중과 변동성(volatility)의 관계이다. 변동성은 수익률에 직접적인 음의 영향을 미친다. 이를 변동성 드래그(volatility drag)라 한다.


예를 들어, 1년 차에 -10%, 2년 차에 +10%를 기록한 포트폴리오는 총 -1% 손실이다. -20% 후 +20%는 -4% 손실, -30% 후 +30%는 -9% 손실이다. 변동성의 선형적 변화가 총수익에서는 제곱에 비례하는 손실로 이어진다. 이런 극단적 변동은 초집중 포트폴리오에서 더 자주 발생한다. 다각화는 이러한 개별 종목 위험을 줄이는 가장 손쉬운 경로이다.


“다각화는 자산배분가 몫”이라는 주장은, 변동성 드래그가 각 집중형 매니저에게 동일하게 작동한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따라서 매니저 전략이 서로 상관이 낮더라도, 초집중 자체로 인해 각자의 기대수익률은 낮아진다. 이로 인해 기금(endowment)과 재단(foundations)은 필요한 수익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더 크다.


재단이 매년 자산의 5%를 지출해야 한다면, 장기간(예: 10년)에 걸쳐 순수익률이 5% 이하로 떨어지면 자산 기반이 줄어들고 장기적인 미션 수행이 어려워진다. 우리는 다양한 집중 수준에서 이 수익률 부족(shortfall) 확률을 시뮬레이션했다.


[그래프 1: 10년간 <5% 순연환산 수익률 확률 (1996–2023)]

1-8.png?type=w773


순위 없는 포트폴리오(unranked portfolios)는 어떠한 팩터 편향 없이 무작위로 종목을 선택하여 집중도만의 효과를 보여준다. 품질 순위 포트폴리오(quality-ranked portfolios)는 시뮬레이션된 운용사들이 수익성과 잉여현금흐름 창출 능력에 따라 최고의 아이디어를 선별하는 순위 시스템과 결합된 집중도의 효과를 나타낸다. 이러한 품질 포트폴리오는 총이익/자산(Gross Profit/Assets) 50%, 잉여현금흐름/자산(Free Cash Flow/Assets) 50% 가중치로 순위를 매긴 유니버스에서 구성된다.


순위 없는 포트폴리오 분석 결과, 초집중투자(hyper-concentration)는 운용사가 10년간 LP들의 최소 수익률 목표인 5%에 미달할 위험을 두 배로 증가시킨다. 5-10개 종목 포트폴리오는 10년간 연율 5% 미만 수익률을 기록할 확률이 약 40%인 반면, 50개 이상 종목을 보유한 순위 없는 포트폴리오의 목표 미달 위험은 대략 20%이다. 목표 미달 확률은 약 50개 종목에서 안정화되기 시작하여 500개 종목까지 거의 동일한 수준을 유지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품질 순위는 분산된 포트폴리오에 추가적인 위험 감소 효과를 제공하며, 50개 이상 종목을 보유한 품질 포트폴리오에서 목표 미달 확률이 8-13%포인트 낮게 나타난다. 그러나 품질 노출의 효과는 초집중 포트폴리오에서는 평균적으로 나타나지 않으며, 5-10개 품질 종목은 동일한 집중도의 순위 없는 포트폴리오와 약 40%의 목표 미달 확률로 거의 동일한 위험을 보인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변동성 끌림(volatility drag)이 팩터 노출로 인한 수익률 프리미엄을 상쇄하기 때문이다. 최고 순위 5-10개 종목으로 구성된 초집중 포트폴리오는 실제로 50개 이상 종목의 분산된 포트폴리오보다 총수익률이 낮다. 이는 5-10개 종목의 초집중 전략이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평균 1%포인트 이상 하회하는 순위 없는 포트폴리오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또한 순위 포트폴리오에서도 마찬가지로, 초집중 품질 전략이 지속적으로 분산된 포트폴리오보다 높은 순위의 종목으로 리밸런싱함에도 불구하고 분산된 품질 포트폴리오를 1-2%포인트 하회한다.


품질 프리미엄(quality premium)을 시장 수익률 10% 대비 품질 순위 포트폴리오의 초과 총수익률로 정의하여 측정한 결과, 변동성 끌림이 초집중 포트폴리오에서 품질 노출의 효과를 완전히 상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품질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초집중 포트폴리오는 평균적으로 시장을 하회한다. 반면 품질 순위 종목의 분산된 포트폴리오는 평균 1-2%포인트 시장을 상회하며, 이 프리미엄은 포트폴리오가 50개 이상 기업을 보유한 후 안정적으로 1%포인트를 초과한다.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초집중 포트폴리오는 순수익률 기준으로 분산형보다 1.5~2.5%p 뒤처진다. 50종목 이상 보유한 포트폴리오부터 기대수익률이 안정화되며, 품질 요인을 반영한 경우(net of fees)에도 8~9%대 수익률이 유지된다.


