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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 준 Jul 25. 2023

난 반절만 먹어도 충분해!

황금색 사과잼을 반쪽만 바른 둥근 참꺠 베이글

나만의 베이글 만들기


베이글만 먹기에 지겨움을 느낀 사람은 보세요!

제가 가진 특별한 베이글 레시피를 공개합니다

1. 크림 치즈와 함께! : 베이글은 크림 치즈는 이미 널리 알려진 찰떡궁합이에요! 베이글을 가로로 절반으로 자른 후 크림 치즈를 발라서 먹으면 부드러운 크림 치즈와 바삭한 베이글의 조합이 맛있는데, 무엇보다 중요한건 크림이 녹도록 온도조절을 잘해야 해요!

2. 베이컨과 양파: 베이글 위에 베이컨과 양파를 얹어서 먹으면 마치 비싼 햄버거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실제로 비싼 맛을 내기 위해서는 레몬즙을 조금 뿌려줘야 한답니다. 빵에 뿌리는 일은 없도록 해주세요. 모두가 눅눅한 빵을 선호하진 않거든요.

3. 아이스크림을 얹어서! : 생각도 못한 두 조합, 들어는 보셨나요? 베이글을 가볍게 토스터로 구워서 아이스크림을 같이 먹는 것은 정말로 색다른 경험일 거에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이스크림일 텐데, 무난함을 즐기는 분이라면 초코맛 아이스크림을, 독특함을 선호하신다면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소금 한꼬집과 올리브유 두방울을 얹어보세요. 장담컨데, 맛의 새로운 지평선이 열릴걸요?

4. 건강한 아보카도 : 다이어트와 운동을 하시는 분이라면 베이글에 으깨거나 얇게 썬 아보카도를 먹어보세요. 운동에 필요한 기초적인 탄수화물을 제공해준답니다.

5. 베이글 피자 : 해외 요리 유튜버 사이에서는 베이글로 피자를 만드는게 인기랍니다. 베이글 반쪽에 토마토 케찹, 피자 치즈, 소세지 등을 얹고 바싹 구워서 피자를 만들어보아요!

베이글 자체로도 맛있지만, 가끔은 모험을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요?
베이글은 그럴 가치가 있다구요! 물론, 우유랑 먹는 것만 해도 충분히 맛있지만요.






나는 당연히 사람을 대할 때에 마음을 보고 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상담을 진행할때, 사람의 마음을 다루고 임상적으로 분석하는 일이라고 여겼기에 더더욱이 그랬다. 

그런 나의 편견을 산산조각 낸 한 사람이 있다.


볼은 탱글탱글 찹쌀떡같이 귀여운 학생이었는데, 얼굴이 퍽 고와서 누구 자식인지는 모르지만 참 이쁘게 잘 낳았구나 싶었다.

말도 참 조곤조곤 잘하고 옷도 잘 입어서 학교 다니면서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을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무거운 문제를 가지고 왔다.


말은 전반적으로 없었고, 대답은 어린애같지 않게 산송장이 말하는 것 같아 이게 애기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


아이가 나무그림을 그릴 때 였을 것이다.

거칠고 메마른 나뭇가지가 겨울을 앙상하게 보내는 모습을 보고 내가 "평소에 혼자 있는게 싫나보다. 진짜 참는 게 많았구나?"라고 말하자 마자 아무 말도 안하던 애기 눈에서 눈물이 수도꼭지마냥 콸콸 쏟아지던게 아닌가!


아, 내가 이 아이의 역린을 건드려버렸구나 싶었다.




아이는 어릴 적 부터 많이 아팠다고 한다.


걷는 것조차 많이 어려워서(그나마 그때는 나아진 상태라고 했다)대학 병원이라는 병원은 수소문해서 부산 어딘가 대학 병원에서 유명하기로 소문난 교수에게 정기적으로 몇 년째 진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유심히 보아하니, 얼굴이 이뻐서 얼굴만 봤지, 팔뚝이랑 다리가 생각 이상으로 앙상했다.

특히 다리는 기괴하다는 생각을 할 정도였는데, 메마른 나뭇가지에 축구공이 들어있는 비닐봉지를 넣은 것 같은 모양새였다.


아프다는 말이 엄살은 아니구나 싶었다. 그리고 그렇게 과장할 아이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부모님의 경제적 상황은 넉넉치 않았나보다.

아이가 말하는 표현이 무언가 낙담한 듯, "00먹는 음식점 가본 적 없어요"라던지 "더 나빠지지만 않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학교는 중학교 재학 도중 자퇴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한다.

손에는 아픈 사람이 가질 것 같지 않은 불에 데인 자국, 손이 쓸리고 베인자국, 굳은살이 엄청 많았다.

