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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밥 Aug 28. 2024

리텐션과 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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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텐션(Retention)은 마케팅 용어로 더 자주 사용된다. ‘유지’라는 사전적 정의가 마케팅과 만나면, 기존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고 재구매하도록 유도하여 매출을 극대화시키는 전략을 일컫는다. HR에서는 ‘조직원 유지(Employee retention)’라고 인용한다. 이 번 칼럼은 HR의 리텐션 출생 비밀을 파헤치는 탐사보도가 아니다. 매년 증가하는 이직율 예방은 효율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기업의 역량으로, 이 역량 증대를 위해 HR이 어떻게 해야 ‘조직원 유지’에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려 한다.








‘조직원 유지(Employee retention)’를 위한 새로운 개념적 접근



사랑하는 연인들은 더 자주, 그리고 오랫동안 만나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한다. 매번 기념일을 챙기고, 상대방이 좋아하는 요리나 여행 장소를 선택하거나, SNS 트렌드를 쫓는 등 상대 기분을 맞추려고 애쓴다. 기업과 조직원의 관계도 닮은꼴이다. 특히 평생직업시대에서 기업은 종전과는 사뭇 달라진 경영을 보여야 한다. 평생직장시대에서 도입했거나 효과를 봤다고 존속하고 있는 지난날의 모습은 잊어야 한다. 그것도 하루 빨리 말이다. 기업과 조직원은 비록 계약관계이지만, 서로 챙겨주고 보듬어 주는 연인관계로 개념을 바꿔 오랫동안 한 공간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싶다.





조직원유지(Employee retention) 목적은 ‘공생(symbiosis), 공존(coexistence), 공정(justice)’



조직원이 원하는 것의 최대공약수는 뭘까? 추출 방법은 기업이나 사업장마다 가장 적합한 것으로 선택하면 된다. 다만, 금전보상은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잘못 손대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 될 수 있다. 직원 유지(employee retention) 목적은 ‘공생(symbiosis), 공존(coexistence), 공정(justice)’ 가치를 지키면서,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일하고 싶은 일터’를 만들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조직원 상당수가 기대하는 금전보상은 왜 제외하라는 걸까? 일반적으로 돈이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맞다.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근시안적 선입견이다. 임팩트는 강하나 오래가지 못하는 것이 금전보상이다. 유효기간이 짧아도 엄청 짧다. 성과급을 받았던 기억을 떠올려 보자. 성과급 명세서를 받는 그 순간은 기쁘지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면 잊혀진다. 연인의 만남이 돈을 매개로 한 거래로 지속될 수 있을까? 또 하나, 금전보상이 지켜야 할 최우선 원칙은 ‘공정(justice)’이다. 이 원칙이 무너지면 리텐션은 허울뿐인 말 잔치에 불과하다.


최대공약수 상당 부분이 ‘공평(fairness)’을 중시하는 복지(welfare)일 수 있다. 적재(right talent), 적소(right position), 적시(right time)일 수도 있지만, 개인의 발전에 디딤돌이 될 수 있는 교육이나 기회 제공일 수도 있다. 숨어있는 2인치를 찾는 것이 ‘저비용 고효율’의 경영기법이기도 하다. 조사된 내용을 목록으로 만들고, 기업 여력을 감안하여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당장 가능한 것과 시간이 요구되는 것 등을 구분하여 조직원에게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조직원 이해를 돕기 위한 구체적이며 명확한 설명 과정 ‘기업이 나에게 관심을 갖는구나’라는 긍정적 시그널로 자리 잡을 것이다.





‘채용에서 퇴직까지’ 전 과정에 펼쳐진 리텐션 요소들



리텐션은 종합선물세트이다. 어느 하나만 잘 해 준다고 조직원이 유지될 수 있는 단편적이고 얄팍한 것이 아니다. 채용에서 퇴직까지 전 과정에 이탈과 유지를 판가름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펼쳐있다. 불필요한 채용 서류에서부터 갑질에 해당하는 면접 질문은 신입사원의 정착을 방해하는 암적인 요소이다. 조직과 함께 산증인으로 한평생을 지내고 인생 제2막을 시작하기 위해 은퇴하는 뒷모습이 외롭고 쓸쓸하다면, 어느 재직자가 자신의 발전이 곧 조직의 발전이라고 열심히 일 하겠는가? 요람에서 무덤까지 갓난아기를 다루듯 살뜰한 보살핌이 필요하다. 그 만큼 어렵다. 개방적이고 투명한 사회가 될수록 종전 관행이 이탈 원인이 되는 세상이기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성인병이 생활습관인 것처럼, 조직원 유지는 조직문화가 디딤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으로 불리우는 3대 성인병은 생활습관의 결과물이다. 일상생활이 누적되어 성인병으로 나타난다. 삼시 세끼, 흡연과 음주, 운동 등 평소 어떻게 지내는지 일상을 가늠하기가 용이하다.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얼마나 안정적으로 조직원 유지가 되고 있느냐는 조직문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리더의 말 한마디와 평소 팀원에 대한 관심, 의사결정 과정 등이 조직원 유지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면 믿을 수 있을까? 이탈 이유 중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것이 상사의 갑질이라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했다. 조직원 이탈율이 낮은 기업은 조직문화가 남다르다. 언론 단골 메뉴인 직장내 괴롭힘은 발 붙일 곳이 없을 뿐 아니라, 조직원 개별적 성장에도 높은 관심을 갖는다. 가능하면 하고 싶은 것을 뒷받침하려고 두루두루 살핀다. 나이와 직위가 계급이 아닌 수평적 조직문화, 조직원 개별적 의견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조직문화가 조직원 유지의 첫 걸음마이다.






