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장. 세상을 위한 쓸모 있는 삶
나는 포기를 모른다
아놀드 슈워제네거 저 / 정지현 역| 현대지성| 2024년 08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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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책 “나는 포기를 모른다”(원서 Be Useful : Seven tools for life) 는 그의 삶을 통해 끊임없는 자기 혁신과 도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자서전적 저서입니다. 이민자로서 미국에 건너온 아놀드는 보디빌딩 챔피언, 할리우드 배우, 성공한 사업가, 환경 운동가,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놀라운 성공을 이루었습니다. 그의 성공은 단순한 운이 아니라 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끝없는 노력과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결과입니다.
특히 이 책에서는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인생의 가장 큰 성공 요인으로 등장합니다. 아놀드는 자신의 삶에서 마주한 수많은 난관과 실패 속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고, 그 과정을 통해 더 강해졌다고 설명합니다. 고난이 있을 때마다 그는 이를 극복하는 것을 즐겼고, 그 덕분에 더 큰 성취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바로 이 부분이 이 책의 독자에게 영감을 주며, 독자 스스로를 돌아보고 독려하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자기계발과 성취를 꿈꾸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나만의 철칙이 있다. 나를 슈니첼이라 부르든, 터미Termie라 부르든, 슈워지Schwarzie라 부르든 상관없다. 하지만 절대 ‘자수성가한 사람’이라고 부르지는 마라. 젊은 시절, 영어 이해력이 부족했던 탓에 사람들이 나를 그렇게 부를 때마다 혼란스러웠다. 자수성가한 사람self-made man, 그러니까 혼자서 이룬 사람? 칭찬인 건 알겠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무슨 소리지? 내 부모님은? 애초에 날 낳아주신 분들인데. 조 웨이더는? 날 미국으로 데려와 초기의 꿈을 이루게 해준 사람이고. 스티브 리브스와 레그 파크는? 그들 덕에 보디빌딩에서 연기로 전향하는 현실적인 꿈을 꿀 수 있었다. 존 밀리어스는? 그가 날 코난으로 만들어줬다.
문자적인 의미에 너무 집착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내가 홀로 해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처음에는 내가 ‘아메리칸 드림’의 사례라 여겼다. 내가 해낸 걸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믿었다(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혼자 이룬 것은 전혀 아니라고 생각했다.
잠깐 차근차근 짚어보자. 내가 아메리칸 드림의 본보기라면 어떻게 혼자 해냈다고 할 수 있나? 내 모든 성공에는 처음부터 미국이 꼭 필요했다. 난 맨 처음 바벨을 들기도 전에 이 나라에 빚을 졌다! 나이 들며 그 말의 뉘앙스와 역사를 점차 깨달았다. 사람들이 자수성가라는 말로 내게 진정 전하고 싶었던 칭찬이 뭔지 알게 됐다. 근면하고 끈기 있고 의욕 넘치고 헌신적이라는 말이었다.
이런 것은 목표 달성에 필요한 자질이고, 물론 나를 설명하는 말이기도 하다. 누가 나 대신 바벨을 들어준 것도 아니고 대신 영화 대사를 읊은 것도 아니고 대신 법안에 서명한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그랬다. 하지만 그렇다고 혼자서 해낸 것은 아니었다. 내가 그간의 기회를 거쳐 지금에 이른 건 수많은 특별한 이들이 내 삶에 미친 영향 덕분이다.
이건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모두 다른 이들 덕에 여기에 있다. 설령 살아오며 좋은 영향을 준 사람을 한 명도 만나지 못했고, 지금까지 방해물과 적뿐이었으며 상처만 받았다 해도 그들은 모두 당신에게 뭔가를 가르쳐줬다. 당신이 그들보다 훨씬 나은 사람이며 역경을 이겨낸 생존자라는 것 말이다.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고 어떤 사람이 되면 안 되는지를 배웠다. 그리고 당신은 지금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이 책을 읽고 있다. 좋든 나쁘든 오늘날의 당신에게 영향을 준 이들 덕분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는 살면서 그 무엇도 홀로 해낸 게 없다. 언제나 도움과 지도가 있었다. 의식하든 못하든 누군가 어떤 식으로든 길을 닦거나 방향을 제시해줬다.
이 사실을 깨달았으니 이제 당신에게도 돌려줄 책임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남을 도와야 한다. 그들이 올라올 사다리를 내려줘야 한다. 누군가에게 받은 도움을 또 다른 이에게 갚아야 한다. 쓸모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장담컨대 이 책임을 온전히 받아들이면 당신의 삶이 바뀌고 셀 수 없이 많은 이의 삶도 나아질 것이다.
