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

by 우동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데, 나의 고개는 경솔하게 빳빳해지고 만다. 드디어 아껴왔던 주제다. 주제넘게 이 주제를 다뤄보려 한다. 여유와 위트가 느껴지는 완숙의 표현만 양껏 하고 싶어진다. 차분하고 싶지만 조급해 보일지 모를 이 글은 윤문을 거칠 필요도 없다. 사유의 섬세함과 감각의 즉흥성이 진자운동을 한다. 머릿속에서 언어를 고르고 골라 묘사하는 것이긴 해도, 그냥 떠오르는 대로 막 막 직관적으로 말하려 한다. 겸손을 떨치게 하는 나의 자랑에 대하여.


엄마는 금쪽같은 나를 키우며 '너는 꼭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직접 경험하고 나서 깨닫는 아이'였다고 말했다. 진짜로 그랬다.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야 아는 아이였고 여전히 그러한 어른이다. 빈번히 집요하고 추진하게 되는 야망 같은 것이 작은 내 몸 안을 데웠다. 무엇이든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나를 구성하는 세포들이 반발하는 것 같았다. 나만의 방식과 사고를 찾아가는 과정에 매료된다. 완성된 나보다 완성되어가는 나, 그쪽이 좀 더 매력 있지 않은가. 그렇게 얻은 나의 이야기들로, 나는 사람을 만나고 사랑하고 .. 또 그들을 깊이 겪었다.


자랑은 그렇게 사랑으로 확장된다. 사유하고, 깨닫고, 느낀 것을 정직하게 꺼낼 수 있는 내가 좋다. 자랑할 줄 아는 나 자신이 좋다. 자랑의 설득이 잘될 수 있으려나. 이상, 나의 속성과 이런 나에게 수놓아진 세상에 대한 자랑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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