[그래프 2: 10년간 총수익률 및 품질 프리미엄 (1996–2023)]

1-8.png?type=w773


수수료를 고려하면 초집중 포트폴리오에 대한 나쁜 소식은 더욱 악화된다. 초집중 포트폴리오는 평균적으로 분산된 동종 포트폴리오를 1.5-2.5%포인트 하회한다.


다시 한번, 기대수익률은 최소 50개 종목의 분산 수준 이후 안정화되기 시작하며, 품질 순위 분산 전략은 수수료 차감 후 평균 8-9%를 기록하고 순위 없는 분산 포트폴리오는 수수료 차감 후 평균 약 7.5%를 기록한다.


[그래프 3: 10년간 순연환산 수익률 (1996–2023)]

1-8.png?type=w773


분명히 분산된 포트폴리오는 평균적으로 초집중 동종 포트폴리오를 능가한다. 그러나 10년 시뮬레이션에서 모든 중간값 순수익률 결과는 시장이 달성한 연율 10% 수익률에 미달한다.


이러한 발견은 수수료 차감 후 평균적인 액티브 운용사가 네거티브 알파(negative alpha)를 기록한다는 Fama and French의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집중투자 선언서(Concentration Manifesto)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분산투자를 배분자(allocators)에게 맡긴다면, 배분자는 과도하게 변동성이 크고 저조한 성과를 보이는 운용사들의 분산된 배열에 갇히게 될 것이다.


투자의 핵심은 미래 예측이다


Phil Tetlock의 유명한 저서 전문가들의 정치적 판단력(Expert Political Judgment)에 따르면, 전문가들도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조차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 비전문가와 별반 다르지 않다. 두 집단의 가장 큰 차이는 전문가들이 자신의 예측 정확성에 대해 훨씬 높은 확신을 보인다는 점인데, 이는 실증 결과로는 뒷받침되지 않는 과도한 자신감이다.


집중투자 선언서는 제한된 정신적 역량을 소수 종목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지만, 현재 상황 파악 능력과 미래 예측 능력은 별개라는 점을 간과한다. 이런 통제의 착각(illusion of control)은 버핏이 "완전히 이해하는 3개의 훌륭한 기업만 보유하면 그 기업들에게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한 말에서 잘 드러난다.


하지만 누구도 미래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기업의 최신 실적보고서를 완벽히 이해한다고 해서 향후 부정적 이벤트를 피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착각이다. 우리가 보기에는 성장의 지속성과 예측 가능성에 관한 통계적 이해가 훨씬 중요하며, 이는 우리가 수년간 연구하며 주간 리포트에서 다뤄온 주제다. Owen Lamont이 인간 통제력의 한계에 대해 적절히 표현했듯이, "투자자는 어떤 주식을 살지만 결정할 수 있고, 그 이후 벌어질 일은 냉정하고 무자비한 세상이 결정한다."


우리는 연간 1% 시장 초과 성과 달성에 필요한 역량 수준을 측정하기 위해 시장 1% 초과 수익 기준선과 집중도별 순수익률 시뮬레이션 중간값의 차이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액티브 운용사가 수수료 차감 후 시장 대비 1% 이상 수익을 내기 위해 창출해야 하는 최소 부가가치를 추정했다. 동시에 각 집중도 수준에서 분기당 종목당 투입 가능한 리서치 시간도 계산했다.


[그래프 4: 1% 순알파 달성에 필요한 역량 vs. 보유 종목당 연구 시간 (1996–2023)]

1-8.png?type=w773

위 분석에서 보듯이, 5-10개 종목으로 구성된 초집중 포트폴리오로 시장을 연간 1% 이상 이기려면 운용사가 약 5%포인트의 알파를 창출해야 한다. 반면 50개 이상 종목에 분산투자하면 운용사에게 요구되는 스킬이 낮아져서 연간 1% 시장 초과 성과를 위해 3-4%포인트의 알파만 필요하다. 분산 포트폴리오에서 품질 팩터에 노출시키면 초과 성과 달성 부담이 더욱 줄어들어 2-3%포인트의 알파만 있으면 된다.


