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배움에는 끝이 없다
나는 포기를 모른다
아놀드 슈워제네거 저 / 정지현 역| 현대지성| 2024년 08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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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책 “나는 포기를 모른다”(원서 Be Useful : Seven tools for life) 는 그의 삶을 통해 끊임없는 자기 혁신과 도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자서전적 저서입니다. 이민자로서 미국에 건너온 아놀드는 보디빌딩 챔피언, 할리우드 배우, 성공한 사업가, 환경 운동가,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놀라운 성공을 이루었습니다. 그의 성공은 단순한 운이 아니라 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끝없는 노력과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결과입니다.
특히 이 책에서는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인생의 가장 큰 성공 요인으로 등장합니다. 아놀드는 자신의 삶에서 마주한 수많은 난관과 실패 속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고, 그 과정을 통해 더 강해졌다고 설명합니다. 고난이 있을 때마다 그는 이를 극복하는 것을 즐겼고, 그 덕분에 더 큰 성취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바로 이 부분이 이 책의 독자에게 영감을 주며, 독자 스스로를 돌아보고 독려하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자기계발과 성취를 꿈꾸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아버지와 사업가, 공직자로서 아이들을 무조건 4년제 대학에 보내려는 미국의 시스템은 답답하기 짝이 없다. 물론 대학은 중요하다. 학위가 있으면 좋고 분명 쓸모가 있다. 의사나 엔지니어, 회계사, 건축가가 되고 싶다면 대학 진학이 올바른 선택이다. 세상에는 필요한 공부를 하고 학위를 따야만 하는 직업이 있다. 당연한 일이다. 화학을 공부하지 않은 의사들이 병원에 가득하고 수학 강의를 들어본 적 없는 조종사들이 매일 600만 명을 실어 나른다고 상상해보라. 아찔해질 것이다.
하지만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확실히 모르거나, 하고 싶은 일이 정해졌는데 굳이 대학 공부가 필요 없다면? 그럴 때 자신과 가족에게 25만 달러의 학자금 빚이라는 족쇄를 채울 이유가 있을까?
고작 졸업장을 위해서 말이다. 오늘날 많은 젊은이에게 대학은 그런 존재가 되었다. 그들에게 대학에 가는 이유를 물어보면 졸업장을 따기 위해서라고 답할 것이다. 이것은 직장에 출근하는 이유가 주말을 즐기기 위해서라는 말과 다를 바 없다. 그것 말고는 아무런 의미도 목적도 없단 말인가?
여기엔 중요한 부분이 빠져 있다. 목적, 비전이다. 우리 사회는 젊은이들에게 목적을 발견하거나 스스로 비전을 창조할 시간과 공간을 주지 않는다. 세상을 통해 가능성을 보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다. 잃을 것이 가장 적고 얻을 것이 가장 많을 때 세상으로 나가 마음껏 경험하게 하지 않고, 진짜 세상과는 정반대인 4년제 대학에 가둬버린다.
내가 바로 젊은이들이 세상 밖에서 가장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산 증인이다. 나는 직업학교 교과과정의 일환으로 철물점에서 일하며 판매 기술을 익혔다. 프레디의 거실에 둘러앉아 중요한 질문에 대해 생각하는 법을 배웠다. 그 밖에도 나이가 들어서까지 큰 도움이 된, 가슴속 깊이 새겨진 가르침은 모두 체육관에서 얻은 것들이다. 열여섯에서 스물다섯 살 때까지 체육관에서 그 기술들을 연습하고 완벽하게 다듬었다.
체육관은 목표 설정, 죽도록 노력하기, 실패해도 앞으로 나아가기, 대화하는 방법, 다른 이를 돕는 일의 가치 등 모든 값진 기술을 연마하는 실험실이었다. 나에게 체육관은 고등학교이자 대학교, 대학원이었다.
