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소비하다 #02. 실력

사람을 소비하다 - 좋은 사람, 3가지 특성 중

by 생산적생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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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회사를 소비하다 프롤로그

2. 회사를 소비하다 - 사람 - 좋은 사람 - 실력 (Now)




우리는 아무리 영향을 받지 않으려고 해도 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살아간다. 사는 나라, 지역이 생활양식과 규범을 정의한다. 그리고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내가 시간을 같이 보내는 사람이다. 그리고 회사엔 다양한 종류의 사람이 있다. 회사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면면과 우리가 그들을 어떻게 잘 소비하고 배울지 생각해보자.


한 사람의 특성을 우리가 관찰하고 듣는 정보로 판단하는 건 위험한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 방법 외엔 우리가 타인을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미국의 동기부여 전문가 짐 론이 '당신의 가치는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는 다섯 사람의 평균'이라고 한 말이 있다. 연봉도, 사람의 가치도 모두 주위 사람들의 영향을 받는다. 어릴 땐 가족이 끼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취업한 이후는 회사 사람들과 같이 보내는 시간이 더 많기에 동료의 영향이 더욱 중요해진다.




3가지 종류의 사람

프롤로그에서 밝힌 대로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이상한 사람의 순서대로 글을 진행하려고 한다. 나는 종교는 없지만, 삼위일체(Trinity)를 좋아한다. 사람의 종류도 3가지로 나눴듯이 각 사람별 특성도 3가지로 정의해보려고 한다. 회사에서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내 기준에 좋은 사람은 실력, 인성, 태도의 균형이 잘 이뤄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3가지 좋은 사람의 특성을 살펴보면서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느껴보고, 우리를 돌아보자. 처음으로 실력이 있는 사람이 어떤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실력

실력은 회사 생활에서도, 개인이 탁월하기 위해서도 필수 조건이다. 그래서 회사는 사람을 뽑을 때도 실력 있는 인재를 채용하려고 한다. 회사는 수익을 내기 위한 공간이고, 업무를 주어진 시간 내에 수행해야 하는 공간이다.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사람은 회사 관점에서 보면 효용이 없다. 삶의 상태가 나아지거나 혹은 나빠지는 것과 같이 실력도 현상 유지란 상태가 없다고 생각한다. 현상 유지는 악화의 다른 말일 뿐이다. 생명의 본질은 변화이고, 변화하지 않으면 죽은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에 이르는 길은 탁월성을 발휘하며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회사는 탁월성을 발휘하는 무대가 될 수 있다. 그리고 탁월성이 발휘되는 빈도에 따라 개인의 행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탁월성을 발휘하는 동료를 보고, 그 동료의 어떤 특성이 탁월성을 발휘하는지 배울 수 있다. 이런 행동은 관찰과 실행 이외엔 돈도 들지 않는 세일이다. 백화점 세일은 한정된 기간이 있지만, 회사에서는 그 사람이 퇴사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력 있는 사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파악하는 단계가 우리의 첫 단계다. 일을 줬을 때 어떤 단계를 밟으면서 움직이는지 파악해본다. 그리고 기억하고, 그대로 따라 해보고, 점점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변용해서 사용한다. 누구에게나 맞는 만병통치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 하다 보면 자신에게 맞는 방식이 떠오르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신에게 맞게 개선해나갈 부분이 보인다. 실력 있는 사람의 어떤 요소가 탁월함을 만들어내는지 알아보고 우리에게 어떤 부분을 적용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문제 해결 능력'

실력 있는 사람은 문제를 줬을 때 어떤 방식으로 풀어갈지 프레임을 알고 있다. 완전 새로운 업무라고 하더라도 빠르게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말이다. 업무 방향이나 목적에 대해 상사가 어느 정도 알려주겠지만, 기본적인 문제해결 방식을 알고 있는 사람은 업무의 속도나 퍼포먼스가 남다르다. 이렇게 문제를 하나, 둘 해결하다 보면 어떤 문제든 해결할 수 있는 틀을 갖기 시작한다. 마치 게임에서 레벨업 할 때 새로운 스킬을 하나씩 익히듯 말이다. 익힌 스킬은 문서나 말로 전달될 수 없는 무형의 자산이고 개인이나 집단이 살아남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그리고 쓸수록 스킬의 능숙도와 파괴력이 올라간다.


회사에서 내가 관찰해본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사람은 어떻게 업무를 대할까? 평소와 다른 업무를 받는다. 그러면 업무를 분석하기 시작한다. 업무의 명확한 목적을 파악한다. 그 목적에 매달리면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해결해야 하는지 이슈 목록이 나온다. 그리고 업무의 단계별로 다시 쪼개진다. 어떤 이슈부터 해결해야 할지, 어떤 담당자에게 연락해야 할지, 어떤 합의 절차를 거쳐야 할지 밑그림이 나오기 시작한다. 하나의 문제에서 시작해서 큰 그림을 그려 나간다. 그리고 큰 그림 안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은 알아서 처리하고 자신의 영역을 벗어나는 일은 타 부서에 요청하거나 회의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낸다.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은 천지 차이다. 나는 회사에 들어오고 나서야 이런 문제 해결 능력을 익히기 시작했다. 회사에 들어오기 전의 삶은 문제가 있어도 지연시키거나 내버려 두는 삶이었다. 사실 개인적 영역의 문제들은 풀지 않아도 큰 문제가 없다. 기한이 없기 때문에 굳이 건드리지 않아도 삶은 그럭저럭 흘러갔다. 그러나 회사에서의 업무는 기한과 요구되는 특정한 품질이 있다. 기한과 품질을 맞추기 위한 노력을 통해 나름의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나의 그림이 나중엔 더 큰 그림의 일부가 되도록 문제해결 능력을 더 갈고닦아야 하겠다. 그리고 이렇게 회사에서 갖춘 문제 해결 능력은 개인의 삶에도 다시 적용할 수 있기에 필수적이다.




