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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 준 Jul 28. 2023

애들은 먹지 못하는 관음적인 맛

찐득한 설탕즙을 잔뜩 뿌린 매콤한 시나몬롤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빵


불건전한 빵을 원하신다면 이것만큼 제격인 빵이 없을거에요!

설탕과 계피를 잔뜩 뿌린 시나몬롤이 오늘의 주인공이 되겠습니다.
만약, 음식에서 성적인 이끌림을 원한다면 그 이상의 쾌락을 제공해드림을 보장합니다!

시나몬롤은 미국에서 엄청나게 소비되고 있는 빵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어요.
미국 빵집에 간다면 많은 사람들이 아침부터 시나몬롤을 구매하려고 줄을 서있는 모습을 흔치 않게 볼 수 있답니다.

시나몬의 매콤함과 겹겹이 뿌려진 흑설탕, 그리고 설탕즙은 손이 찐득해지면서도 식감이 부드러워서 질리지 않고 계속 먹게 하는 마력이 있어요.

그 비법이 뭐냐구요?

첫 번째는 칼로리에요.

일반적인 식빵의 칼로리는 100g당 대략 280kcal정도의 열량을 가지고 있어요.
시나몬롤은 레시피에 따라 다르지만, 가장 유명한 한국의 프렌차이즈 시나몬롤은 100g당 360kcal~580kcal까지 천차만별의 열량을 가진답니다.
위에 뿌려지는 토핑과 빵의 질감을 결정하는 촉촉함의 정도에 따라 그 열량이 달라지곤해요.

두 번째는 똑똑한 전략이에요.

미국에서 1980년대에 시나몬롤이 아침메뉴로 인기를 끌었어요.
그때를 놓치지 않고 맥도날드는 조식상품으로 시나몬롤을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소비자들이 해당업체에서 가장 많이 먹던 에그 맥머핀의 구매량이 뚝 떨어지더래요.
그 때, CEO는 재치있는 아이디어를 내어놓았어요.
바로 "에그 맥 콤보"라며 에그 맥머핀과 시나몬롤, 그리고 쉐이크 음료까지 한 세트로 묶어서 팔기 시작했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맥도날드에서 세트메뉴는 익숙하지만, 당시에는 처음시도하는 전략이었기에 상당히 위험한 도전이었어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완벽하게 전략은 먹혀들어갔고, 우리가 평소에 자주 시키는 메뉴가 됬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조식메뉴로 1450Kcal를 판매했다니, 너무한 것 같긴 하네요!






나는 예전에 영어공부를 한답시고 심슨 만화를 주로 시청했다.

미드도 자주 시청했었는데, 덕분에 영어회화에 있어서 정말 큰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조금씩 영어듣기에 자존감이 생기면서 미국 스탠드업 코미디를 최근에 듣곤 하는데, Louis.C.K의 영상을 제일 재밌게 보고 있다.


가장 기억나는 건 "시나몬롤은 나같은 비만인을 미치게 하는 정액묻은 빵"이라며 상당히 수위높은 농담을 했다.


이 말을 듣고 나는 웃음이 빵 터졌는데, 처음 시나몬롤을 접했을 때에 위에 뿌려진 아이싱이 그렇게 찐득이고 불편해서 어떻게 먹나 하면서 물티슈를 몇십개를 뜯어쓴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는 걸 듣다보면 음식과 성적매력을 연관시켜 말하곤 하는데, 어느 방송에서 식욕이 많은 사람이 성욕도 높다는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가끔은, 메마른 사람이 더 성욕높은 사람인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조상님들은 이런 경우를 '메마른 장작이 더 불에 잘 탄다'라고 표현했다던가?


오늘의 이야기는 아름다움을 밑도끝도 없이 추구했던 매콤한 사람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계란형 둥그스런 얼굴에 귀엽게 땡글한 눈을 가진 훤칠한 남자가 나를 찾아왔다.

