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보 골드베렌 100주년 생일 기념전|전시 리뷰
100살이 된 하리보 골드베렌의 생일파티에 초대받았다! 다행히도 골드베렌은 젤리라서 늙지 않는다. 100살 기념인 만큼 초호화 생일파티인데다가 가면 무지개색 곰 젤리 친구들도 잔뜩 만날 수 있다. 이런 생일파티에는 혼자 갈 수 없지. 늘 미드처럼 친구들을 잔뜩 데려가는 파티를 꿈꿨다. 골드베렌이 귀여운 노란색 카드에 자신의 얼굴을 넣은 초대장을 나눠줬다.
장소는 안녕 인사동 지하 1층에 위치한 인사 센트럴뮤지엄. 독일에서 놀러 온 만큼 생일파티도 대형 전시관을 빌려서 하고, 파티도 3월 12일까지 열어놓기로 했다. 입장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아이들도 놀러오는 논알콜 파티기 때문에 오후 8시까지만 열린다.
전시명|골드베렌의 100번째 생일 기념전
일시| 22. 10. 13 - 23. 3. 12
티켓|성인(20,000원), 청소년 및 어린이(15,000원)
장소|안녕 인사동 B1 인사센트럴뮤지엄
디지털 시대에 발 맞추어 미리 모바일 초대장을 보낸 베렌. 곰 젤리의 생일파티에 가려면 나도 곰 젤리로 변신해야 한다. 변신은 앱스토어에서 HARIBO World 앱을 다운받으면 가능하다. 솔직히 파티장에 입장도 안했는데 모바일 초대장에서부터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하리보 월드 앱은 디자인적인 만족감을 충족시킬 뿐 아니라 설치 후 전시장에 가지고 들어가서 체험해보면 만족도가 두 배로 올라가는 재미 요소를 갖고 있다. 전시장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AR 기능도 있고, 모바일로 꾸민 나만의 젤리 캐릭터로 사람들과 게임도 할 수 있다.
전시를 위한 앱치고는 지나치게 귀엽고 생각보다 유용하다. 사용하기 쉽고 버벅이지도 않는다. 닉네임과 나이, 성별을 입력하고 생일자 등록을 마치면 젤리들이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생일파티장이 나온다. 왼쪽 하단에는 친절하게 파티장 지도도 나와 있다. 앱 내 카메라 기능에 있는 필터를 꼭 사용해보길 바란다. 다양한 디자인의 하리보 필터가 준비되어 있다. 필터가 귀엽고 색감도 다채로워서 입장 전부터 사진을 찍으며 놀 수 있다. 또 입장 전에 내 젤리 캐릭터를 꾸미고 들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생일파티는 역시 방 구경 먼저지! 귀여운 외모만큼이나 아늑하고 깜찍한 방에서 생활하는 베렌이다. 원색적인 아이템에 아기자기한 소품들, 따뜻한 조명까지. 근데 자세히 뜯어보니 이 친구… 자기애가 넘치는 편이다. 반 정도는 자기 얼굴이 들어간 제품이다. 그중에서 제일 탐나는 건 골드베렌 자석이랑 캔디 통이다. 세계적인 젤리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 온통 자신의 얼굴로 굿즈를 만들 수 있다. 침대 옆에 걸린 보드에는 자신에게 열광하는 팬들의 이야기를 스크랩해두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사람은 단연 차범근 코치. ‘아니 왜 형이 여기있어?’ 하겠지만 차범근 감독은 하리보를 무척이나 좋아해서 쌓아두고 먹는 하리보의 열렬한 팬이라고.
입장 전에 골드베렌 캐릭터를 만들었다면, 이제 진짜 젤리로 변할 시간이다. 하리보의 오색 트랙으로 채워진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동안 하리보 세상에서의 나의 색깔이 입혀진다. 빨주노초파 빔을 맞으며 사진 남기는 것도 잊지 말자.
컬러풀 트랙을 건너고 나면 골드베렌의 거울이 나온다. 나만의 컬러는 사람의 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나 보다. 골드베렌이 준비한 거울로는 내가 무슨 색 곰 젤리인지 확인할 수 있다. 나는 쾌활함이 넘치는 오렌지 맛 골드베렌으로 변신! 진짜 하리보 세계에 초대받은 기분이다. 가까이 다가가면 나의 젤리 몸뚱이도 커진다. 앱으로 만드는 캐릭터는 랜덤으로 색상이 지정되기 때문에 거울로 확인한 나의 색깔을 이따 돌아다니면서 바꿀 예정이다.