우리는 젊은이들에게 이 점을 강조해야 한다. 망치와 못으로, 빗과 가위로, 톱과 사포로 그들의 꿈을 이룰 수 있음을 일깨워줘야 한다. 그래야 하는 이유는 그들뿐 아니라 우리의 이익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전 세계 국가에는 방금 말한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 충분치 않다. 영국과 유로존에는 숙련된 노동력 부족이 일부 지역의 공급망을 마비시킬 정도로 심각하다. 미국에서는 정치 지도자들이 컴퓨터 칩 제조 공장을 국내로 가져오려 하지만, 바로 그 제조 설비가 들어갈 건물을 지을 숙련공이 부족하다. 이건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내가 주지사 시절 직업과 커리어 교육에 많은 투자를 했던 이유도 그래서였다. 업계 종사자들을 지원할 뿐 아니라 사람들에게 그들이 하는 일의 중요성을 이해시켜, 그 분야를 선택하는 젊은이가 늘어나게 하려는 것이었다. 정확한 원인은 모르겠지만, 우리가 사회적 지위에 눈이 멀어 사회 전체가 폐쇄적으로 변한 것도 큰 이유인 듯하다. 만족한 고객이 얼마나 많은지보다 학위가 몇 개인지를 더 가치 있게 여기는 분위기가 되었다.
기업가 정신과 사랑에 빠진 세상이지만, 사업체를 운영하며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은 기업가가 아니라 소규모 자영업자다. 아이러니하게도 ‘소규모 자영업자’와 사회적으로 추앙받는 테크 부문 기업가(그들의 발명품은 때론 현대인을 망치기도 한다)를 비교하면, 육체노동을 하는 소규모 자영업자는 고학력 기업가보다 대부분 더 행복하고 학자금 대출을 받기 전에 내 집을 마련한다. 또한 우리 문화가 추앙하는 빌 게이츠나 마크 저커버그 같은 중퇴자들은 고등학교나 이름 없는 주립대가 아니라 하버드 같은 명문대를 그만둔 것이다.
호기심을 가져라
실제의 나는 영화 《코만도》의 존보다 《트윈스》의 줄리어스에 더 가깝다. 나는 한발 앞서가는 특수부대원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나는 남들에겐 당연한 일도 모르는 순진한 구석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호기심으로 가득 찬 성실한 열정이 나를 잘 표현해준다. 이민자이자 다양한 경력을 쌓아온 나에게 호기심은 초능력과도 같았다. 호기심엔 자석 같은 힘이 있어서 세상의 경이로움에 마음을 열기만 하면 놀라운 기회를 잔뜩 끌어당겼다.
선하고 똑똑한 이들도 내 삶에 들어왔다. 다른 이를 가르치고 지지하며 긍정 에너지를 나누길 좋아하는 사람들 말이다. 덕분에 정말 대단한 이들을 만나고 우정을 나눌 수 있었다. 애초에 날 보디빌딩으로 이끈 레그 파크부터 무하마드 알리, 넬슨 만델라, 미하일 고르바초프, 달라이 라마, 두 교황까지. 친구들은 종종 날 포레스트 검프라고 부른다. 린든 존슨 이후 모든 미국 대통령을 만났으니까.
물론 포레스트처럼 우연히 만난 건 아니다. 내가 유명해져서 기회가 주어진 것이긴 하다. 하지만 호기심 덕에 그들을 더 알아가고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 그들과 그들의 경험에 대해 질문하고 조언을 구하며 열심히 귀 기울였다. 중요하고 흥미롭고 영향력 있는 이들은 좋은 질문을 하고 경청하는 사람에게 호감을 보인다.
호기심 많고 모르는 걸 겸손히 인정하는 이와 대화하고 도와주고 싶어 한다. 호기심과 겸손함은 자존심 때문에 귀 기울이지 않는 사람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보여주니까. 마음이 닫혀 있으면 상대도 알아채고 시간 낭비를 피한다. 스스로 모르는 게 없다고 여기는 사람에게 뭔가를 가르쳐주려고 노력해봤자 헛수고니까.
상대에게 귀 기울이는 인내와 겸손함은 호기심의 핵심이자 학습의 비결이다.
역사상 가장 현명한 사상가와 철학자들은 수천 년간“귀는 두 개, 입은 하나니 듣기를 말하기의 두 배로 하라”라고 했다.
성경에선 “듣기는 속히 하고 말은 더디 하라”고 했고,
달라이 라마는 “말할 땐 아는 것을 반복할 뿐이나 들을 땐 새 것을 배운다”라고 했다.
헤밍웨이는 “남이 말할 땐 온전히 들어라. 많은 이들이 듣지 않는다”라고 했고,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판사도 말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배움을 얻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믿는다.”
