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우동

나는 족보가 없는 중간고사 같다. 고유하다 못해 별난 점이 있어 매뉴얼 따위는 먹히지 않는다. 중간고사의 성적은 기말고사의 난도에 영향을 준다. 그런데 기말고사의 때는 도통 오지 않고, 중간고사의 연속이다. 그 사실에 간혹 에너지가 고갈된 나머지 지겨워지기도 하고, 기회가 아직 남아있다는 생각에 안도하기도 한다. 전교권의 우등생 같은 기분이 들다가도 금세 낙제생이 될 때도 있다. 그래도 학구열은 높아서 대체로 모범적인 태도를 유지한다.


나는 호기심 많은 학도이다. 왜? 그래서? 내가 가장 자주 하는 말은 순수하고 무해한 궁금증에서 출발한다. 그냥, 대충 같은 말은 왠지 싫다. 무성의하고 차가우니까. 무한동력이 아닌 인간임을 알면서도 피곤한 짓을 자처하는 것일지 모른다. 다소 극단적으로 보이겠지만, 무언가 제대로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서지 않으면 시도하고 싶지 않다. 멋이, 그래 멋이 없기 때문이다. 좀 더 지긋한 나이가 되면 유해질 수 있을까. 그러나 역시 방임은 너어어어어무 싫다!


나는 자발적 아싸(아웃사이더)다. 근데 이렇게 말하면 진짜 아싸들이 경악을 금치 못한다. 겉으로 보기에 나라는 사람은 누구에게나 잘 다가가고 어울려서 그렇다. 어느 정도 의도한 바는 맞다. 난 그렇게, 개방적이고 편안한 호감형 인간으로 보이고 싶다. 주의할 점은 이 조항에는 ‘BUT 그렇다고 함부로 대하지 못하겠는 난제형 인간’이라는 각주가 달려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속 시끄러운 나를 감당하는 데 의연한 척하지만, 마냥 쉬운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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