하지만 팔뚝 살은 두부마냥 뭉게질 것처럼 생겨서 참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난다.


학교를 자퇴한 이유는 왕따랑 따돌림 때문이라고 했다.

그 아이가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자살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자살을 하려고 아파트 옥상에 올라갔는데, 도저히 뛰어내릴 용기가 안났다고 말했다.

그래서 다시 내려와서 학교에 다니기엔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었다고 했다.


아이는 지금 일을 버티는 것 조차 힘들어 보였지만, 부모님은 아무 내색없이 병원비와 집안 생계유지, 빚 독촉때문에 아르바이트 하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을 한다고 했다.

그리고 부모님이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날에 칭찬을 했다고 한다.


"너는 참 착하구나, 이 상황에서 일을 하고 돈도 벌고"



그 날 이후로 착하다는 말이 싫어졌다고 했다.




그런 말을 들으니 차마 뭐라고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었다.

그냥 위안은 건네고 싶은데, 알맞은 말은 생각이 안나고, 진심을 전하기엔 어린애가 겪기엔 너무 가혹한 일이었던 것 같다.


진심을 최대한 담아 "잘 버텨줘서 고맙다"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 아이가 질문을 꺼냈는데, 그것들이 아직도 기억이 남는다.



"왜 저는 아파야 해요? 왜 저는 힘들게 살아야해요?
엄마아빠는 나를 왜 이렇게 낳았나요?"




거기에 대해 답을 하려니, 할 말이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도 대답을 하라고 하면 못한다.

누군가가 아프게 태어난 이유는 뭘까?

거기에 대해 철학적 대답을 내놓을 정도로 깨달을 지식도, 삶의 지혜도 없다.

그냥 아프게 태어나서 개고생한 이 아이한테 아직도 뭐라 위로를 건네야 할지 모른다.


나는 그때 아마 "교통사고 같은 것 아닐까? 이유없이 불행이 찾아오잖아. 그럴 때마다 내가 도와줄게."같은 비유를 했던 것 같다.


그러더니 아이가 자신을 안 도와줄 거 안다면서 "왜 내 곁에 없어요?"라고 했다.

다른 사람은 다 기본적으로 누리는 가족같은 도와주는 사람이 왜 주위에 없냐는 말이었던 것 같다. 물론 그 때에 했던 말은 나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내가 진짜로 그 아이의 병을 고치고 삶을 해결해주고, 실제적으로 도움이 필요할 때에 도와줄 사람이 아닌 것에 대한 의문이지 않았을까?




아이는 이후로 울지도 않고, 짜증을 내며 화를 내지도 않았다.

다만 불편하고 힘든 부분을 종이에 써서 제출하듯 말할 뿐, 그 이상의 어떠한 불편하다는 강력한 토로를 하지 않았다.


불평불만에 대한 호소도 들어줄 사람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뭐라해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으니 낙담하고, 낙담하다 보니 조용하게 그냥 지친대로 삶을 살아가는 아이한테 내가 올바르게 말을 건네지 못했다. 나도 겪어보지 못하고 모르는 삶의 문제에 대해 이 아이가 먼저 겪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이 아이를 떠올리고 있노라면 반쪽짜리 베이글이 생각난다.


한쪽 귀에만 귀걸이를 하기도 했고, 그리고 자신의 몫을 온전히 받지 못하고 반절을 나누어 가졌기 때문이다. 남은 배고픈 몫은 자신이 벌어먹어야 하는 그런 모습같다.


사람은 누구나 어려움을 겪으며 산다.

그것에 대한 해답과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은 오롯이 본인의 몫이다.

하지만 성인이 되기도 전에 자신의 인생의 절반을 잃어버리고 태어나, 나머지 반절을 메꾸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은 아이에겐 너무 가혹한 일이다.


To. 반쪽만 가지고 태어난 둥글뽀짝이한테

네가 아프게 태어나서 힘들어야 하는 이유를 나는 아직도 모르겠구나.
하지만 전부는 아니더라도 내가 남는 힘이 있다면 나머지 반쪽을 메꿔주고 싶구나.
너의 반쪽을 채우고도 넘칠 사람이 너의 주위에 피어나길 바란다.

착하다는 말이 싫다면 나쁜짓을 해보는 건 어떨까?
착한 아이가 되지 말고 부모님한테 어리광을 잔뜩 부려보렴!
그러면 네가 힘든 걸 알아줄 거란다.

나 못생긴 거 아니까 못생겼다 놀리지 말으렴.
나 수학선생님 아니니까 수학 문제 가지고 오지마렴.

from. 까끌까끌 수염난 아저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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