표현 방식은 각기 달랐지만, 그들 모두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이거였다. 우리는 자신이 아는 것만큼 잘 알지 못하니 말은 아끼고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는 것. 나는 《터미네이터》를 찍으면서 이 교훈을 깊이 깨우쳤다. 만약 에이전트와 내 자존심 때문에 앞으로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 중 한 명이 되는 남자와 언쟁을 벌였더라면 그 영화에 출연하지 못했을 것이다.
제임스 카메론을 처음 만난 것은 1983년 봄, 할리우드 식당에서였다. 《터미네이터》 각본에 대해 이야기했다. 나는 제작사 대표 마이크 메다보이에게 시나리오를 받았고, 《코난》 속편을 준비 중이었다. 에이전트인 마이크와 나는 《터미네이터》를 내 차기작으로 거의 확정했고, 내가 주인공 카일 리스 역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얼핏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카일 리스는 사라 코너와 인류를 첨단 살인 기계로부터 구하기 위해 미래에서 온 군인이자 영웅 중의 영웅이었으니까. 하지만 점심 내내 대화는 터미네이터에 쏠렸다.
내겐 가장 흥미롭고 관심 가는 캐릭터였다. 각본을 읽으면서 궁금증이 많이 생겼고 인간과 똑같은 모습으로 만들어진 로봇을 어떻게 연기해야 하는지 몇 가지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했다. 짐에게 질문과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내 폭넓은 호기심과 깊은 관심에 놀란 눈치였다. 아무래도 그는 내가 근육만 많은 멍청이일 거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짐도 그 영화가 잘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터미네이터가 가장 중요한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캐릭터가 기계라는 점을 고려할 때 어떤 연기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생각이 잘 통했다.
식사가 진행될수록 짐은 내가 터미네이터를 맡아야 한다고, 최소한 맡을 만하다고 확신했다. 나도 속으로 동의했지만 솔직히 원하는 배역은 아니었다. 나는 코난이고, 코난은 영웅 아닌가. 최고의 액션 영웅이 목표인데 악당 역할을 맡는 건 곤란하다고 말했다. 짐은 내 설명을 주의 깊게 듣더니 이해해주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 입에서 나온 그 말은 할리우드의 기본 상식이었다.
이제 내가 듣고 이해할 차례였다. 이 영화가 전형적인 할리우드 액션물이 아니라는 게 짐의 요점이었다. 영화에는 시간여행, 미래 지향, 공상과학이 나온다. SF 장르는 다른 법칙이 적용된다. 더욱이 터미네이터는 사실 악당이 아니었다. 미래에서 터미네이터를 보낸 자들이 진짜 악당들이고, 터미네이터 자체는 그저 주어진 일을 수행할 뿐이라는 것이었다.
짐은 내가 그 캐릭터를 어떻게 연기하고 싶은지, 그가 그 영화를 어떻게 만들고 싶은지에 따라 우리가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내가 맡기로 한다면 말이다. 밤새 고민할수록 터미네이터로 변신한 내 모습은 상상이 잘 안 갔다. 짐과의 대화만 맴돌았다. 당시 그는 고작 영화 한 편을 만든 신참 감독에 불과했지만, 《터미네이터》의 시나리오는 무척이나 독창적이었고 그는 자신이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은지 정확히 알고 있는 듯했다. 내가 카일 리스 대신 터미네이터를 맡아야 한다는 그의 설명이 내 마음을 흔들었다. 당시 나 역시 주연 영화가 한 편뿐이었다. 과연 내가 잘 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다음 날 짐에게 전화를 걸어 터미네이터 역을 맡겠다고 말했다. 에이전트들은 내 결정에 반대했다. 영웅이 악당을 맡으면 안 된다는 통념이 그들에겐 너무나 강했다. 나는 그들의 말을 들었지만 귀담아듣진 않았다. 직감을 따르고 호기심이 이끄는 대로 갔다. 더 중요한 건 계속 마음을 열고 짐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는 점이다. 진정으로 그의 말을 경청했기에 내 커리어에서 가장 중대한 선택을 할 수 있었다.