초집중투자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주요 근거는 보유 종목이 적으면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개별 기업 분석에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당연한 산수는 위 차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기업을 완벽히 이해하는 것과 그 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특히 공개기업 주식의 소액 투자자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리고 다른 경제 현상과 마찬가지로, 이해도와 리서치 시간의 관계도 한계효용 체감 현상을 보일 것이다. 즉, 리서치 시간을 어느 정도 넘어서 투입하면 시간 대비 이해도 향상 효과가 떨어진다.



집중투자 포트폴리오 배분업체들이 운용사 선별 시 생존편향 리스크에 더 많이 노출된다


분산투자를 뒷받침하는 실증 자료를 보면, 도대체 왜 초집중투자가 인기를 끌었는지 궁금해진다. 초집중투자의 최대 옹호론자가 동시에 세계 최고의 투자자라는 사실을 제외하고도, 집중투자 담론이 힘을 얻는 배경에는 생존편향(survivorship bias)이 있다고 생각한다.


초집중투자는 필연적으로 성과 격차를 벌려놓는다. 그 결과 대박 난 운 좋은 승자들은 화려한 수익률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쪽박 찬 운 없는 패자들은 슬그머니 문을 닫는다. 5개 종목 포트폴리오의 극심한 성과 격차를 보면, 우리 시뮬레이션에서 하위 5%와 상위 5% 성과 간 순수익률 차이가 19-20%포인트나 된다. 분산 포트폴리오의 성과 격차가 9-11%포인트인 것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다.


[그래프 5: 10년간 순연환산 수익률 분산 (1996–2023)]

1-8.png?type=w773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시뮬레이션한 초집중투자 매니저 1만 명 중 약 500명이 운 좋게도 10년간 연 15%가 넘는 순수익을 기록한 반면, 꼴찌 500명은 10년간 수수료 차감 후 연 마이너스 4% 밑으로 떨어졌다. 현실에서라면 운 좋은 상위 5% 매니저들에게는 호평 기사와 홍보가 쏟아질 것이다. 펀드 모집액이 과거 성과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반면 운 나쁜 하위 5% 매니저들은 최대한 조용히 사라질 것이고, 이렇게 해서 생존편향이 만들어진다.


실제 펀드 운용사들의 결과를 봐도 우리 시뮬레이션과 같은 패턴이 나타난다. Sapp과 Yan이 2008년에 발표한 뮤추얼펀드 연구는 1984년부터 2002년까지 CRSP와 WRDS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미국 주식형 뮤추얼펀드를 모두 포함해서 생존편향 문제를 철저히 배제했다. 이렇게 수집한 광범위한 데이터로 집중도별 뮤추얼펀드 운용사 성과를 분석한 핵심 결과가 아래 표에 나와 있다.



[그래프 6: 미국 뮤추얼펀드의 포트폴리오 집중도별 성과 (1984–2002)]

1-8.png?type=w773

3팩터 알파(시장, 규모, 가치 익스포저를 통제한 지표)와 펀드 청산률(폐쇄되거나 해산된 펀드 비율) 결과가 특히 중요하다. 앞서 공유한 시뮬레이션과 마찬가지로 실제 뮤추얼펀드 데이터도 집중투자 포트폴리오의 평균 성과가 더 나쁘다는 점을 보여준다.


가장 집중도가 높은 뮤추얼펀드 카테고리에서는 3팩터 알파가 안정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또한 가장 집중된 포트폴리오들의 청산률이 높아서 평균 38% 정도가 문을 닫는다. 이는 우리 시뮬레이션에서 가장 집중된 전략들이 보인 약 40% 목표 미달 확률과 거의 일치한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고집중 뮤추얼펀드들이 급작스럽고 처참한 종말을 맞을 확률이 대략 2-3배 높다는 것인데, 이는 펀드 출범 3년 내 인수나 청산이 일어나는 비율을 보면 알 수 있다.


결론


논리, 수학, 역사적 데이터를 통해 볼 때 다각화의 이점은 자명하다. 집중형과 분산형을 비교할 때, 생존자 편향을 제거하면 다각화의 우월성은 더욱 분명해진다.


불확실한 세상에서 인간의 예지력에 한계를 인정하고 겸허히 다각화를 수용하는 것이 장기적 부의 축적을 위한 더 신뢰할 만한 길이다.


<출처:verdadcap.com>




keyword
작가의 이전글AI 투자, 과거 혁신의 함정을 다시 밟지 않으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