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356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덕트에 대한 고민
다이어트는 너무 어렵다.
잘 가다가도 한 번 부러지면 세상 끝난것마냥 반대방향으로 달려가게 되고, 그렇게 한 번 반대방향으로 달려가게 되면 (=정줄을 놓게 되면) 다시 마음과 중심을 잡기 어려운 것.
작게나마 매일 할 만한, 그러니까 조금은 더 걷고 물 한 잔 더 챙겨 마시고 스트레칭 10분이라도 하는 것과 같이 작은 것부터 매일매일 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그런 프로덕트로 개선을 하고 싶었다. 언제건 다시 마음과 중심을 조금씩이라도 잡아갈 수 있도록.
그래서 작년 초 다노앱에는 '다짐' 이라는 이름으로 하루의 다짐을 도와주는 feature 가 새로 태어났었고, 이 '다짐' 기능을 수행하면 성취감을 더욱 느낄 수 있는 프로덕트의 개선을 이어 고민하게 되었다.
작은 성취감이라도 매일 느끼고 그에 따라 더 건강해지는 나를 보면서 다노가 말하는 습관의 힘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고, 수많은 장치들을 고민하다가 우리는 '포인트'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19년도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연내출시" 를 목표로.
이 과정을 통해 프로덕트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키워드, 그리고 프로덕트 개선에 필요한 키워드가 마음 속에 정리되었다.
1. GET THINGS DONE : 유연하게 바라보지만,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 '일정'
"우리 연내 오픈하자. 그래서 새로이 맘먹고 달리는 20년 1월에 우리의 프로덕트가 더 많은 다노블리, 다이어터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해보자!"
라고 말은 했지만, 이게 될까 싶었다.
풀어야 할 문제를 정의하고 그에 다른 프로덕트의 초반 방향 설정부터 스펙 점검, 일정 논의, UX 설계와 디자인, 개발, 그리고 마지막의 테스트 과정까지 전 과정을 한 돌 한 돌 두며 나가다 보니 어느덧 연말이 다가왔고, 우리의 아이폰 개발자 혜영님의 무한 질주와 더불어 애플의 빠른 심사승인 덕분에 목표보다 하루 이틀 더 앞당겨 상용화할 수 있게 되었다.
WE DID!
오픈 직전 일요일 저녁에 새로 파서 다음날 새벽 2시 33분까지 이어진 119개의 Thread 대화를 다시 살펴보면서, '프로덕트 연내 오픈 목표' 라는 일정상의 목표가 단지 라이브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연말연초휴일 고려해서 유저분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이슈를 최대한 빨리 확인하고 수정할 수 있도록, 그래서 유관 팀 크루들이 덜 고생하실 수 있도록, 굳이 주말밤시간까지 시간을 땡기고 땡겨 진행하는 멤버들을 보며 말이다.
2. WHY : 유저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가. 우리에게는 어떤 가치를 주는가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바라보는 포인트는 단순히 "아~ 오늘 포인트 벌었다!" 와 같은 금전적인 게 아니고, "나 오늘 하루 (완전 망한 거 아니고) 다노하게 살았구나!" 의 안도감과 같은 감정적인 것이었다.
다이어터의 마음은 늘 널뛸 수 있고, 계획한 바를 강인하게 밀고 나감에 취약할 수 있다. 그만큼 감정의 영역이 크다고 생각을 하는데, 어제 하루 망했다고 오늘 포기해버리는 게 아니고, 비록 어제는 정줄을 좀 놓았어도 오늘 새로이 맘먹고 좀 더 노력할 수 있는 힘을 내는데 도움을 주는 프로덕트로 계속 강화해나가고 싶었다.
그리고 다노에서는 재작년에 겨울에 계정 통합을 했었는데 그에 따른 결과가 유의미하다는 판단을 했다. 다노 안에서의 통합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계속 고민을 해 나가는 것은 유저에게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유의미하다는 것. 그 방향에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눈뜨자마자 스트레칭을 하고, 오늘 하루 조금 더 걷고자 노력하며, 물 한잔 더 챙겨 먹기 위해 노력하는 24시간의 모든 순간 속에서 다노앱의 '습관' 메뉴가 흔들리는 우리들의 마음을 다잡아 주기를 바라는 마음. 그리고 미션 클리어하는 순간순간에 유저들이 더욱 성취감을 맛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준비를 했다.
'포인트 받았다' = '나 오늘 다노하게 살기 위해 노력했다' 의 안도감의 장치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미션을 클리어하면 위 2번째 이미지와 같이 '칭찬 메시지' 가 랜덤으로 노출이 된다. 이 칭찬 메시지를 여러 프레임에서 고민하며 도출해준 콘텐츠의 귀재, 지안님 + 그리고 유저들에게 더 시각적으로 감정적으로 잘 도달될 수 있도록 최상의 노력을 끌어내준 디자인 재은님 + 영상의 유진님에게도 한 번 더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이런 건 프로덕트 매니저가 정의한 요건에는 1도 없었다. 큰 흐름 속에서 더 전달이 잘 되는 방향으로 프로덕트를 주도적으로 고민해주신 분들!