《터미네이터》는 성공을 거뒀고 물론 수입도 늘었다. 하지만 가장 큰 수확은 따로 있었다. 캐스팅 전 짐과 나눈 대화, 리허설이나 촬영장에서 받은 디렉션, 그가 내 장면을 편집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내가 액션 영웅 이상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진정한 영화배우, 주연급 스타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을. 내 첫 번째 인생 목표는 1961년 그라츠에서 레그 파크가 나오는 영화를 보고 생겼다. 그 비전은 1983년 LA 베니스에서 제임스 카메론과 점심을 먹으며 그의 말에 귀 기울인 순간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그때의 전환점은 이후 20년간 내 선택을 이끌었다. 헤밍웨이 말이 맞았다. 남이 말할 땐 온전히 들어야 한다.
스펀지가 되어라
목표를 좇는 과정에서는 대인관계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여기에서 호기심과 경청 능력이 중요한 큰 역할을 한다. 사람을 조종하자는 게 아니라 실용적으로 활용하자는 뜻이다. 우리의 목표 달성에 타인은 중요한 자원이다. 하지만 남의 말을 대충 듣고 흘려선 안 된다. 제대로 경청해야 내가 남에게, 남이 나에게 자원이 될 수 있다. 내가 주지사에 출마했을 때, 사람들은 내가 활동적인 성격이기 때문에 선거 캠페인을 즐길 것이라고 말했지만, 주지사 사무실에서 정책을 검토하는 일은 지루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를 잘 모르는 이들 역시 비슷한 생각을 했으나, 그들은 내가 항상 주목받고 싶어서 그런다고 생각했다. 양쪽 다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했다. 사람들은 내가 평생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며 살아왔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어린 시절, 프레디나 다른 보디빌더들로부터 배움을 얻기 시작한 순간부터 나는 계속 배워왔다. 그리고 주지사 직책이야말로 세상을 배우는 멋진 기회임을 인식하지 못했다.
“어떻게 이런 운동을 생각해냈어요? 다른 비슷한 동작보다 더 효과적인 이유는 뭘까요? 어떻게 하면 운동 루틴에 가장 효과적으로 포함할 수 있을까요?” 질문의 목적은 여러 가지였다. 대답을 듣고 수긍이 가면 의심이나 걱정이 사라질 테고, 내 호기심은 빈스에게 겸손함을 보여 경계심을 낮추고 소중한 훈련 팁을 더 많이 공유하도록 했다. 하지만 핵심은 이거다.
관심사에 대한 ‘어떻게’와‘왜’라는 질문은 정보를 머릿속에 깊이 각인해서 다른 관련 정보와 연결될 가능성을 높인다. 그 정보는 훗날 다른 이를 도울 기회가 왔을 때 더 요긴하게 쓰인다.
주지사직이 내가 거친 그 어느 직업보다 좋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사회 돌아가는 온갖 정보를 흡수하고, 그걸로 수백만 명을 도울 수 있는 자리였으니까. 이를테면 교도관이 더 필요하단 사실을 알게 됐다. 그들은 인력 부족으로 초과근무에 시달렸고 근무 환경도 위험해졌다. 만성 피로에 보안 프로토콜 오류와 실수도 늘고 있었다.
잠시 후엔 처방약 가격과 건강보험료에 대해 알았고,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과학자들과 이야기하며 매년 공기오염으로 수백만 명이 죽어간다는 것도 알게 됐다. 다음 날엔 토목 엔지니어 팀과 만나 13,000마일(약 20,921킬로미터)에 이르는 캘리포니아주의 제방이 허물어지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주에 제방이 그렇게 많은 줄도 몰랐다. 네덜란드나 루이지애나보다 더 많았다. 회의가 끝나자마자 간호사들과 만났다. 그들은 캘리포니아 병원의 간호사 대 환자 비율이 1 대 6보다 개선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 명이 6명을 돌보느라 근무 시간에 필요한 일을 다 끝내기 어려웠다.
예를 들어, 간호사들은 평균 체격의 성인 남성을 들어 올릴 수 없으므로 환자가 화장실에 가야 할 때면(2018년에 내가 심장 수술을 받을 때도 겪은 일이다) 간호사 두 명이 필요하다. 당연히 그 둘은 그 시간에 다른 환자를 돌볼 수 없었다. 간호사들과 단 한 번 대화로 알게 된 사실들이다!