더 일찍 깨닫지 못해 아쉬울 지경이다. 처음엔 책임감에서 시작한 일이 이내 특권과 영광으로 느껴져 결코 그만두거나 당연하게 여기지 않게 된다.
인생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다만 남을 돕고 자신도 혜택을 보는 데 원대한 목표나 비전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작은 나눔의 행동이 주는 이의 행복을 높이고 그 효과가 거의 즉각 나타난다는 과학적 증거가 많다.
2008년 하버드대 연구진은 한 집단에 5달러를, 다른 집단엔 20달러를 주고 이 돈을 소비하되 자신이 쓰든 남에게 쓰든 상관없다고 했다. 그날 밤, 돈을 자신이 갖지 않고 남에게 준 사람들이 훨씬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정말 흥미로운 부분은, 돈을 나눠준 이들은 모두 더 행복해졌지만 5달러를 준 사람과 20달러를 준 사람의 행복도에는 차이가 별로 없었다는 거다. 20달러를 줬다고 4배나 더 행복해진 게 아니었다. 즉, 나눈 금액이 아니라 나눔 그 자체가 중요했다. 나누는 행위 자체가 우릴 더 행복하게 하기 때문이다.
나누는 방법
경험과 자원이 많은 내가 편히 앉아 “세상에 베풀고 남을 도우면 기분이 좋아진다”라고 떠들어대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은 일이다. 나도 알고 있다. 젊고 가난하여 인생의 목표를 찾기 위해 분투하는 사람들에게 나눔의 혜택은 당장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식구를 부양하고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밤낮으로 바쁜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남을 도울 시간은커녕 그래야 한다는 생각조차 떠오르지 않는다. 매일 살아가기 위해 분주하게 지내다 보면 다른 생각을 할 여유조차 없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가장 의미 있게 사용할 수 있을지, 그리고 자신의 시간 투자가 진정으로 다른 사람에게 가치를 줄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결국 이런 마음이 들 수 있다. “내가 뭐라고 남을 돕나? 나도 먹고살기 힘든데.” “내가 뭘 할 수 있어? 특별한 재주도 없는데.” “내게 나눌 게 뭐가 있나? 부자도 아니고 유명하지도 않은데.” 무엇보다 알아야 할 것은, 남을 돕기 위해 삶을 통째로 바꿀 필요가 전혀 없다. 눈과 귀를 열고 주위에 집중하면 된다.
곤란에 처한 이, 짐이 많거나 어떤 감정으로 힘들어하는 이를 보면 도와주고 위로해주라. 오랜만에 걸려온 친구의 심야 전화를 받아주고, 최근 힘들어 보이던 지인의 연락에 응하자. 그들이 도움을 요청하든 그렇지 않든 말이다. 단 5분, 단 5미터라도 그들의 짐을 덜어주자.
거울을 깨뜨려라
나눔이 내 삶의 초점으로 굳어진 것은 대통령 직속 위원회 위원장 임기 직후, 돌아가신 장인어른 사전트 슈라이버의 예일대 졸업식 축사를 들었을 때였다. 친구들이 ‘사지’라 부르던 그는 친절하고 총명하며 사려 깊은 분이었다. 그처럼 진심 어린 리더십을 가진 이는 만난 적이 없었다.
그는 사람들을 진정으로 위했고, 말뿐 아니라 돈과 시간도 아끼지 않았다. 사지는 평화봉사단Peace Corps, 헤드 스타트Head Start, 미국 자원봉사단Volunteers in Service to America, VISTA, 직업 군단Job Corps, 업워드 바운드Upward Bound 등 수많은 자선 단체를 설립해 미국과 전 세계 소외 계층을 도왔다. 사지의 아내이자 내 장모인 유니스가 만든 스페셜 올림픽 이사회 의장이기도 했다. 유니스 역시 지적 장애인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 슈라이버 가문은 성인이 된 후 평생을 인류에 봉사하며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지는 예일대 졸업식 축사 당시 70대 후반이었다. 많은 것을 보고 겪은 나이였다. 그는 미래를 이끌 젊은이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 힘이 그들에게 있음을 일깨워주고 싶어 했다. 하지만 한 마디의 조언도 잊지 않았다.
“거울을 깨세요!” 그가 말했다. “그래요, 거울을 깨세요.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인 이 사회에서 자신을 덜 보고 남을 더 보세요. 자기 얼굴보다 이웃의 얼굴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세요. 서른, 마흔, 쉰, 심지어 일흔이 되면 돈 세는 것보다 친구 세는 게 더 큰 행복과 만족을 줍니다. 자신의 근육과 몸매, 차와 집, 신용 등급을 만드는 것보다 동네와 도시, 주, 나라, 인류를 더 좋게 하는 일에서 더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전사보다 평화 중재자가 되는 편이 더 얻을 게 많습니다. 거울을 깨세요.”
