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인디언식 이름 '검은 사람'

by 작가의숲

요즘 오빠는

더할 나위 없이 건강해 보이는

구릿빛 얼굴의 소유자이다


하루 일과의 대부분은

운동에서 시작해

운동으로 끝난다


집에서 출발해

강가를 돌아오는 산책길에는

나무 한 그루 없다


그래도 지금은

챙 넓은 모자라도 쓰고 다니니

그나마 구릿빛이지만

한창 일할 때

오빠의 얼굴은 지금과 달랐다


"요즘 오빠 얼굴빛은

정말 건강한 거지"


"예전에는

아예 검은색이었지"


건축일을 하느라

늘 야외에 있었고

용접기술까지 익혀 직접 하다 보니

더 검게 그을렸던 탓이다


그런데도 모자 하나 없이

선크림 한번 안 바르고 다녔다

오빠도 그때 생각이 나는 모양이었다


"얼굴이 많이 탄 사람 보고

흑인, 검둥이라고 부르면 안 되니까

인디언 식으로 '검은 사람'이라 불렀지"


오빠는 언제나 위트가 있다


지금 오빠의 모습을

그런 식으로 이름 붙인다면

아마 이렇게 될 것이다


'바람과 함께 매일 걷는 사람'

큰오빠지브리풍(35x35).jpg