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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밥 Aug 28. 2024

생성형AI가 추동하는길,
HRD 담당자의 3가지 책무

ubob insight


ChatGPT는 초뷰카시대(HyperVUCA)의 전령사다. 초뷰카시대는 AI와 로봇이 추동하는 디지털기술 변화가 가속화되어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이 인간의 머리로는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로 진행되는 시대다. 이 시대에 아무리 역량이 뛰어난 기업과 천재적 인간도 모두 길을 잃을 수밖에 없다. 길 잃음이 시대의 본질인 시대다.


이런 초뷰카시대도 인구의 15%에 해당하는 사람들이나 기업들은 잃었던 길 속에서 다시 길을 찾아서 새로운 세상에 대한 지평을 끊임없이 제시하는 데 성공한다. 이런 초뷰카시대를 선도하는 초우량 기업의 HRD 담당자들은 회사와 직원들의 길잃음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책무를 가진다. 초뷰카시대를 선도하는 Aon, 아마존, NVIDIA, Netflix, Workday, SAP, IBM 등 초우량 기업의 HRD 담당자들은 이런 길잃음의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까?









ChatGPT가 추동하는 시대에 길잃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우량 기업 HRD 전문가들은 직원들이 내적 통찰과 외적 통찰을 통합해서 온전한 통찰력으로 일하는 방법을 혁신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우리가 통찰이라고 할 때는 주로 내적 통찰에 해당하는 'Insight'를 이야기하지만, 외적 통찰을 뜻하는 'Outsight'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외적 통찰은 밖으로 나가서 자신의 적절한 경계를 확인하고 자신이 활동할 수 있는 변화와 기회의 땅에 대한 경계를 정의해내는 통찰이다. 내적 통찰은 이렇게 밖으로 돌아다니는 자아가 지나친 변화의 원심력에 휘말려 길을 잃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구심력의 근력이다.


Outsight는 밖의 기회와 변화를 볼 수 있는 시야이고, Insight는 안에 있는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시각이다. 외적 통찰이 밖으로 멀리 뛰기를 할 수 있는 시야를 확보해준다면, 내적 통찰은 안으로 깊이 뛰게 할 수 있는 시야를 확보해준다. 최고의 HRD 전문가 기업에서는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듯이 직원들이 insight를 신장하기 위한 실험과 훈련도 많이 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insight와 outsight를 통합해 문제해결력이 떨어져 생긴 고통을 해결하는 훈련을 제공한다.




Insight와 Outsight 능력으로 제대로 된 지도를 그려내기 위해서 자신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에 척후병을 보내고 이 척후병들이 서로에게 연락해가며 본 것들을 협업할 수 있도록 연락망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마치 블랙홀을 처음 발견했을 때 세계의 각지에 흩어져 있던 8개의 전파망원경을 네트워크로 연결해서 지구 크기의 가상망원경을 만들어내서 블랙홀을 찾아낸 원리와 같다. 자신의 중심으로 돌아오는 원심력을 넘어서 자신이 가야 할 전후좌우 사방팔방에 다윗급에 해당하는 척후병을 보내 포스트를 건설하고 이 포스트와 포스트를 연결해서 지도작업을 위해 협업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못한다면 초뷰카시대의 원심력을 제대로 극복할 방법이 없다.


ChatGPT시대가 열려서 어떤 일을 담당하던 자신 일을 위해 다양한 전문가급의 Outsight를 확보하는 것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이런 시대의 승자는 자신이 해결해야 할 문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전문가들을 확보하고 이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블랙홀이라는 기회 혹은 위기를 관찰해낼 수 있는 협업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 초뷰카시대 위기나 기회를 찾아낼 수 있는 Outsight는 마치 장님들이 코끼리를 만져가며 코끼리 실체를 알아내는 과정과 비슷하다. 장님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해서 알아낸 부위를 연결해 코끼리 전체의 모습을 그려낼 수 있는 능력이 Outsight 능력이다.