3. COMMUNICATION : 내 표현대로 하자면 '다언증'
모든 프로덕트 매니저들이 힘들어하는 공통 요소 중 하나가 문제를 정의하는 Discovery 과정에서도 문제를 풀어나가는 Delivery 과정에서도 공유하고 설득하고 대화해나가야 할 대상이 너무나 많다는 것일 거다.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페스티벌 2019 자료에서도 프로덕트 매니지먼트에서 가장 중요한 소프트 스킬을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다시 한번 정의내려 주었다.
이것을 내 표현대로 풀어보면 '다언증' 인데 왜냐면 여기서 한 말, 저기서 또 하고, 저기서 한 말, 저기서 또또 하고, 아까 한 말 지금 또 하고, 뭐 이런 것의 무한 반복에서 절대 지치거나 혼자 화나서 뻗어버리면 안 되기 때문이다.
상대방은 처음 들을 수 있고, 아까 들었지만, 충분히 전달을 못했을 수 있기에 늘 '전달이 안된다' 를 디폴트 값으로 설정해놓고 대화를 해야 한다.
이번 포인트 개선 또한 그러했다. 대화/협의/공유의 대상들이 너무나 많았다. 이게 때로는 되게 지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나 혼자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프로덕트 매니저는 늘 협업하는 수많은 대상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며 많이 듣고, 많이 말하자. 그리고 지치지 말자. (왜냐면 우리는 GET THINGS DONE 해야 하니까...!)
4. 과단성 : PAIN KILLER 중에서도 초기 실험에 꼭 있어야 할 것만. 우선순위 그리고 버릴 것은 버리는
구현까지 길지는 않은 시간, 문제를 풀어나감에 있어 꼭 필요한 스펙 중에서도 "이거 오픈 때 진짜 꼭 있어야 실험할 수 있어? 오픈 이후에 바로 적용하면 되는 것들은 빼고 가자!" 라는 의사결정을 프로덕트 유닛 멤버들과 휙휙 해나갔고, 이 덕분에 정말 필수적이면서 실험에 필요한 요건에 집중해서 달려올 수 있었다.
이런 결정을 해나감에 있어, 늘 같은 방향으로 같은 마음으로 고민하고 의견을 말씀해주시는 우리의 프로덕트 디자이너 재은님, 서버의 영돈/병준님, 아이폰의 혜영/기보님, 안드의 정환/해빈님, 데이터의 혜준님에게 다시 한번 든든하고 고맙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5. THINK BIG : 미래의 스토리 작성. 이때는 VITAMIN 도 가득 넣어서 소설 쓰기
필수 스펙에 집중하며 달려왔다지만, 프로덕트 매니저는 늘 미래를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 Zoom in 과 Zoom out 의 무한 반복 (이게 참 어렵다.)
현재 스펙은 '습관' 메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미션을 수행하면 포인트를 받아, 다노샵에서 사용할 수 있는 flow 인데, 여기까지만 봐도 다노에서 해야 할 굵직한 Phase 들이 상상이 될 것이다. 일단 다노샵뿐만 아니라, 마이다노에서도 포인트를 소진하는 상상을 할 수 있다. 또한 '습관' 메뉴에서 미션 수행 시 포인트를 획득하는데, 앞으로는 마이다노 유료 프로그램의 미션 수행 시에도 포인트를 받는 상상도 할 수 있다. 그리고 다노샵과 마이다노에서 결제할 때 포인트가 쌓이는 상상 또한 할 수 있을 거다. (상상은 쉽지... 이걸 구현할 것을 생각하니, 또 너무나 큰 산이 여러 개 같다. 수많은 개발 구현의 큰 Phase. 들)
무튼, 여기까지가 가장 기본적인 상상일 것이고, 다노에서 포인트를 활용해서 유저들에게 더 큰 가치를 줄 수 있는 상상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그리고 당장 집중해서 파봐야 할 것은 현재의 스펙에서 우리가 정의한 okr 에 다가가기 위한 닦고 조이는 개선들과 닦고 조이는 운영의 묘미! 일 거다.
하기 싫은 걸 좀 할만하게, 어려운 걸 덜 어렵게, 불편한 걸 편하게, 그래서 유저들이 매일 들락날락할만한 프로덕트, 더 좋은 프로덕트, 더 강한 프로덕트를 만들고 싶은 건 세상 모든 프로덕트 매니저들의 마음일거다.
좋은 습관으로 좋은 하루를 만들고, 좋은 하루가 쌓여 좋은 인생이 될 것이라는 다노의 신념으로 이용자들에게는 더 좋은 삶을, 프로덕트 매니저인 나 그리고 우리 프로덕트 군단에게는 프로덕트가 성장하며 같이 성장하는 재미를 더욱 줄 수 있는 2020이 되기를 소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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