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의 계절
노인 요양 시설 입사 초창기의 시간 중 가장 주목할 점은 잦은 입퇴사였다. 말 그대로 동료 직원의 갑작스러운 사직. 그리고 퇴사라는 암울했던 시간이 기억난다. 동료의 낌새를 대충 눈치채긴 했는데, 지난 며칠간 같은 팀의 간호사가 지속적으로 사무실을 오가며 부대표와 및 임원진과 면담을 하더니, 결국 퇴사 하루 전 이 사실이 만천하에 공개되었다.
당황스러웠던 사실은 '조용히 가려 했다'라는 간호사분 말보다 퇴근 한 시간 전까지도 그녀가 중간관리자인 내게도 한 마디 없이 내일부터 출근을 하지 않는 사실을 통보식으로 전했다는 상황이다. 이것이 이 직장의 룰인가? 황당하기도 하고 내가 동료에 대해 잘못했던 것은 있었는지 반추해 보기도 했다. 실질적 문제야 복합적인 상황으로 인해 조금 쉬고 싶다는 속내를 밝히는 듯했지만 집 주변, 좀 더 덜 스트레스받는 의료직을 찾으려는 심산이 컸었던 듯싶었다. 입사 전 어르신 한 분이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사건도 연유가 되었었을지도......
소문은 다양했다. 요양보호사와의 논쟁도 있었고, 나름 보호자와도 트러블이 있었던 게 큰 원인이었다고 한다. 물론 사람은 동료로서 좋은 분이었다. 이런 기억이 가장 아름답지 않겠는가. 하지만 차후 문제는 존재한다. 다음 간호조무사는 그럼 어떻게 업무를 인수인계받을 것인가? 마치 내가 사회복지사가 없던 순간 물리 치료사에게 업무 인수인계 대신 받는 것과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 맘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 어쨌든 함께 일한 지 약 6개월, 그분의 입사 연도도 1~2년 미만으로 짧았던 시간이었을 텐데, 대체로 이곳의 근무연수는 3년을 버텨야 장기적인 근무였고, 실제는 지나치게 입퇴사가 빈번해 서로에게 정을 나누기가 힘든 곳이라 여겨졌다. 그나마 나 또한 3년 조금 남짓한 시간을 이곳에서 근무했었으니 말이다.
그 당시 같이 근무하는 또 하나의 동료도 아이 문제로 퇴사를 고민하던 차였던 것도 골칫거리였다. 먼저 급작스럽게 떠난 동료 간호사로 인해 그 고민이 더 큰 걱정거리가 된 것은 아닐지 중간 관리자인 나로서도 문제가 하나 더 추가된 기분이었다. 자신의 맡은 업무를 잘하던 간호사마저 그만두고 새롭게 직원을 뽑아야 하는 것은 요양원 입장에서도 큰 문제였다. 물론 직원을 그저 공장의 부품처럼 쉽게 여기고, '다시 뽑으면 그만이지' 란 생각이 팽배해 있었던 것도 회사라는 기관의 문제이기도 했다. 어차피 남은 일은 남는 자들의 몫, 이곳에서 일을 하는 사회복지사로서 이가 빠지면 잇몸으로 뛰자는 생각으로 긍정을 놓지 않았던 열정 시기, 입사 반 연차의 나였기 때문에 이를 악 물고 가능했던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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