옷이 부드러운 벨벳 재질에, 정말 마르고 얇은 몸이지만 단단한 몸을 드러내는 반바지를 입고 왔었다.(처음엔 구멍이 송송나 있어서 요즘엔 저런 것이 멋인가 싶었다)


독특한 요구사항으로, 같은 성별의 상담사에게 상담을 받고 싶어했다.

상담분야에는 남성이 많지 않기에 내가 맡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자신보다 젊은 사람이라는 것에 깜짝 놀라는 눈치였으며 처음에 눈치를 그렇게 보면서 나를 경계했던 기억이 난다.


그걸 보고 있자니, 길고양이와 상담하면 이런기분일까 싶었다.

질문을 하거나 주제를 잡고 이끌어가려 하면 "난 상담 받으러 온거에요!"라며 불쾌함을 보였다.

칭찬이나 격려를 하면서 지지를 해주려 하면 "그런다고 좋아할 줄 알아요?"라며 코웃음을 쳤다.

정말 곤란하면서도 짜증나진 않았던게 자신에게 관심을 주되, 어떤 계기나 특정 문제를 내가 꼭 맞추어야 말을 꺼내줄 것 처럼 굴었다.

마치 츄르를 안주면 오지않는 진짜 길고양이처럼!


지금에서야 이렇게 쉽게 말하지만, 그때는 쩔쩔맸다.

어떻게 해야하나 심리적으로 위축된 것도 있었지만, 훤칠하게 생기신 분이 향수냄새부터 중성스러운 속이 다 비치는 옷을 입고 오셨는데(요즘 남자아이돌들이 입을법한 복장이였다), 둘이서만 있는 공간에서 길고양이와 갇혀있자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 때 진짜 눈물이 몇 방울 흘렸던 같은데(지독한 향수 때문인지, 아니면 곤란함 때문인지 모르겠다) 괜찮은 척 있자니 눈이 진짜 쓰렸다. 그 모습을 보자 갑자기 픽 웃더니 "그냥 말해줄게요"라며 태도를 돌변하는 것 아닌가?




본인은 자신보다 어린 남자동생을 가지고 싶단다.

명문대를 나온 어린 동생이랑 항상 가족들한테 비교당하면서 살았는데, 그에대한 반발심이 들기도 하고 그것을 대리만족 하고싶은 마음이 있다고 그랬다.

그러면서 자신과 남동생처럼 지낼 사람이 심적으로 너무나도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여긴 상담을 하는 곳이지, 입양을 하거나 가족을 찾는 곳은 아닌걸요"


진짜 뜬금없는 요구에 당황하며 거절의사(개인적으로 상담받는 사람의 의견을 내가 일방적으로 거절하는 걸 선호하진 않는다)를 내비쳤다.


"제가 생각했던 거랑은 많이 다른 건가 보네요"


그 말을 하면서 마음을 정리한 듯 알았다고 그랬다.

이후 내가 가족적인 정을 채우고자 한다면, 부모님이나 형제자매가 아니더라도 진짜 가족을 만들기 위해 애인이나 반려동물, 친구같은 다양한 관계를 통해서도 마음의 휴식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연애를 통해서도, 친구와의 만남을 통해서도 인간관계의 목마름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그랬다.


"저는 성적으로 문란한 사람이에요. 당신은 모를걸요. 제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요."


잘생겼으니까 인기도 많고 성적으로도 왕성할 것 아닌가? 그리고 말을 안했는데 어떻게 속내를 아는가! 이래서 있는 사람이 더 하다는 건가 싶었다.


내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물어봐도 되겠느냐 말했다.

하지만 관심을 이미 꺼트린 듯 별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첫 만남이 마지막 만남이 되었다.




To. 성적 어필을 그렇게도 했던 당신한테

상담을 심리적 해우소로 여겨도 좋아요.
다만 성욕이 왕성한 상태를 심리적인 해소가 필요하다 여기진 않는답니다!

From. 남동생은 되기 싫은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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