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아티스트 초청 특강이라니?!
[어떻게? 갑자기?]
- 모 대학에서 강의 요청을 받았다.
- 예술학과의 수업은 아니었으나. 미디어아트, 매체 철학과 관련 있는 학부 수업이었음.
- '데이터를 이용해 미디어아트 작업을 하게 된 배경, 이제까지의 작업 소개, 미디어아트 씬에 대한 이야기,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고 작업으로 전개하는가'정도의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좋은 강의란 무엇일까? 강의를 어떻게 설계하는 게 좋을까?]
- 강의 제안을 받고, 수락하면서 제일 먼저 했던 고민이 있다. '좋은 강의란 무엇일까?'
- 아, 여기서 이야기하는 강의는, 단발성의 외부인사 특강이다.
- 내 경험을 돌아보면, 어떤 강의가 좋았나?
- 학부시절에 외부인사 초청 특강을 엄청 많이 들었었다. 컴퓨터학부 건물에서, 매주 목요일 4시? 즈음 시간에 실습실 옆 큰 강당에서 진행되었는데, 시간이 될 때면 항상 특강을 들었었다. 학교의 다른 장소에서 열리는 특강도 그렇고.
- 기존의 강의는 어땠나? 내 이야기만 하는 것이 좋은 건가? 학생들이 정말 궁금해하는 건 무엇일까?
오히려 참여 학생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주고, 생각의 전환이 일어나면 더 좋지 않을까?
- 인상적이었던 경험을 떠올려보자. 인상적임을 만든 요소들을 바탕으로 강의를 설계해보자
1. 새로운 정보를 얻거나(책, 노하우 등 집에 가서 바로 찾아보고 익히고 적용해볼 만한 무언가)
2. 생각에 자극을 받아 변하거나(개선된 액션플랜이 떠오르고 그것을 수행하고 싶은, 에너지가 높아지는 상태)
3. 궁금한 것들이 해소되거나(강의 내용에서, 질답에서, 그리고 더 나은 궁금증을 만들어가게 될 때)
4. 연사와 생각을 나눌 수 있었나(충분한 질답, 소통, 내 생각을 주고받으며 뭔가 정리된 느낌을 받았느냐)
정도가 인상적인 강의들을 만든 것 같다.
[사전 설문으로 시작해보자, 정보를 먼저 공유하자]
- 구글 설문 폼으로 사전 질문들 받았다. 설문 문항들도 고민해서 설계했다.
- 사전에 우리 강의자료, 포트폴리오, 작업 결과물(영상, 사운드, 이미지, 텍스트, 인터뷰) 등등을 모두 공유했다.
- 평소에 궁금했던 것은 무엇인지, 공유자료를 보고 궁금해진 건 무엇인지, 어떤 이야기를 더 듣고 싶은지 알려달라고 했다.
[정보를 아카이빙해 주자,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게 해주자]
- trello에 전체적인 강의 개괄을 만들었다. (카드로)
- 수집한 구글 질문을 카드로 만들었다. 비슷한 질문들은 그룹핑했다.
- 중복된 내용이 많은 항목일수록 상단에 배치했다.
- 카드의 댓글로 많은 답변을 해줬다. 떠오르는 아이디어들, 생각들, 레퍼런스 링크들을 줄줄줄 달아주었다.
- 실제 강의 중에 해당 카드들을 QnA 세션에서 이야기해주고, 완료되면 카드를 이동시켰다.
- 메모해놨던 내용들을 참고하여 이야기해주니, 답변이 더 풍성해질 수밖에 없었다. 강의하는 입장에서도 편하고 좋았다. 놓치는 게 없었다. 시간이 부족하면 부족했지.
[더 소통하는 강의를 만들자]
- slido를 이용해 강의 중 익명 질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 아쉽게도 아무도 이용하진 않았다.. Zoom을 이용한 온라인 강의라 마이크로 질문하기 어렵지 않을까. 꺼려하진 않을까. 본인이 노출되는 걸 싫어하지 않을까 했는데 아니었다.
- 그냥 Zoom에서 채팅을 쳐서 질문을 했다. 그리고 멘트들에 반응해줬다.
- 아무래도 채팅하는 것도 강의 참여도, 수업평가에 반영되나 보다. ㅎㅎ
[도입한 서비스들, 괜찮았을까?]
- trello : 강의정보 구조화
트렐로 잘 보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생각해보니 듀얼 모니터를 일반적으로 쓰진 않으니 Zoom 화면(발표자의 발표자료 화면)과 레퍼런스 화면을 같이 보는 게 쉽진 않았을 것 같았다. 그래도 트렐로 댓글에 레퍼런스와 코멘트를 풍부하게 달아놨어서, 강의 후에 언제든지 살펴볼 수 있게 제공한 것은 반응이 좋았다. 교수님도 이 형식을 좋게 보시고 트렐로 주소를 수업 게시판 공지에 다시 올리겠다고 하셨다.
- slido : 실시간 익명 질문받기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Zoom 채팅을 통한 참여도가 평가에 영향이 있었나 보다. 그게 아니었어도 Zoom에서 해결하는 게 더 편했을 것 같다. 정말 열정적인 학생은 마이크 써서 목소리로 직접 질문해도 되냐고 채팅으로 물어보기도 했다. ㅎㅎ 귀엽고 고마웠다.
[다음에 시도해볼 것, 고민해볼 것]
- 온라인에서 더 활발하게 소통하려면?
자유질문은 구글 폼이 아니라 slido를 써서 업로드하게끔 유도해도 되었을 듯하다.
- 더 나은 특강이 되려면?
강의 후 후속 설문을 진행하는 건 너무 부담스러워하려나? 강의 중에 강의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건 어떨까?
[성과? 결과?]
- 내년에도 해당 수업에서 특강을 진행하는 것으로 교수님과 이야기했다.
- 학생들의 참여도가 매우 높았고, 질문도 활발했으며, 기대하고 원하는 내용 이상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는 피드백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