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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미국의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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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이킴 Dec 27. 2020

캘리포니아 (California: CA)

미국의 주: 01

캘리포니아는 많은 한국인들에게 아마도 가장 친숙한 주가 아닐까 합니다. 옛날 노래 중에 "나성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라는 1978년도 노래에 나오는 나성(羅城)이라고 하는 곳이 LA, 즉 로스앤젤리스를 의미할 정도로 오래전부터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도시가 있는 곳입니다. LA의 인구는 도시(City of Los Angeles)만 봐도 지난 2010년의 인구조사에서 약 380만 명으로 나와서, 캘리포니아에서 1등, 미국 전체에서는 8백만 명이라는 압도적인 인구를 자랑하는 뉴욕시에 이어서 인구수 기준 2위 도시입니다. 2020년에 새로운 인구조사를 했는데 아마 10년 전에 비해서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로 보이네요.


한국과 행정구역이 딱 일치하지는 않지만, 주(State)와 시(City)의 중간 행정구역으로 카운티(County)가 있는데, LA County는 2010년 인구조사 기준으로 980만 명의 사는 것으로 나와서 미국에서 가장 큰 카운티라고 합니다. 거기에 주변의 다른 카운티들 (오렌지, 리버사이드, 샌버나디노, 벤추라)를 포함해서  1760만 명이 산다고 하니 어마어마한 규모입니다.


길쭉한 주의 모양에 따라서, 북가주 (Northern California)와 남가주 (Southern California)로 나뉘는데, 잘 아는 샌프란시스코나 실리콘밸리는 북가주에 있습니다. 제가 미국에 올 때 다니던 회사의 메인 캠퍼스도 북가주 실리콘 밸리 근처에 있었는데, 그쪽으로 가지 않고 샌디에이고를 선택한 것을 참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IT 관련 산업이 발달하고 일자리가 많은 것으로는 그쪽이 훨씬 좋았겠지만, 물가가 워낙 비싸고, 날씨도 북가주보다는 남가주가 훨씬 온화하고, 아무래도 한인 사회 역시 남가주에 있는 LA의 영향으로 이쪽이 더 발달한 것 같습니다.


제가 4년 전에 이민 와서 정착한 샌디에이고는, 도시(City of San Diego) 기준 대략 150만 명, 카운티(Country of San Diego) 기준으로는 300만 명이 넘는 대도시입니다. 도시별 인구 기준 순위로 미국에서 8등인데요, 미국 오기 전에는 샌디에이고가 이렇게 큰 도시인 줄 몰랐네요. 그리고, 몇 년 살아봤는데 그렇게 큰 도시라는 느낌도 전~혀 들지 않습니다. 집사람이 여기 살면서, 나를 왜 이런 시골에 데려왔느냐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불평을 할 때가 있을 정도입니다. 150만 명이면 한국에서 대전이나 광주 같은 도시와 같은 인구인데요, 아무래도 인구 밀도가 낮아서 그렇게 도시 같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 같습니다. 대전광역시가 540 제곱킬로미터이고 광주광역시가 500 제곱킬로미터 정도 된다고 하는데요, 샌디에이고는 840 제곱킬로미터가 넘거든요. 제곱킬로미터당 인구밀도가, 광주가 거의 3,000명 정도 되는데, 여기는 1,700명 정도 되는 거죠. 1 킬로미터면, 대략 15분 정도 걷는 거리인데, 그 사이에 평균 인구밀도로 1,300명이나 차이가 나니, 사람이 없어 보일 수밖에 없죠.


근데 그렇다고 해서 LA나 샌프란시스코같이 유명한 곳의 시내를 가면 뭔가 한국의 대도시 같은 느낌이 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그냥 오래된 옛날 도시를 걷는 느낌이지, 한국의 도시들처럼 번잡하고 번쩍번쩍하고 으리으리하고 그런 느낌이 잘 안 나더라고요. 도시 생활을 즐기는 분이라면, 참고하셔서 자리를 잡으시면 되겠지만, 어디를 가도 한국 같은 편리한 도시생활은 미국에서는 힘들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반면에 자연을 즐기고 야외활동을 즐기는 분들에게는 천국입니다. 캘리포니아 전체가 워낙 날씨가 좋고, 특히 이곳 남가주는 더욱 좋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이 크리스마스 바로 다음날인데, 날씨도 매우 화창하고, 골프를 하거나 하이킹을 하거나, 대략 우리나라 초가을 정도의 느낌으로 매우 쾌적합니다. 북가주 쪽은 겨울에 출장을 갔을 때 비도 자주 오고 바람도 꽤 불어서 저녁에는 가죽잠바가 필수인데요, 그래도 한국의 겨울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한인 사회의 규모는 캘리포니아가 압도적입니다. 미국 전체 한인 인구가 250만 명 정도라고 하는데, 캘리포니아주에 거의 3분의 1인 77만 명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뉴욕주가 19만 명, 그리고 근처의 뉴저지주가 14만 명, 텍사스주가 14만 명, 뭐 대략 이 정도라고 하네요. 제가 있는 샌디에이고시에는 시민권/영주권자 합쳐서 약 15,000명이고  샌디에이고 카운티로 봐도 3만 명이 안된다고 하니, 전체 인구의 1%가 안 되는 정도입니다. 시내 쪽에 꽤 규모가 있는 한인타운도 있고 큰 마켓도 두 개나 있어서 생활에 불편한 점은 없습니다. 저야 종교가 없으니 잘 모르지만 한국 교회도 매우 많고 한국 성당도 크게 있다고 하네요. 한국 절은 제대로 된 것은 보지 못했고, 좀 어설픈 포교원을 보기는 했는데 들어가 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정토회 지부가 샌디에이고 한인회 사무실 근처에 있는 것 같은데, 거기도 가보지는 않았습니다.


혹시 샌디에이고에 와서 사는 것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매우 활성화된 커뮤니티가 있으니, 거기에서 필요한 정보를 미리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https://www.sdsar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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