그런 경험들은 정말 멋졌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웠으니까. 배움이 쌓일수록, 가르침을 주는 이들에게 질문할수록 정보의 연결고리가 보이고 지도자로 성장하는 게 느껴졌다. 새크라멘토 주지사 사무실에서 매일 새 퍼즐 조각을 얻고, 머릿속 청사진처럼 개선된 시스템이란 그림을 맞추는 기분이었다. 완성된 그림이 이해되지 않거나 청사진에 결함이 보이면 변화를 추구해야 함을 깨달았다.
나는 운이 좋았다. 타고난 호기심이 없어도, 주지사의 위치에서는 주 정부가 돌아가는 원리에 대해 아무리 시간이 오래 걸려도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해달라고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대부분에게는 그런 운이 없다. 세상 이치를 설명해달라 부탁할 권한도, 마음을 열고 스펀지처럼 세상을 흡수하라 일러줄 프레디 게르스틀 같은 멘토도 없는 게 보통이다. 혼자 알아내야 한다. 주위에 도와줄 이가 없다면 두렵고 절망스러울 수밖에. 그래서 출구 없는 터널에 갇힌 듯 느끼는 사람이 많을 거다. 그들은 알 수 없는 세상을 살아간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실상을 인정하고 헤쳐나가야 한다. 그 누구도 아닌 내 삶이다. 남들은 부자인데 나는 가난하고 남들은 키가 크고 머리도 좋고 신체적인 능력도 뛰어난데 나는 그런 것들을 하나도 가지지 못했을 수도 있다. 세상에는 이렇게 바꿀 수 없는 것도 있지만, 바꿀 수 있는 것도 있다. 호기심 품고 지식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고, 그 지식으로 나만의 비전을 그리면 된다.
《터미네이터》에 유명한 대사가 나온다. “운명은 없다. 우리가 만든 것뿐”There’s no fate but what we make for ourselves. 슬프게도 운명은 스스로 만든다는 것을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바꿀 수 없는 건 내버려두고 상황을 극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누구나 할 수 있다. 저마다 미래를 개척할 수 있다. 당장, 이 순간부터. 당신이 이 책을 집어 든 순간 벌써 운명을 개척하기 시작했을지 모른다.
정말 잘된 일이다. 그럼 이제 스스로 할 수 있다 믿지 않고 환경을 바꾸려 애쓰지 않는 이들에게 가보자. 그들에게 다가가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누구나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나갈 수 있다는 가르침 없이 자란 사람은 호기심이 메말라 있다. 호기심이 사그라지면 새것을 흡수할 마음의 스펀지가 메마른 벽돌로 굳어버린다. 어려운 결정 앞에서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프레디 게르스틀이 나에게, 내가 이 책으로 당신에게 도움을 주려 하듯 주변인들의 호기심을 일깨워라. 세상에는 스펀지 같은 마음이 더 많이 필요하다. 똑똑하고, 긍정적이며, 추진력 있고, 쓸모 있는, 비전 품은 이들 말이다. 더 나은 세상을 꿈꿀 수 있는 사람들. 이 모든 건 지금부터 세상의 지식을 흡수해야만 가능하다.
배움을 멈추지 않는 자만이 성장한다
쓰지 않으면 못 쓰게 된다Use it or lose it. 인생의 많은 국면에 해당할뿐더러 어쩌면 우주의 진리일지도 모른다. 체육관에선 근육을 쓰지 않으면 쪼그라들어 사라진다. 근육 위축이라 한다. 할리우드에서는 유명세를 이용해 큰 작품을 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으면 그 별은 희미해지고 결국 기회 자체를 잃는다.
정부에선 연간 예산 항목에 배정된 돈을 그해 쓰지 않으면 다음 해엔 증발해 두 번 다시 보지 못한다. ‘쓰지 않으면 못 쓰게 된다’는 잘 익은 과일부터 정치적 선의, 미디어 관심, 쿠폰, 돈벌이 기회, 도로에서 끼어들 틈까지 온갖 상황에 적용되는 법칙이다. 그중 가장 중요한 건 살면서 흡수하는 지식일 거다.
몸을 움직여 근육을 단련하듯 규칙적으로 머리를 써서 지식을 활용하지 않으면 결국 그 지식은 힘을 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