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게 일을 내리는 것도 일이다

나는 어떤 상사?

나는 일을 한 번 쥐면 내가 잡고 끝까지 해야만 했다. 내 손으로 시작해서 내 손으로 마무리해야 비로소 안심이 되었다. 그래서 후배가 들어와도 일을 잘 맡기지 못했다. 인력이 충원되었음에도 나는 여전히 바빴다.

그러던 어느 날, 업무가 과도하게 몰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되돌이키기엔 이미 진도가 너무 나간 상태였다. 이 날 이후로 나는 마음을 새롭게 다잡기로 했다. 더 이상 일에 욕심내지 않기로. 과도한 욕심은 오히려 나와 직장 동료, 그리고 회사에 그다지 좋은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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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나누고 내려주는 것도 상사의 큰 능력이다. 과거 신입사원 때를 떠올려 보자.  

아무 일도 넘기지 않는 상사

가르쳐주는 것 없이 일만 던지는 상사

하나에서 열까지 다 감시하며 옥죄이는 상사

해당 업무의 목적을 설명하고, 노하우를 쌓게 만드는 상사

신입사원이 성장할 수 있는 상사는 누가 봐도 마지막 유형이다. 왜 이 업무를 해야 하는지를 알면 방법을 찾게 되고, 방법을 찾다 보면 나중에는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는 사고력이 길러진다.

나는 1번부터 4번까지 모든 유형의 상사를 만나보았다. 그 중에는 1번에서 3번으로 변화된 상사도 있었고, 3번이었다가 4번으로 변화된 상사도 있었다. 돌이켜보면 그들 역시 후배들을 관리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었던 것 같다.

나 역시 1번 유형의 상사였다. 하지만 내가 일을 쥐고 있다고 해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도 아니고, 업무가 완벽하게 마무리되는 것도 아니었다. 결국 회사의 성과는 협동해서 좋은 시너지를 내는 것이 최고였다.

그리고 내가 업무를 내려놓아야 나도 상위 업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된 후로, 업무를 잘 나누게 되었고, 더 편안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항상 느끼지만, 좋은 선배가 되는 것은 참 어렵다. 허허.
선배님들 화이팅 하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