요즘 조직원은 그 어느 때보다 자기계발에 관심이 높다. 조직원의 자기계발에 무심한 기업은 미련없이 떠난다는 것을 다양한 통계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다. 평생직업시대임을 단적으로 보요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특히 MZ세대에게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부모 세대처럼 하나의 경력으로 인생 백세시대를 풍족하게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연예계로부터 시작된 ‘본캐와 부캐’는 모든 이들의 갈망 대상이다. 그래서 또 다른 경력을 쌓기 위해 분주한 시간을 보낸다. 근무시간에 딴청을 피우는 이유도 ‘부캐를 위해’에 과감히 한 표를 던진다.


앞선 CDP 칼럼에서도 언급했지만 조직원에게 맞는 전문성과 커리어 개발 기회 제공은 조직원 유지 전략에서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미국 ‘쓰리엠(3M)’은 리더 몰래 연구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이렇게 유명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15% 법칙(rule)’이다. 구글은 ‘20% 타임제’를 운영한다. 공통점은 근무시간 중 해당되는 시간(15% 또는 20%)을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사적 시간을 허용하면 성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방어적(negative) 논리가 강하다. 그러나 기우이다. 쓰리엠의 ‘포스트 잇’은 주말 교회를 다니면서 비롯된 것으로, ‘불편’을 ‘편리함’으로 바꾼 대표적 사례로 부정적 선입관을 말끔히 해소시켰다. 사실 사적 시간만 허용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예산과 인원, 결정 권한 등 다양한 뒷받침이 따라야 할 뿐 아니라, 그 무엇보다 관심 있는 영역의 교육 기회 제공이 필수적이다. 그 해소방안으로 두 번에 나눠 소개한 CDP 칼럼을 참조해 보자. 교육 기회는 핵심 요소로서 조직원의 잠재적 가치를 믿고 선제적 투자하는 것이다. 한 명의 천재가 십만명을 먹여 살리는 인재경영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등한시 할 수 없는 영역이다. 한 명의 천재는 HR의 통제(control)보다 조력자(facilitator)일 때 탄생하고 성장한다. 그 한 가운데 HRD가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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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스스로 시장 진화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여간 버거운 것이 아니다. 조직원과 시너지를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디언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빨리 가기 위해 쓰리엠이나 구글처럼 조직원의 ‘나홀로형’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아울러, ‘공존․공생․공정’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더불어형’도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넓고 깊은 불확실성은 한 가지만을 고집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다름을 인정하고 다양성을 존중하기 위해 직무교육에 국한하지 말고, 인문학 과정이나 시사성 있는 트렌드 읽기와 같은 세상을 폭 넓게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제공하자. 각자가 원하는 밥맛은 다르기에 일률적이며 획일적인 잣대는 만들지 말자. 다름과 자유로움이 넘치는 넓은 초원을 제공하고, HR은 조직원 개개인의 역량을 어떻게 할 때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지 몰두하자.



다양한 콘텐츠 제공은 구독학습으로 가능하다. 구독학습은 온라인 학습과정으로 팬데믹을 통해 익숙해졌을 뿐 아니라, 대면학습의 허들인 장소와 시간의 한계점을 해소하여 언제 어디서든지 의지만 있다면 학습할 수 있다. 다양한 과정을 학습관리시스템(LMS; Learning Management System)에 탑재하여 조직원의 만족도를 올리자. 조직원 관심 사항을 수시로 수렴하여 풍성한 과정을 개설하자. 교육과정 개설이 어려울 때에는 피드백을 통해 동의를 구하자. 이러한 노력은 작지만 조직원 유지에 큰 원군이 된다. 조직원 유지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평소의 세심한 관심과 보살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박창동 박사

前) KDB산업은행 부장(KDB아카데미원장, 전임교수단 단장 등)

- 중앙대학교 인적자원개발학(HRD) 박사
- 現) ㈜잡담 경영연구원 원장
- 現) 한국표준협회 경영HR센터 수석컨설턴트
- 現) ㈜한국경영인증원 노사관계 심사 전문위원
- 現) 한국능률협회 시니어랩 전문위원
- 前) KDB금융대학교 교수
- 저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업은 어떤 인재를 원하는가?(2023)>, <채용이 바뀐다 교육이 바뀐다(2021)>, <2022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 트렌드(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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