'끈기'

끈기는 한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특성이다. 실력 있는 사람을 보면 하나의 문제가 풀리기 전까지 놓지 않는 사냥개와 같은 집요함을 보인다. 이 집요함은 결국 업무 성과를 끌어온다. 해결하기 힘든 일을 줘도 바로 포기하지 않는다. 포기하더라도 시도해보고 동료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상사에게 보고한다.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볼 때까지 놓으려고 하지 않는다. 옆 사람은 잊어버릴 때쯤 결과나 앞으로의 계획을 제시한다. 단순히 기억력이 우수하다고 평가할만한 역량은 아니다.


입사 당시, 나의 사수가 끈기있는 스타일이었다. 어떤 업무를 해야 한다고 지시가 내려온다. 나는 그걸 듣고 까먹는 경우가 많았다.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고, 내가 할 수 있는지도 의심이 들었다. 그리고 마음속 깊은 곳에 묻어둔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사수는 그 업무에 대해서 해야 할 일들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 나에게 제시했다. 그리고 항상 나의 의견을 물어봤다. 화두를 던지면서 나에게도 생각해보라고 했다. 그리고 어떤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볼지도 알려줬다. 스케줄을 잡아서 그 업무에 대해 논의를 하고 같이 처리한 경험이 많았다. 나는 그의 끈기를 보고 배웠다. 끈기는 책임감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디테일'

실력의 마지막 조건은 디테일이다. 세부 사항까지 챙길 수 있는 역량이다. 한 개인이 고려할 수 있는 다양한 변수의 범위가 다양하고 폭이 넓으면 업무를 진행할 때 한 부분의 막힘 때문에 업무 전체가 지연되는 병목현상을 제거할 수 있다. 이것까지 챙겨야 하나 싶을 정도로 회사일에는 꼼꼼함이 요구된다.


참고로 디테일도 발휘해야 할 시점이 적절해야 한다. 이 글을 적고 있는 시점이 일요일인데 팀장이 전화와서 내일 들어올 외국 손님에 대해 이것저것 확인해보라고 한다. 주말인데 미안하다곤 했지만, 내일 확인해도 될 일을 시키니 체온이 조금 올라간 느낌이 든다. 디테일도 적절한 시간에 발휘해야 실력이다.


자신이 알면서도 지나친 부분을 다른 사람들은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태도는 오만이다. 회사 사람들도 당신과 비슷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리고 당신이 결재를 받아야 하는 상사는 당신보다 오랜 경력과 더 꼼꼼한 시선을 갖고 있을 확률이 높다. 그러니 자신이 생각했을 때 챙겨야 할 것 같은 부분은 챙기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다. 물론 업무의 특성을 고려해서 선택은 필요하다. 모든 부분을 챙기는 것은 아무것도 챙기지 않겠다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그걸 관리라고 하진 않는다. 다만 자신이 고려했던 부분은 보고나 업무에 포함하진 않더라도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진 알아야 한다. 그게 디테일이다.


나의 경험을 돌아보면 디테일은 평범한 능력을 갖춘 사람도 습관을 조금 들이면 갖출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업무를 진행할 때 이것저것 고려하다 보면 시간이나 에너지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럴 때 사람들은 건너뛰는 경우가 많다. 나도 그랬다. 그런 건너뜀을 줄여나가는 순간 업무의 디테일은 살아난다.


나는 디테일을 챙길 때 트리식 사고를 좋아한다. '이 일을 하려면 A, B, C가 필요할 거고, A엔 a, b, c가 필요하고, a엔 다시 1, 2, 3이 필요하겠네'처럼 파고드는 트리식 사고를 일할 때 즐겨 쓰는 편이다. 마인드맵이나 다양한 아웃 라이너 프로그램이 이런 사고를 돕는다. 이렇게 파고들면서 검토하면 섬세함을 놓치는 경우가 줄어든다. 프로그램에 대한 부분은 나중에 나올 '업무를 소비하다' 챕터에서 깊이 있게 다룰 예정이다.




지금까지 실력이 있는 사람의 특성 3가지에 대해서 알아봤다.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추고 끈기가 있으며 디테일을 잘 챙기는 사람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조건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세 가지로 줄여서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한다. 다뤄야 할 변수가 많아지면 집중하기 힘들다. 글을 읽으며 각자가 생각한 조건들이 있을 것이다. 댓글로 달아주면 나의 업무와 다른 글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 글에선 좋은 사람의 조건인 '인성'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회사를 소비하다' 지금까지 글 리스트

1. 회사를 소비하다 - 프롤로그

2. 회사를 소비하다 - 사람 - 좋은 사람 - 실력 (지금 글)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