둘째, 초우량 기업의 HRD는 Prompt Reengineering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알려진 문제 정의에 대한 새로운 실험적 접근법을 시도하고 있다. HRD는 해결되지 못한 종업원의 다양한 고통을 해결해주는 것을 종업원 체험으로 정의하고 이 고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문성을 주요한 무기로 사용해왔다. ChatGPT는 새로운 전문성 학습을 직원 경험의 중요한 일부로 제공하던 HRD를 무력화시켰다. 전문성은 회사의 HRD가 전문가를 섭외해서 가르쳐주지 않아도 누구나 쉽게 얻어낼 수 있도록 민주화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ChatGPT가 제시하는 전문성은 대부분 문제해결의 원인 수준에서 처방된 것이 아니라 문제의 결과와 같은 수준에서 단순 상관관계가 높은 것이 제시된다. 원인의 수준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의 수준에서 문제를 덮는 처방이 판친다. ChatGPT 세상에서 돌아다니는 대부분의 처방은 상처에 대해 근원적 치료를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 상처에 반창고를 붙이거나, 진통제를 주거나, 비타민제를 처방한 수준이다. 당연히 이들 처방에 따르면 문제가 일시적으로 해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근원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 상처가 덧나고 상처 부위에 고름이 생기고 여기에 구더기가 생기면 사람들은 이 구더기를 안 보이도록 돕는 거적을 처방이라고 믿는다. 초뷰카시대 ChatGPT가 처방한 문제해결은 마치 거대한 코끼리가 초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님들이 모였고 각자가 찾아낸 코끼리의 실체를 정의해서 코끼리에 대한 해결책을 도출한 상황과 다르지 않다.




상대성 이론으로 문제해결의 최고 전문가임을 입증한 아인슈타인은 문제에 직면했을 때 자신은 문제를 푸는 시간보다는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는데 총시간의 90% 이상을 사용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문제에 대한 제대로 된 정의란 문제의 원인, 문제 자체, 결과의 인과적 관계를 상정했을 때 문제가 모습을 나타낸 결과의 수준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원인의 수준에서 정의해서 문제가 발생한 원천을 제거하는 솔루션을 도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문제를 원인의 수준에서 정의해 공학적으로 접근하는 HRD 전문가들은 문제가 초래한 결과를 아픔의 문제로 접근하는 훈련을 받는다. 문제가 초래한 결과는 아픔이다. 이 아픔의 실체를 책상에 앉아서 추상적으로 ChatGPT에게 물어본다고 문제가 제대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픔의 실체는 이 아픔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의 현장에 내려와서 아픈 사람들의 삶과 표정을 보고 찾아내야 실마리가 보인다. 얼굴은 삶의 고통이 상영되는 현실 스크린이다. 이런 현실에 대한 현장 감각과 아픈 사람들에게 대한 긍휼감이 없다면 문제의 원인은 그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현장은 문제를 키워낸 토양이고 문제가 토양을 뚫고 사건화되었다는 것은 고통받고 있지만 드러나지 않은 사람들이 한 사람이 아니라 많다는 뜻이다.




문제해결 전문가가 긍휼감(Compassion)이 있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내재화해서 문제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현장을 떠나지 않고 이들과 손을 잡고 같이 해결하는 행동을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의 고통을 내재화해서 자신의 문제로 정의해낸다는 것의 의미는 문제가 원인을 드러낼 때까지 현장에서 아픈 사람들과 상처 부위 여기저기를 두드려가며 문제의 원인을 괴롭혀서 문제의 원인이 더는 견디지 못하고 자신을 드러낼 때 찾아진다. 현장을 떠나 문제에 대한 추상적 보고서를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는 엔지니어들에게는 이런 행운이 찾아오지 않는다.


