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뽕나무의 영업비밀

by 작가의숲

어린 시절

우리집에는 꽤 넓은

뽕나무밭이 있었다


오빠는 그때를

나보다는 더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한 평에 한 그루씩,

3천 그루를 사서 심었지"


3천 평이나 되는

그 넓은 뽕나무밭은

양잠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


우리집에는

잠사도 별도로 지었고

그곳에서 여름 내내

누에를 키웠던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해 봐도

너무나 신기한 일이다

뽕잎을 먹은 누에가

비단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이 말이다


그렇게나 많은 뽕밭을

손수 밤낮없이 일군 탓일까

엄마는 지금도

뽕나무 열매인 오디는

절대 드시지 않는다


손수건으로 입을 막아

끝내 드시지 않으면서

입술이 시커메지기 때문이라고

에둘러 말씀하시곤 한다


그런데 며칠 전

허허벌판 한가운데

뽕나무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걸

우연히 보게 됐다


"오빠, 왜 여기에

생뚱맞게 뽕나무가 있지?"


"새들이 오디를 좋아하잖아"


들판에 뽕나무가 많은 이유를

그제야 알 수 있었다


뽕나무의 누구나 아는

영업비밀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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