야생 젤리 보호 구역에 도착. 반짝반짝 빛나는 환상의 정원에 들어온 것만 같은 신비로움에 휘감긴다. 곰 젤리들이 뛰어다니고 노란 기린 젤리도 보인다. 해와 달 젤리가 비추는 숲의 낮과 밤. 생명력이 가득한 이 숲속에서 하리보 젤리들이 태어나고 자란다. 사진 찍기를 잠시 멈추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눈에 익는 젤리를 찾는 재미가 있다. 나무 표지판에는 젤리들이 어떤 모습으로 태어나는지 친절히 설명해준다. 완전 젤리 서식지 아마존에 온 기분이다!
정신없이 아기 젤리들을 구경하며 신비의 숲을 빠져나오면 하리보 테마 거리가 등장한다. 생일파티한다더니 하리보 왕국을 건설해놨다. 빛나는 분수대부터 한스 리겔 도서관, 빨간색 가랜드가 늘어서 있는 스퀘어의 100번가 거리, 영화 상영 중인 시네마까지. 신나게 돌아다니면 된다.
나는 이곳으로 입장하자마자 벽면에 붙어있는 캐릭터 색상 변경 존으로 향했다. 앱으로 만든 캐릭터의 몸통 색상을 바꿀 수 있는 AR 코드가 붙어있는 벽을 찾아가 보자. 오렌지색 베렌 캐릭터로 변신 후 분수대 앞에 붙어있는 곰 발바닥을 발견했다. 이것도 AR 코드다. 어플 내 카메라를 이용해서 곰 발바닥을 찍으면 작은 곰들이 퐁퐁 등장하며 돌아다니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한스 리겔 도서관에서는 하리보의 패키지, 공정 과정, 로고 디자인 등 100년의 역사가 전시되어 있다. 디자인에 관심 많은 친구라면 아주 유익하고 흥미롭게 구경할 수 있을 것. 도서관에도 AR 사인이 있으니 중간중간 카메라 어플을 켜보자.
100번가는 그야말로 포토존 천국! 대형 곰 젤리부터 젤리 스토어, 잡지 가판대 등 영화에서 볼 법한 시설이 그대로 구현되어 있다. 초록 젤리가 일하고 있는 가판대에 가서 신문도 읽어보고, 횡단보도도 건너보길 바란다. 쭉 펼쳐진 스트릿에서 아이들보다 더 재밌게 노는 어른을 발견할 수 있다.
해피니스 시네마 건너편에 있는 퀄리티 연구소는 젤리를 커다랗게 볼 수 있는 곳이다. 평소에 먹던 젤리를 이렇게 자세하게 볼 줄은 몰랐는데. 평소 좋아하던 젤리를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100주년 생일 케이크 앞뒤로 펼쳐진 게임장이 등장했다. 이제 만들어 둔 캐릭터를 꺼낼 시간. 전용 QR코드를 스캔하고 게임에 참여하면 내 캐릭터 점수가 쌓인다. 오락실에서 볼 법한 게임기부터 트램펄린까지. 사실상 많은 어린이가 장악하고 있기에 그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기란 쉽지 않다.
개인적으로 생일 케이크 뒤편에 있던 ‘메가 파티 스테이션’이 독특하고 만족스러웠다. 대형 공간을 스크린으로 꽉 채우고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거대 게임장으로 만들어 버렸기 때문이다. 내 캐릭터를 스테이션으로 슬라이딩시키면 그 모습 그대로 화면에 등장한다. 젤리를 많이 먹으면 되는 단순한 게임이지만, 생각보다 1등 하기 쉽지 않다. 그덕에 어린이들 사이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열렬히 게임하는 어른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중에 나도 있었다. 하리보 슬로건처럼 어린이도 어른들도 동심을 잃지 않고 즐기게 만드는 곳이다.
게임에서 이기면 굿즈 샵 하리보 스토어에서 상품을 주는데 잊지 않고 받아 가시길 바란다. 전시만큼이나 규모가 크고 다채로운 상품이 가득하다. 나는 1등을 차지하고도 새까맣게 잊고 폭풍 쇼핑만 했다. 특별히 ‘하리보 스토어 in 서울’은 전시 관람자가 아니어도 방문할 수 있다. 이번 굿즈 샵에서만 판매하는 한정 상품도 있다.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폭풍 구매를 하게 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