HRD가 다루는 인간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긍휼감으로 문제를 원인의 수준에서 정의해내는 문제 정의 공학 능력을 갖춘 HRD 전문가들만 진정한 전문가로 대우받을 것이다. 긍휼감으로 무장한 최고 수준의 HRD 엔지니어들은 절대로 현장을 떠나지 않는다. 현장에 숙소를 마련하고 아픈 사람들의 손을 놓치지 않는다. 이들 엔지니어만이 자신들이 문제 정의를 ChatGPT에게 명확한 한계조건으로 알려주고 이런 한계조건의 범위에서 찾아낸 솔루션만을 솔루션으로 제안하라고 명령할 수 있는 안목이 있다.






길잃음이 본질인 초뷰카시대 초우량 기업 HRD가 공통으로 관심을 보내는 마지막 책무는 심화하는 지행격차(知行隔差)의 해결에 관한 것이다. 지행격차는 아는 것과 이 아는 것을 기반으로 새로운 것을 실행하는 것의 격차를 의미한다. ChatGPT는 누구든 전문가 수준으로 아는 게 많은 시대를 앞당겼다. 전문가들은 특정 분야에 심도 있는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들이 주로 했던 일은 문제를 가진 사람과 기업에 전문적 지식을 컨설팅해주는 일이다. 전문가들이 사회의 리더로 올라설 수 있었던 이유는 컨설팅 지식을 제공해주기는 하지만 이에 대한 실행은 고객이 책임져 자신의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전문적 지식만 제공하는 것으로 부와 명예를 축적할 수 있었던 직업군이다.


ChatGPT 기술에 의해서 전개되는 세상은 전문가가 민주화된 세상이다. 실제로 ChatGPT는 변호사, 회계사, 의사 시험을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하고 있다. 고난도의 수술을 의사가 손으로 하기보다는 실수를 할 수 없는 전문적 로봇이 담당한다. 전문성의 최대 약점이 깊이가 있지만, 문제라는 것이 한 가지 전문성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이 처방한 문제해결이 문제를 온전하게 극복하기보다는 땜질 방식의 일시적 처방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ChatGPT는 이런 전문성과 전문성을 연결할 수 있는 연대적 전문성의 길을 열어줌에 의해서 인간 전문가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한 답안을 제시한다.


전문성이 민주화되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전문성을 가져와 깊이 있고 문제와 관련된 범위를 포괄하는 지식을 알더라도 이것을 실행하는 근력이 있어서 성공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지식 문제는 전문가가 아니라 ChatGPT에게 맡겨도 이것을 실행하는 행(行)의 문제는 여전히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달린 문제다. 전문적 해답에 대한 지식은 ChatGPT가 담당한다면 초뷰카시대에 살아남는 사람들은 이런 전문적 지식을 이용해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행격차를 극복하는 행의 근력을 가진 사람들을 의미한다.









인간의 문제해결력은 문제를 해결하는 답을 알아내는 인지적 능력과 이것을 실행해낼 수 있는 역량적 능력에 의해서 결정되었는데 이중 전문가들이 향유하던 인지적 능력은 더는 차별화를 위한 지렛대가 되지 못한다. 초뷰카시대를 선도하는 진정한 전문가는 알려진 지식을 자신에게 적용해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행동의 근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지행격차를 잘 극복하는지 문제는 어려운 문제 상황에서 해결책으로 제시된 답안을 검증해서 실행하는 근력인 GRIT의 문제다. 최고의 GRIT을 누리는 사람들은 머리와 행의 문제를 관장하는 발 사이에는 가슴이라는 징검다리를 이해하고 생각과 다리를 연결해주는 가슴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HRD 책무의 성패는 회사에 지행격차를 극복한 진정한 전문가의 풀을 어느 정도나 확보하고 있는지에 달려있다.





윤정구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인사조직전략 교수  

- University of Iowa 사회심리학 박사
-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과 학사
- 現) 영국 British Journal of Management 편집위원
- 現) 미국 Social Psychology Quarterly 편집위원
- 前) 미국 코넬대 조직행동론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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