사지는 거의 30년 전인 1994년에 그 연설을 했다. 그의 메시지는 앞으로 몇 세대가 지나도 여전히 울림을 줄 거라 믿는다. 나도 안다. 이런 조언을 들으면 엘리트 계층이 사치스러운 요트나 경호가 삼엄한 별장에서 빈둥거리며 망해가는 세상을 구하겠다고 말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다.
내가 이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나를 따라 하라는 것이 아니다. 소방관이나 특공대원, 초등대응팀처럼 하라는 것도 아니고, 로빈 후드나 마더 테레사가 되거나 개인적 야망이나 소유를 포기하라는 뜻도 아니다. 그저 자기만 비추던 거울을 깨뜨리고 남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라는 것이다.
이웃과 나누고 세상에서 받은 것을 돌려주며 ‘가장 쓸모 있는 자신’을 찾으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다른 이들이 나눔을 선택하는 이유와 같다. 우리가 여기 있는 건 수많은 이들의 수고 덕분이기에. 선대가 우리를 위해 해준 것처럼 우리도 후대를 위해 해야 하므로.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
나눔이 우리도 모르는 방식으로 우리를 더 행복하게 하기에. 이 정도로 인생을 오래 살아 보니, 그 누구 못지않게 열심히 노력하면서 다들 무모하다고 말한 꿈을 현실로 이뤄보니, 세상 사람이 모두 이어져 있다는 것을 느낀다. 우리는 모두 인생이라는 한배를 탄 동반자다. 인생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며 승자가 여럿 나올 수 있다.
나눔이라는 인생의 법칙을 잘 지키면, 승자의 수는 무한할 수 있다. 나눔이 삶의 일부가 되고, 우리가 거울을 깨고 주위를 둘러보며 도움이 필요한 이를 알아챈다면, 모두에게 이롭다. 나이가 많든 적든, 그간 이룬 것이나 앞으로 할 일이 얼마나 많든 상관없다. 어떤 처지든 많이 나눌수록 많이 얻는다. 자신을 돕고 싶은가? 그렇다면 남을 도우라. 남을 돕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만 가족과 친구, 지역 사회, 국가 그리고 세계를 위해 내 쓸모를 극대화할 수 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읽다 보니, 기본적으로 2천 년 전에 쓴 일기인 이 책의 1권이 그가 살며 도움이나 값진 가르침을 준 이들의 명단이란 사실에 놀랐다. 홀로 그 자리에 오른 게 아님을 되새기는 강력한 방식이었다. 이 책을 쓰며 여러 일화의 주역들에 대한 기억이 홍수처럼 밀려왔다.
흔한 감사의 말 대신 아우렐리우스가 책을 연 방식으로 이 책을 끝맺는 편이 더 유익할 듯싶었다. 모두 읽고 나면 자신만의 명단을 만들어보길 바란다. 겸손해질 것이다. 조언이나 도움, 영감이 필요할 때 그 명단을 다시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아버지에게서 절제와 쓸모 있는 삶의 중요성을 배웠다.
어머니에게서 사랑과 희생을 배웠다.
카를 게르스틀과 커트 마눌은 나에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럴드 마우러는 보디빌딩을 가르쳐줬다.
스티브 리브스와 레그 파크는 보디빌더가 배우가 되는 길을 닦아 청사진을 그려줬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처음엔 내 우상이었다가 나중엔 가까운 친구가 되었다.
... 중략
나는 운 좋게도 인생에서 멋진 여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마리아는 수십 년간 모든 결정의 든든한 조력자였고, 언제나 우리 아이들의 훌륭한 어머니였다. 헤더는 지난 10년간 기쁠 때나 힘들 때나 함께 해준 내 반려자이자 친구다. 그녀 덕분에 매년 우리 집에 동물이 늘어나고 있다.
내 아이들은 필요할 때마다 나에게 겸손함을 일깨워주었다. 그리고 내가 떠나고 난 후에도 세상이 더 나은 곳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를 제공해주었다. 캘리포니아의 유권자들 또한 마찬가지다.
마지막으로, 오랜 세월 변함없이 곁을 지켜준 팀원들이 있다. 내가 인생의 여러 단계를 거치는 동안 중심에서 함께해준 이들이다. 최근 이 책이나 넷플릭스 드라마 같은 프로젝트를 위해 합류한 이들도 포함된다. 그들 덕분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 더 빛나고 똑똑해질 수 있었다.
무엇보다 힘든 상황에서도 함께 웃을 수 있었다. 오스트리아의 작은 마을 소년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내 꿈을 이루고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준 이들을 모두 열거하자면 끝이 없겠지만, 이 정도면 나의 진심이 전해졌길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