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굽히지 않는 나만의 작가의 길
이 질문을 듣자마자 말문이 막혔다.
다른 사람의 글에는 없고, 나에게만 있는 것. 그런 게 정말 있을까. 머릿속에 물음표가 떠나질 않았다.
전남문화재단 청년예술인 공모사업 면접심의를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면접 때 사용할 PPT를 보내고, 심의까지는 하루 남았다. 동생 유현이를 학교에서 데리고 오는 길, 차 안에서 물었다.
“면접 때 심사위원들이 뭘 물어볼까? 어떤 걸 물어볼 것 같아? 연습 삼아 해보자.”
유현이는 진짜 면접관이라도 된 것처럼 질문을 던졌고, 나는 최대한 침착하게 대답해보려 했다. 정유철 작가만이 가진 강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끝까지 읽게 되는 이야기라느니 재밌는 이야기라느니, 생각나는 대로 말을 꺼냈다. 그런데 말하고 나니 오히려 더 모르겠어졌다.
내 작품이 정말 책으로 나와야 한다고, 심사위원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
다른 사람의 작품이 아니라 꼭 내 작품이어야 하는 이유를, 나는 말할 수 있을까.
중학생 때,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소설책 한 권을 소개해주셨다. 제목은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왜 그 책 이야기를 하셨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데 선생님이 예고편처럼 들려준 이야기가 너무 감질나서, 뒷내용이 미치도록 궁금했다. 집에 가자마자 엄마에게 책을 사고 싶다고 했고, 그날 엄마와 함께 걸어서 서점에 갔다.
저녁을 허겁지겁 먹고 책을 폈다. 장편소설이었는데도 그날 나는 앉은자리에서 끝까지 다 읽었다. 숙제 말고, 스스로 수백 페이지의 긴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책을 놓을 수 없었다.
다 읽고 난 뒤에도 결말의 장면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포근한 바람이 온 방안을 감쌌을 때, 주인공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나는 며칠 동안 그 장면을 계속 떠올렸다. 지금은 안다. 그게 작품이 남기는 여운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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