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2_요양원 속으로_7화

어르신과 반년의 시간 속에서

by 웃는식

언제 시간이 이렇게 흘렀을까? 생각했던 요양원 사회복지사 6개월 차. 걱정이 태산 같았던 요양 시설 업무에서 첫출발 후 반년이 정신없이 숨 가쁘게 흘러갔다.
뛰고 부딪히고 겪다 보니 시간이 마치 전광석화같이 흘렀다고도 표현해 본다. 그 순간마다 보람과 아쉬움이 동시에 교차했지만, 이 글을 읽을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의 요지는 노인 요양 시설의 일들이란 최선의 소명의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일은 물질적 이익이 아닌 나눔, 배려가 지극히 중요한데, 그럼에도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 서로 긁히고 할퀴고 좌절하며 떠나가기도 한다. 이렇듯 한 사람이 오면 떠나는 구조, 입퇴사를 밥 먹듯 할 수밖에 없는 등에 실망스러울 때도 많았다. 물론 지금 글을 쓰는 시기, 요양원을 떠난 상태이지만 모든 면에서 가장 힘들고 열악했던 곳이 요양원이라 생각한다.


직장에선 중간 관리직을 맡고 있었지만, 한 집안에 가장의 입장에서 사실 생계란 것도 중요했기에 책임감도 컸다. 그저 젊은 시절 느끼지 못했던 '이를 악물고 일해야겠다'라는 다짐을 할 뿐이었다. 물론 어르신들을 돌본다는 보람, 그들과 소통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도 놓지 않은 시간이었다. 간혹 처음 해본 일에 대한 서툼, 모르는 것들을 가르쳐주지 않은 사람. 그저 트집 잡는 것에 익숙한 것들에 부정적 입장인 나로서는 간호 일에 대한 환멸을 느꼈던 적도 있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버티는 힘은 바로 클라이언트였던 어르신들도 있기 때문이었다.

스스로 장점을 말하는 건 부끄럽지만 타인보다 한 발 앞서 처리하려 하고, 상 대방의 의도를 캐치하려는 나름의 눈치가 빠른 사회생활을 했다는 것이다. 반면 스스로 판단하기에 단점은 자존심이 강해 성을 낼 때도 있었으며 이것이 더해지다 보면 약간의 시간이 지나 나를 부정하는 상대의 말이나 행동에는 격한 반응을 한다는 것이었다. 세월이 흘러 그 강도는 많이 누그러졌으나 인간이라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종종 있긴 했다. 이러한 것이, 경험에 대한 노하우 혹은 자존감으로 채워졌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아직 미숙한 나를 고백한다. 그나마 일을 하면서 배우는 선배들의 경험치, 책에서 나오는 문장들의 지혜 섞인 조언을 통해 부족한 내면을 키워 감에 감사했다.

끝까지 잘 버티며 노력해야지. 매일 되뇌던 말이었다. 6개월을 버티다 보면 1년이 흐르고 약간은 숙련된 전문가로 변모되어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하나를 알려 주면 둘을 익히는 능력자가 되어 있겠지.라는 자기 주문을 걸었었다. 그러한 시간이 반년을 함께 보내던 어르신들과 이룩한 시간이었다. 이 시간과 시간들이 쌓여 요양원에서 3년 가까이란 세월을 어르신과 함께 할 수 있었다. 작은 것으로부터 소중한 순간을 만들어 준 노인 요양 시설의 일상, 그 이야기는 계속된다. 수고했다. 반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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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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